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초대형(165인치) 폴더블 TV···특징·가격·경쟁력은

TV의 발전은 어디까지일까. (외형과 디자인 얘기다.) 이제는 바닥에서 솟아나온 후 병풍같이 좌우로 펼쳐지는 TV까지 보게 됐다.

세계 최초의 초대형(165인치) 폴더블(접이식) TV가 모습을 드러냈다. 판매 가격표를 보니 눈에 확 돌아갈 정도로 쎄다. 무려 40만 달러(약 4억5000여만원)다. 물론 TV가 접혀 숨겨질 바닥 받침대 설치 비용은 뺀 가격이다.

버튼을 누르면 접혀있던 바닥에서 솟아올라 가정용 TV로선 초대형인 165인치 화면이 펼쳐진다. 201인치와 144인치 제품도 함께 판매될 예정이다.

이 ‘최초’의 주인공은 오스트리아 가전업체인 C시드 엔터테인먼트(C-seed Entertainment)와 이 회사의 ‘M1’ 마이크로 LED TV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부터 고객들에게 M1을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V화면이 브라운관이었을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평판TV가 등장하기 시작했던 1990년대 말에는 이런 상상보다는 고작(?) TV두께를 플라즈마로 얇게 하느냐, LCD로 얇게 하느냐가 고민거리였다. C시드의 이 접는 TV 아이디어도 결국 지난 2019년 등장한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세계 최초의 접이식 초대형 TV로 기록될 M1을 만나보자.

거대한 C시드 M1은 숨겨진 바닥장에서 나와 병풍처럼 펼쳐져 40초만에 거대한 단일 TV화면을 만든다.
거대한 C시드 M1은 숨겨진 바닥장에서 나와 병풍처럼 펼쳐져 40초만에 거대한 단일 TV화면을 만든다.
거대한 C시드 마이크로LED TV에는 201인치와 144인치, 그리고 실내용과 실외용이 판매된다.
거대한 C시드 마이크로LED TV에는 201인치와 144인치, 그리고 실내용과 실외용이 판매된다.
마이크로 LED TV의 디스플레이는 5개의 별도의 패널로 구성돼 있으며, 펼쳐져 자리잡으면 솔기없는 하나의 균일한 디스플레이처럼 보인다.
마이크로 LED TV의 디스플레이는 5개의 별도의 패널로 구성돼 있으며, 펼쳐져 자리잡으면 솔기없는 하나의 균일한 디스플레이처럼 보인다.
검은색 기둥이 바닥에서 천천히 조용히 솟아올라 병풍처럼 펼쳐져 하나의 거대 TV화면이 만들어진다.
검은색 기둥이 바닥에서 천천히 조용히 솟아올라 병풍처럼 펼쳐져 하나의 거대 TV화면이 만들어진다.

버튼을 누르면 다섯조각으로 된 패널이 솟아올라 TV화면으로

리모콘 버튼을 누르면 바닥에서 조각같은 기둥이 조용히 솟아올라 뒷판이 알루미늄 받침으로 된 거대한 4k(UHD) 초고화질 마이크로 LED TV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TV는 5개로 된 개별 마이크로LED 패널로 구성돼 있다. 바닥에서 솟아오르면서 펼쳐져서 제자리를 잡으면 솔기없는 하나의 화면을 가진 균일한 디스플레이가 된다.

제조사는 마이크로 LED가 유기발광소자(OLED)디스플레이보다 밝고, 화면을 껐을 때 이미지가 남는 번인 현상이 없으면서도 OLED처럼 높은 색상비 및 딥 블랙까지 보여준다고 말한다.

M1으로 불리는 이 VVIP용 럭셔리 가전을 만든 C시드 엔터테인먼트는 오스트리아 빈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C시드는 회사 웹사이트에서 “버튼을 누르면 바닥이 열리고 몇 초(40초) 안에 가공된 알루미늄의 날렵한 기둥이 바닥에서 조용히 솟아오른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벽걸이 TV의 진화를 보여주면서 가정내 시청 경험의 다음 단계를 개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C시드, “벽걸이 TV는 시대착오적이다”

이 TV 가격은 무려 4억5000여만원에 이르는 그야말로 럭셔리 TV여서 가장 부유한 VVIP용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TV 가격은 무려 4억5000여만원에 이르는 그야말로 럭셔리 TV여서 가장 부유한 VVIP용이 될 수 밖에 없다.
C시드는 이른 바 ‘적응형 공백 보정 기술’을 사용해 디스플레이의 이음매 경계가 전혀 드러나지 않게 만들었다.
C시드는 이른 바 ‘적응형 공백 보정 기술’을 사용해 디스플레이의 이음매 경계가 전혀 드러나지 않게 만들었다.
C시드는 이 접이식 TV는 항공기용 알루미늄 합금 블록으로 가공된 고정밀 프레임 안에 거대한 165인치 4k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C시드는 이 접이식 TV는 항공기용 알루미늄 합금 블록으로 가공된 고정밀 프레임 안에 거대한 165인치 4k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M1은 골드, 블랙, 티타늄 등 다양한 색상과 ‘모든 취향, 공간 요구 사항 및 설정에 맞는 케이스 옵션’을 제공한다.

C시드는 “최신 4K 마이크로LED 기술은 LCD와 OLED의 기능을 훨씬 뛰어넘는 놀라울 정도로 선명한 색상과 놀라운 해상도를 만들어 낸다...특수한 화면 표면 처리 덕분에 극히 중요한 검은색이 이전 디스플레이들과 달리 깊고 정확하다”고 말한다.

알렉산더 스와텍 C시드 관리이사는 “이러한 환경에서 벽걸이형 TV 화면은 현대 인테리어에서 시대착오적”이라며 “그래서 C시드는 완전히 다른 길을 택했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고안해 냈다”고 말한다. 그는 “M1은 방의 특성을 훼손하지 않고 뛰어난 품질의 독특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 이는 대형 TV 시스템을 널찍한 현대식 인테리어 디자인에 통합하는 데 있어 이상적 솔루션이다”라고 말한다.

C시드는 IT업계가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라고 말하는 마이크로 LED 기술로 거대한 디스플레이에 놀랍도록 선명한 색상과 해상도(4K 초고화질) 화면을 구현했다.
C시드는 IT업계가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라고 말하는 마이크로 LED 기술로 거대한 디스플레이에 놀랍도록 선명한 색상과 해상도(4K 초고화질) 화면을 구현했다.
 M1은 소매가가 40만달러(약 4억5000만여원)에 이르지만 바닥에 접어 숨기려면 충분한 공간이 필요해 설치비를 추가로 들여야 한다.
M1은 소매가가 40만달러(약 4억5000만여원)에 이르지만 바닥에 접어 숨기려면 충분한 공간이 필요해 설치비를 추가로 들여야 한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수백만 개의 작은 자발광 모듈에 의존하며, 이 모듈이 내는 적색, 녹색 및 청색 빛을 조합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한 색상을 제공한다.

C시드의 마이크로LED TV인 ‘M1’는 그저 투박하게 5개의 마이크로 LED 패널을 붙여 바닥 기단부에 접어두었다가, TV를 볼 때 이를 펼쳐 하나의 화면에서 솔기없는 화면 이미지를 보여줄 뿐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이는 LG전자가 이미 기단부에 돌돌 말려 들어갔다가 TV를 볼 때 수평으로 솟아 올라와 화면을 보여주는 두루말이 65인치 8K OLED TV를 내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폴더블 TV가 앞서 나온 폴더블폰의 열기 잇는 트렌드?

이같은 초대형 폴더블TV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이어져 나온 폴더블스마트폰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2019년 최초의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이어 갤럭시 Z 폴드와 화장용 콤팩트처럼 열리는 ‘갤럭시 Z 플립’ 등 두 종의 폴더블폰을 추가했다. 지난해 9월엔 7.6인치 디스플레이와 5G통신을 지원하는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를 출시했다.

중국 레노버도 새로운 노트북PC인 씽크패드 X1폴드에 접이식 기술을 적용했다. 13.3인치 접이식 OLED스크린을 사용했고 무선 블루투스 키보드를 함께 제공한다.

미국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한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통해 역시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와 닮은 클램셸 형 폴더블폰인 ‘레이저’를 내놓았다.

화웨이의 메이트X 스마트폰은 아웃폴딩 방식(밖으로 접는)을 먼저 내놓았다가 삼성전자같은 인폴딩(책처럼 펼쳤다가 안으로접는) 폴더블폰까지 갖추었다. 펼쳤을 때 디스플레이 크기는 8인치여서 태블릿에 더 가깝게 도이며, 닫혔을 때엔 접혀져 전통적인 6.6인치 디스플레이가 된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나?

C 시드는 이 TV에 첨단 마이크로LED기술이 사용돼 탁월한 색상비, 밝기 및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색상 스펙트럼을 갖는다고 말했다.
C 시드는 이 TV에 첨단 마이크로LED기술이 사용돼 탁월한 색상비, 밝기 및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색상 스펙트럼을 갖는다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 대부분 TV와 모니터용 디스플레이의 중심에는 액정디스플레이(LCD)와 발광 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두 가지 기술이 있다.

액정표시판(LCD) TV는 화면 뒤에 냉음극관형광램프(CCFL)나 발광다이오드(LED)를 두어 광원으로 사용한다.

유기발광소자(OLED)디스플레이는 탄소를 기반으로 한 물질 층을 이용해 빛을 발산하기에 기술적 의미에서 유기체로 본다.

OLED디스플레이를 사용한 세트는 밝은 색상과 어두운 색상이 나란히 있는 장면에서도 빛 유출을 줄여 더 선명한 색상비를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이미지를 형성하는 개별 점인 픽셀(화소)은 OLED에서 자체 발광하며 개별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 이것은 이미지가 단순히 매우 어두운 부분보다 정말로 검은 영역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OLED 디스플레이는 일반 세트보다 시야각은 넓지만 오랫동안 정지 화면이었을 때 ‘번인’을 보인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주로 LG전자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OLED TV는 아직까지 디스플레이 수율이 이미 일반화된 LCD보다 높지 않아 가격이 비싼 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LG전자는 심지어 이 OLED디스플레이를 돌돌 말았다 펴도 화면 화질에 아무런 문제없는 기술까지 개발해 상품화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의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모델명: RX)를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가격은 1억6667만원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의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모델명: RX)를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가격은 1억6667만원이다.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65인치 ‘롤러블’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모델명: RX) 스크린이 바닥에서 솟아오르며 펴지는 모습. 중앙, 왼쪽, 오른쪽 순서로 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65인치 ‘롤러블’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모델명: RX) 스크린이 바닥에서 솟아오르며 펴지는 모습. 중앙, 왼쪽, 오른쪽 순서로 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의 65인치 ‘롤러블’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모델명: RX)를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이 TV세트의 가격은 1억6667만원이다.

삼성전자도 이 마이크로 LED기술을 사용해 꾸준히 제품을 내놓았고 지난해 말에는 초대형 마이크로LED TV를 내놓기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146인치 ‘더 월’ TV가 그것이다. 가격이 1억 7000만원으로 LG 시그니처 올레드 R OLED TV와 거의 같다.

당장 어느 쪽이 우위라고 단정해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그 판단은 사용자의 기호와 용도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거대한 146인치 ‘더 월’ TV도 마이크로 LED신기술을 사용한 TV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거대한 146인치 ‘더 월’ TV도 마이크로 LED신기술을 사용한 TV다.

삼성전자는 2018년 처음으로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상업용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을 출시해 글로벌 B2B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마이크로 LED 시장을 본격 형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애고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 TV 디스플레이다. 이는 OLED와 같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는 (사용되는 소재가 조금 다른)무기물 소재를 사용해 수명이 10만 시간에 이르기 때문에 화질 열화나 번인 걱정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삼성전자 외에 애플이 OLED디스플레이 화면을 대체할 기술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기대하면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크로 LED로 세트를 만드는 제조업체들은 한결같이 마이크로 LED가 OLED보다 밝으며, 번인이 없고 OLED디스플레이가 보여주는 것과 같은 색상비와 딥 블랙 표현의 이점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첨단 신기술 경쟁은 항상 흥미롭다. 어느 쪽이 우위를 보이게 될지는 더 지켜봐야겠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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