“중국기업들이 미국에 공장과 상점을 세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
니케이아시아는 최근 미·중 간의 긴장 속에서 중국의 기업들이 오히려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데 열 올리고 있는 상황과 배경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중국기업들이 미국으로 진출토록 몰아치는 가장 큰 요인 3가지로 미·중갈등이라는 지정학 요인에 따라 위험해진 공급망, 인센티브, 가혹한 중국정부의 정책을 꼽았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외국 기업들은 수년간 중국에서 생산기지를 옮겨 왔다. 하지만 이제는 심지어 중국의 세계적 거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까지도 미국에 공장과 상점을 차릴 이유를 찾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에 있던 대만 폭스콘 같은 제조업체는 물론 세계최대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이나 중국의 중소기업까지도 미국 진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중 긴장 속 美 바이어들, “공급망을 중국에서 멀어지게 해달라” 요청
미국 중서부 중국상공회의소의 레오 챈 이사는 기업들이 오하이오에서 제조 활동을 설립하거나 확장하는 것을 돕고 있다. 그는 “현재 12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며 그 중 거의 절반이 전기차 부품생산 업체이며, 나머지는 고객들에게 소비재와 공산품을 공급하는 업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과 비교하면 이곳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싶다는 진지한 문의가 확실히 급증하고 있다. 나는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비즈니스 위임을 받았고 많은 물류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챈 이사는 이같은 움직임의 가장 큰 배경으로 미중 간 정치적 긴장 상승을 꼽고 있다.
그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바이어들이 공급망을 중국에서 멀어지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거의 업계 전반에 걸쳐 존재한다. 나는 많은 구매자들이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중국)공급망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분석국(Bureau of Economic Analysi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액은 6906억 달러(약 904조 7000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스마트폰, 자동 디지털 프로세서, 장난감, 게임 등을 주로 수입했고, 중국은 콩 등 식품 수입을 전년보다 늘렸다. 이는 중국과의 분리에 대한 지속적인 대화 속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땅을 살 수 있는 곳을 제한하는가 하면, 틱톡이 중국정부에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 회사와 앱을 정밀 조사하는 등 중국 IT 분야 기업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마크 워너 미국 상원의원은 지난달 7일 중국 소유의 틱톡같은 외국 기술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미사일방어(Raytheon Missile & Defense)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추가했지만, 대량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 혜택을 확대했다. 중국도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미사일앤디펜스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추가했지만 대량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 혜택을 확대했다.
中기업들도 “고객과 더 가까이, 지정학적 십자포화도 피하자” 분위기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고객과 더 가까워지기를 원한다. 챈은 “이는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장기적인 리쇼어링 전략의 일부”라고 말한다. 그는 2021년에 단 두 명의 중국 대표단을 맞았지만 지난해에는 여섯 명의 중국 대표단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기업들은 몇 달 안에 자체 공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존 시설들을 둘러보며 당장 매장을 차리기를 매우 열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이전하려는 중국 공장을 상대하는 베테랑 브로커인 존 링 린베스트 이사도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상무부 출신으로서 미 전역을 대상으로 브로커 사업을 하고 있는 그는 “나는 내가 지금 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많은 중국 기업들이 이 방향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내 사업 예측 불가능···中 규제정책·제조원가 상승 겹쳐
고객과 더 가까워지고 지정학적 십자포화를 피하려는 욕구만이 중국 제조업체들을 미국으로 가게 하는 요인은 아니다.
그 하나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중국의 접근 방식에서 보여 준 중국 정부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꼽히고 있다. 기업들을 휘청거리게 한 지난 3년 간의 대규모 봉쇄와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규제들이 작년 말 갑작스레 혼란스럽게 종료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존 링은 “중국의 제조원가가 엄청나게 상승했고, 사업제한과 규제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간 비용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며 “미국은 자신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파트너나 국가들과 협력하고 싶어하는 추세다. 만약 당신이 그 춤에 참여할 수 없다면, 당신은 빠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美 보호주의 정책과 리쇼어링 따라 사라질지 모를 기회 잡자
미국은 또한 중국으로부터의 태양 전지판의 일부 수입을 차단하는 것과 같은 특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이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링은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인 전기차 배터리에서도 비슷한 생각이 나오고 있다.
오하이오 주 출신인 챈은 미국이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 8월에 통과시킨 기후 및 세금 법안을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은 세금 공제 및 전기 자동차에 대한 기타 인센티브를 포함해 기후 변화와 싸우기 위한 프로그램에 3690억 달러(약 483조 원)를 투입한다. 그러나 차량에 대한 세액 공제는 북미에서 조립된 것으로 제한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75%를 생산하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챈은 많은 중국 기업들에게 IRA는 미국에서 제품을 제조하기 시작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실제로 포드는 지난 2월 세계 배터리 공급 1위업체인 중국 CATL과 협력해 미시건주에 35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지난달 30일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CATL과 합작해 미 텍사스주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테슬라가 최근 이 계획을 놓고 미 백악관과 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 고티온(国軒高料)도 지난해 미시간주 북부에 24억달러(약 3조 1400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의 폭스콘은 위스콘신과 오하이오에 두 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기업 대미투자 제조업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으로
중국기업의 미국 투자에 대한 관심은 제조 대기업에만 국한된 것이다.
위스콘신 중국 상공회의소의 웬빈 위안 회장은 “대도시인 밀워키 지역의 호텔 투자는 중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대부분 지역 이민 센터, 이민자 영주권 투자 프로그램(EB-5), 그리고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다”라며 “그것은 아마도 꽤 오랫동안 우리 지역에 대한 가장 큰 투자 채널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런 유형의 투자가 주춤했지만, 최근 위안 회장은 최근 중국 개인들로부터 더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
위안 회장은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중소기업에 대해 배우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거물이라기보다는 상류층의 중산층처럼 들린다. 그들은 중국에서 나와서 그들의 자산을 재배치해서 이곳이나 다른 곳에 몇몇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설립하고 싶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위안은 미국에서 소규모 투자를 원하는 이들은 대체로 ‘중국과 묶인’ 사업을 하고 있어 해외에 지점을 쉽게 열거나 공장을 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중견,중소기업은 입주할 기회가 없다. 특히 지금은 더 어렵다”면서 “따라서 우리가 문의를 받고 느끼는 것은 덜 무겁고 잠재적으로 더 효과적이고 더 적은 투자다”라고 말했다. 위안 회장에 따르면 이러한 유형의 투자에는 지역 소매점과 소규모 상업용 건물의 구매가 포함된다.
이같은 걱정스러운 미중간의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도 미국 내 투자는 아마도 정치적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더 나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미·중 비즈니스에 대해 조언하는 미시건 주에 본사를 둔 TDW 앤 어소시에이츠의 톰 왓킨스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일반인들에게는 두려움이 있고 두려움을 자극하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기간 동안 이는 상승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중국 회사를 가리킬 때, 내가 사는 곳에서 바로 아래에 하나가 있다. 이 회사는 청소년야구(리틀 리그), 보이스카우트 또는 걸스카우트에 기여하고 있으며, 지역 노숙자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있다. 그들은 다른 회사들과 똑같다. 모든 정치는 지역적이다”라며 주 차원에서 사람들은 일자리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환영한다고 설명했다.
냉정하게 보자면 중국 전체를 압박하는 미 행정부의 정책·전략이 중국기업조차 미국으로 진출하도록 유도한 셈이 됐다.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제조 중심축이 미국을 향해 서서히 이동하는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중 양국정부의 힘겨루기가 가져온 글로벌 기업 오프쇼어링 트렌드는 최근 미국 내에서 이런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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