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최근 ‘도쿄 2050’ 프로젝트를 통해 바다 위에 떠다니는 해상 거주지 팟(pod)을 소개하고 여기서 사는 인간의 삶을 상상했다.
전자회사 소니가 왜 이런 이상한 짓(?)을 할까.
소니는 끔찍한 지구 온난화 가능성에 대한 우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듯 하다. 소니의 이 별난 해상 팟 구상은 기후위기에 대한 기업의 각성을 촉구하는 듯 하다. 소니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고 그 배경이 되는 실제 국제기구와 과학자들의 경고를 함께 따라가 봤다.
기후 변화, 녹는 빙하와 빙상(대빙원)이 녹은 물, 따뜻해지는 바닷물의 열팽창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인류 문명에 큰 위협이 된다.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1880년 이후 약 21~24cm 상승했고 매년 놀라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소니는 ‘2050년 어느 날’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는 공상과학(SF)소설 작가들과 협력해 SF모델링을 통해 오는 2050년 도쿄의 미래와 미래와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지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의 도쿄만이 아니다. 태평양의 한초 국가인 투발루와 자매 환초그룹 키리바시, 마셜제도, 토켈라우, 몰디브 제도는 물론 중국 상하이, 미국 해안 도시 등이 가장 먼저 물에 잠길 수 있는 최우선 순위에 꼽힌다.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 일부는 더 높은 육지를 찾아, 또는 영화 엘리시움에서 본 것처럼 지구궤도 상의 인공 우주 거주지에서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달이나 화성 식민지로 가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민간 우주여행자들이 그러했듯이 거기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지구 거주자들은 해수면이 상승하는 지구에서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소니의 최신 프로젝트의 컨셉 고안품인 해상 부유식 팟(pod)은 장차 해안도시에서부터 필연적으로 생길 이런 수많은 기후난민들의 거주지에 대한 고민의 산물인 셈이다.
소니는 최근 공식 발표 자료를 통해 “이 주제를 아우르며 정의하는 ‘2050’, ‘도쿄’, ‘로맨스’라는 키워드로 이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디자이너 및 공상과학(SF) 작가들과 함께 2050년의 삶, 거주지, 감각, 웰빙을 탐구하는 워크숍을 열었고 이들의 창의적인 노력은 일련의 디자인 시제품 모델과 단편적 SF이야기로 이어졌다. 각 디자인 시제품은 각 주제의 메시지와 관련된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소니의 ‘해비타트(Habitat)’는 자연과 공존하는 바다를 기반으로 한 유목민 공동체적 특징을 갖는다.
멀지 않은 미래에 전 세계 해안 도시 거주민들은 기후변화로 집을 잃게 되고 결국 이들의 주거지는 해상 부유식 주거지로 대체된다.
사람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살 땅이 없어(줄어들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곳과 가능한 피난처를 찾기 위해 바다를 떠다니는 이 해양 거주지 팟으로 옮기게 될 것이다.
소니에 따르면 이 떠다니는 팟은 폭풍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 팟의 외부는 들어오는 파도를 깨트려 흔들림을 줄이도록 설계됐고, 내부에는 생활지역이 들어선다.
널찍한 팟 내부는 3층으로서 해수면 위와 아래 모두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3층 공간은 모두 계단으로 연결돼 있다. 컨셉 프로젝트이다 보니 팟의 편의시설이 세밀하진 않지만, 디스토피아 SF영화 속 벙커들의 인테리어와 비슷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 미래형 팟은 물에서 돌아다닐 때 워터 제트를 사용한다. 팟은 이 시설물 하단에 위치한 배터리와 자율 에너지탱크 외에도 지붕에 태양광 패널이 장착돼 발전하기 쉽다. 게다가 팟들은 바다를 가로질러 떠다니면서 펌프 필터로 물을 맑게 한다.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팟이 만나면 이들은 벌집같은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어쩌면 그들의 육각형 구조 덕분에 서로를 지탱하기 위한 ‘바다 도시’를 형성할 수도 있다.
팟들은 서로 연결됐을 때에는 낮 동안에는 전력시스템을 형성하면서 한 팟의 에너지탱크에서 다른 팟으로 언제든지 에너지를 전송할 수 있을 것이다. (*맨 아래 동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전세계는 오는 2050년까지 지구기온을 1.5℃ 이상 높이지 않기 위해 서로 협력해 제조업과 교통운수업, 발전 산업 등을 중심으로 이산화탄소 저감에 애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같은 소니의 기후난민을 위한 팟 준비가 필요한지 궁금해진다.
중요한 것은 기온이 1℃ 오를 때 과연 어느 정도 위험한지 아는 것이다. 즉, 해수면이 어느정도 상승하며, 기후 난민이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정도 인지, 식량문제는 어찌 되는지다.
‘6도의 악몽’의 저자 마크 라이너스는 할리우드 재난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는 반드시 픽션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마크 라이너스는 북극얼음이 녹지 않는 동안에는 영화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영화 속에서처럼 급격한 빙하기가 올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구온난화가 없을 때에는 북극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의 차가운 바다에서 엄청나게 많은 짠물들이 바다밑 깊은 바다로 가라앉으며 대서양 해류를 움직이는 엔진이 된다. 하지만 온난화로 바다 빙하가 녹으면 바닷물 염분농도가 너무 떨어져 그런일이 생기지 않는다. 이는 심해 해류의 순환을 중단시켜 전세계의 기후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그 결과 해류시스템이 갑자기 엄청나게 느려지면서 바다의 표면층 해류는 덜 따뜻하고, 심층해류는 덜 차게 된다. 이는 중세시대 소빙하기 때, 그리고 지난 2004년에도 작게나마 실제로 발생한 일이다.
그리고 영화 투모로우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다.
마크 라이너스는 지구온도가 1℃ 상승하면 투발루를 비롯한 태평양 상의 환초 국가들이 지도상에서 사라진다고 말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는 유엔 산하 기구의 경고에서도 읽을 수 있다.
유엔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의 2019년 보고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매우 냉철하게 그리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해양과 빙하권에 관한 특별 보고서(SROCC)는 지구 평균 해수면이 보수적으로 잡아도 이번 세기 말까지 0.29m~1.1m 상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IPCC가 예측한 것 중 가장 끔찍한 해수면 상승이다.
해수면은 이미 지난 수십 년 동안 약 30cm 상승했고 미국 동부와 걸프 해안의 모든 지역 사회들은 이미 만성적인 조수 홍수를 경험하고 있다.
미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은 이미 2017년 해수면 상승 예측 보고서에서 SROCC 전망치보다 높은 0.3~1.3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가기후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는 “남극의 얼음이 급격히 손실될 경우 해수면이 21세기 말까지 최대 2.5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립과학원(NAS)는 이미 2019년 “우리가 이번 세기 말까지 온난화를 2°C로 제한하는데 성공하더라도 해수면 상승이 2.0m를 넘길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그런 결과가 고려할 수 없을 정도로 터무니없는 것으로 여겨진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해수면 상승 예측은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GMSL)’으로 제시된다. 이것은 지구의 해양의 모든 지점에 대한 평균 해수면 상승의 양이다. 그러나 특정 지점의 해수면은 해류와 그린란드와 남극의 얼음의 중력(혹은 얼음이 녹고 있는 경우 얼음의 부족)을 포함한 여러 다른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 지역의 해수면 상승의 양은 지구 평균으로부터 약 30%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NOAA는 미국 해안의 해수면을 GSML과 비교해 얼마나 높은지 예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에 따르면 미동부 해안 해수면은 GMSL보다 0.4~0.7m, 걸프 해안은 0.2~1.0m, 서부 해안은 0.2~0.3m, 하와이 및 태평양 섬은 0.3m~0.5m 더 높고 알래스카는 1m 더 낮다.
전자제품 회사 소니의 2050년을 주제로 한 해비타트 팟은 공상이 아닌 현실이다.
각 기업들이 소니의 ‘2050’프로젝트의 해상 해비타트 팟을을 눈여겨 봐야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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