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펠러 날(blade)이 없는 무인항공기(드론)가 실용화될까?
미국의 공학전문매체 뉴아틀라스가 최근 이런 꿈의 드론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하는 미국 플로리다 소재 무인항공기(드론) 스타트업 ‘언디파인드 테크놀로지스’의 최첨단 이온엔진 기반 드론 개발 소식을 전했다.
다이슨 선풍기에서 보듯 프로펠러 날이 없는(bladeless) 드론은 가능한 걸까. 한술더떠 공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소음 없는 ‘이온엔진’ 기반 드론은 가능한 걸까.
우선 프로펠러 날 없는 드론 개발 현황을 지난 2017년 레드닷 디자인 상을 받은 멕시코 디자이너의 드론과 이를 실현한 드론을 통해 알아본다.
이어 미국 스타트업 언디파인드 테크놀로지스가 첫 걸음을 뗐다며 공식 발표한 ‘이온엔진’ 기반 드론 개발 현황, 그리고 그에 앞서 지난 2018년 스티븐 배럿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팀이 세계최초로 시험에 성공한 이온엔진 글라이더 실험 모습을 살펴본다.
1903년 라이트형제가 동력비행기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성공시켰듯이 이제 첫걸음을 뗀 듯한 이온엔진 드론의 가능성을 기대해 본다.
2017년 레드닷 세계 최초로 날 없는 드론 컨셉으로 디자인상 수상
지난 2017년 날없는 드론, 이른바 블레이드리스(bladeless) 드론이 등장했다. 위험한 공기 덕트에서 블레이드를 없앤 것이었다. 그 결과 나온 장치는 더 안전할 뿐만 아니라 훨씬더 조용했다. 드론을 타는 사람이나 근처에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전혀 위험하지 않을 그런 것이었다. 추락할 경우 최소한 드론날에 의해 다치는 사고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레드닷 디자인상 심사위원회는 동체 내부에서 공기를 발생시키는 임펠러를 사용한 이 블레이드 없는 드론 개발자에게 디자인상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이 드론의 특징은 4개의 날 없는 ‘프로펠러’에 있었다. 메인 프로펠러는 중앙에 위치하며 이착륙을 지원하기 위해 덕트 공기 흐름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다른 세 개의 프로펠러가 드론의 방향을 제어한다. 두 개의 전방 프로펠러는 앞뒤로 20도 회전할 수 있다. 후방 프로펠러는 시계 방향과 시계 반대 방향으로 20도 회전한다.
이 드론에는 또한 비행할 때 움직이는 공기를 모으기 위한 4개의 주요 공기 흡입 밸브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공기를 가져가고 내부 덕트와 블레이드를 통해 그것을 가속시켜, 아래로 흐르는 흐름을 발생시키는 작은 환기구들을 통해 양력을 만들어낸다.
또한 각 프로펠러는 앞에서 받는 역풍의 양에 기초해 작동하도록 프로그래밍된다. 지상에서는 프로펠러가 최대로 작동해 4개의 흡기 밸브에서 공기를 빨아들이고 가속해 이륙한다. 비행 중 프로펠러는 역풍의 세기에 따라 에너지를 절약하고 유도된 바람과 함께 작동하도록 스스로 조절한다.
이같은 원리로 설계된 블레이드리스 드론은 2017 레드닷 디자인 콘셉트 어워드 수상자가 됐다. 그 주인공은 멕시코 디자이너 에드가 헤레라였다. 당시 동영상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1년 후 한 아마추어 발명가가 이를 실증하는 드론을 내놓았다.
아래 2개의 동영상에서 차례로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한 임펠러를 사용한 블레이드리스 드론을 차례로 살펴 보고 이온엔진 비행기에 대해서도 살펴보기로 한다.
美 언디파인드 테크놀로지, 이온엔진 드론 선보여
뉴아틀라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의 한 드론 스타트업의 이른바 ‘이온 엔진’ 기반 드론을 소개했다.
언디파인드 테크롤로지스(Undefined Technologies)는 이날 이온 추진력을 기반으로 하는 드론개발에 성공했다는 발표와 함께 야외 드론 비행 시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2년 후인 “2024년 상용출시를 준비중”이라고 발표했다.
호기심을 일으키는 이 드론이 과연 실현 가능한지 궁금하지만 이 회사는 이 이온추진 방식드론을 실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사일런트 벤투스’ 드론과 기존 드론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비행을 위해 프로펠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이온엔진을 사용하는데 이는 온전히 전극과 전기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드론의 전체적으로 넓은 구조는 전극으로 된 2개의 적층된 창살모양 격자를 만든다. 이는 공기 중의 산소와 질소 분자를 이온화할 수 있는 고전압 전기장을 만들어 전자를 방출함으로써 격자에 양전하를 부여하고, 이를 아래로 추진하여 추진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이온 바람’을 만들어낸다. (*맨 아래 MIT교수팀의 2018년 동영상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언디파인드 테크놀로지스는 자사의 ‘에어 탠트럼(Air Tantrum)’이라는 기술이 “현재 이온 추진기 기술에 비해 최대 150% 더 높은 수준의 추진력을 산출한다”고 말한다.
언디파인드는 지난 2020년 이 기술을 이용해 드론을 25초 동안 비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기술을 선보였다.
올해 초 이 회사는 감소된 85dB 소음 수준에서 2분 30초간 실내 비행을 했다고주장했고 증거로 39초짜리 비디오를 공개했다. 이제 이 회사는 이온 드론 시제품이 온전히 4분 30초 동안 비행했다는 동영상을 자사 방식으로 편집한 1분 17초 분량의 기록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언디파인드는 이 시험용 드론이 약 90데시벨(dB)의 소음을 발생시켰다고 말했다. 이는 무음보다는 헤어드라이어의 소음에 훨씬 더 가까워 보인다. 언디파인드는 드론 비행 동영상에서 75dB 미만의 소음 수준을 달성했다고 밝히면서 내년말까지 70dB 미만의 소음으로 15분 동안 비행하게 만들 것이라는 화물 배달용 드론 제품에 대한 추가 투자를 요구하고 나섰다.
토머스 벤다 주니어 언디파인드 수석 항공엔지니어는 발표자료에서 “이 4분 이상의 비행은 이제 우리에게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할 수 있는 배터리의 화학적 구성에서의 진전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개선은 더 가볍게 만드는 노력의 일환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로드맵에 따라) 15분 동안 내구성을 유지하려면 배터리 화학의 추가 발전이 필요할지, 아니면 이 회사가 다른 비결을 가지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또한 유용한 탑재물을 실은 이 화물 배달 드론 버전이 나왔을 때 어떤 종류의 내구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이 드론이 소음값 측정시 정확히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었는지도 정의되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전기식 수직이착륙(eVTOL)항공기 업체인 조비의 S4 eVTOL 항공택시의 경우 수직공항 이착륙장에서 100m 떨어진 곳의 측정값은 65dB 미만으로 유지된다.)
언디파인드는 자사 드론의 ‘조용한(사일런드)’ 70dB 드론이 프로펠러를 사용하는 드론에 비해 도시 화물 배송 서비스에서 훨씬 더 적은 소음 민원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말한다. (기존 드론 배달 회사 윙(Wing)은 이미 지난 2019년 15m 거리에서 69dB로 기록된 드론에 대한 불만을 제기받았다.)
뉴아틀라스는 이 회사의 이온 추진방식 드론에 대해 “회전하는 프로펠러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토크 반응이 없다면 어떻게 요(yaw)방향 흔들림을 제어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물론 이 회사의 렌더링 비디오에서 회전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사는 단 두 개만이 이 솔루션에 대한 모호한 윤곽과 귀중한 작은 기술적 세부 사항을 제공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비행체가 전기 바람만으로 비행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이 멋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어쨌든 언디파인드 테크놀로지스 기술진은 동영상을 통해 볼 때 최소한 야외에서 그리고 나무의 선보다 훨씬 위에 날 수 있는 이온 엔진 구동 드론 시제품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 드론이 광범위한 상업적 용도로 쓰이든 아니든 간에, 이 드론 시제품을 직접 발표하기까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아래 동영상은 언디파인드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했다며 소개한 이온엔진 기반 드론 시연 동영상이다.
이온엔진이란?
이온 엔진, 또는 이온 추진 장치는 우주선 추진 방법의 일종으로 사용돼 왔다. 아르곤, 제논,크립톤 같은 추진제를 이온(플라즈마)화해 전기적 특성을 띠게 한 후 자기력을 이용, 우주 선체 후방으로 빠르게 분사해 추진력을 얻는 기관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이온 엔진은 추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구 대기권(중력권)에서 쓰기에는 턱없이 약하다. 엔진 스스로의 무게를 지면에서 들어올릴 정도의 힘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간 발사된 이온 엔진 탑재 우주탐사선 역시 별도의 화학 로켓 발사체에 탑재돼 대기권을 벗어났다.
이처럼 지상에서 약한 추진력을 보이는 이온 엔진은 그동안 우주에서 사용돼 왔다. 연비가 엄청나게 좋기 때문이다. 1998년에 발사된 딥 스페이스 1호는 670일 간 엔진을 작동하며 몇몇 소행성과 혜성의 사진을 찍은 뒤 우주공간으로 날아갔는데 2년 가까이 엔진을 작동시키는데 사용된 제논 추진제의 양은 72kg에 불과했다. 이온엔진은 연료분사시간이 매우 짧은 기존 화학로켓과 달리계속 켜둘 수 있다. 덕분에 발사체는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가속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가속도는 화학로켓에 비해 크게 뒤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료가 소진되면서 가속시간에 한계가 있는 기존 화학로켓보다 수십, 수백 배 빠르게 된다.
미래에 이온 엔진이 개량되면 대기권에서도 쓸 날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지난 2018년 스티븐 배럿이 이끄는 매사추세츠 공대(MIT) 연구진이 실제로 이온 엔진으로 비행하는 소형 모형을 만들어 실내에서 비행하는 실증 실험에 성공했다. 당시 실험에 사용한 고정익 항공기용 이온엔진은 우주선용 이온 엔진과 달리 지상(대기권 내)에서의 사용을 전제로 한 것이다. 추진제 차이를 빼곤 우주선용 이온 엔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원리로 작동했다. 다만 연비는 좋지만 추진력이 약하다는 점에서 우주선용과 동일하다. 실제로 당시 실험 동영상을 보면 사람이 날리거나 비행기 발사기를 사용해 날렸다. 반면 장점으로는 소음 발생과 탄소 배출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언디파인드 테크놀로지스는 이러한 특성을 살려 연비 향상과 소음 감소가 중요한 드론에 적합하다고 보고 개발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MIT가 실증한 이온 엔진 비행기나 언디파인드 테크놀로지스의 이온엔진 고정익 비행기와 드론은 사람이 탑승할 수 없는 소형 모형에 불과하다.
MIT 모형비행기 비행시간은 수초 정도이며, 언디파인드는 수분이라고 주장하는데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고 비행거리는 몇십m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실용화된 이온엔진은 지구의 저궤도 상공에 떠 있는 인공위성, 특히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위치유지용으로 쓰이고 있다. ISS 같은 위성은 고도 300~500 km에서 운행하는 게 유리하지만 이 위치에 미세하게 남아있는 대기성분의 저항으로 속도가 느려지므로 속도를 보충하는 가속수단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 비싼 장난감 수준으로 보이는 지구상에서의 이온엔진 항공기(드론) 실험 성공은 비록 미약하긴 하지만 중요한 첫걸음으로 여겨진다.
인류는 지금으로부터 119년 전인 1903년 라이트 형제가 12초 동안 36m를 비행하는 데 성공했던 동력 비행기를 오늘날처럼 발전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참고로 지난 2018년 스티븐 배럿 MIT 교수팀의 실험을 기록한 네이처 동영상, 그리고 미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의 이온엔진의 원리 소개 동영상을 차례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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