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그 후] 사이보그(Cyborg)

지금의 모바일 세상을 만들어낸 스마트폰은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들을 빨아들이며 말그대로 만능기계가 되어가고 있으며,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 되었다. 모두가 스마트폰을 보유한 사회가 되자. 이제 사람들은 스마트폰 이후를 생각하게 되었고, 스마트폰처럼 대박을 안겨줄 새로운 기대주를 발굴하려고 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의 디바이스에 대한 시도들이 아주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그 핵심은 바로 휴대성이다. 스마트폰을 깜빡해서 두고 오는 일이 없도록 차세대 모바일 기기의 형태는 신체에 항상 붙어있는 기기들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디바이스를 ‘웨어러블(Wearable)’이라는 단어로 부르고 있는데,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입는 의복을 넘어서 피부에 부착을 하는 형태로까지 진화해 가고 있다.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파워드 슈트(Powered Suit)에 이어서 더 먼 미래에는 우리의 신체 일부를 기계가 대체하는 세상이 다가오게 될 것이다. 파워드 슈트(Powered Suit)는 옷을 입는다는 것만으로 엄청난 능력을 가지게 되는 세상을 만들 차세대 디바이스라면, 그 이후에 우리는 AR렌즈를 라식 수술을 하듯이 망막에 시술하여 구글글래스가 보여주는 기능들이 우리의 눈에 장착되는 것과 같은 인류 개조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직접 우리의 몸에 첨단 기능을 이식하는 세상에 인류는 살게 될 것이다. 인간의 신체에 기계장치를 결합한 형태를 사이보그(Cyborg)라 부른다. 미래 인류는 사이보그로서, 뇌를 제외한 신체 부위를 기계로 대체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며, 이렇게 장착된 디바이스들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인류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사이보그가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 등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거나 남녀의 성별을 초월한 제3의 성으로 그려지면서 사람들의 대중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사이보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치료 목적이 가장 큰 이유였다. 선천적 장애나 질병, 재해 그리고 노화로 인해 인간의 신체에 결함이 있을 때에 인공 장기를 부착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사고로 팔과 다리를 절단한 ‘제임스 영’이 탄소섬유로 만든 인공 팔과 다리를 장착한 사례가 대표적인 사이보그라 하겠다. 

제임스 영

선천적 색맹이었던 ‘닐 하비슨(Neil Harbisson)’이라는 예술가는 .색을 주파수로 인식해서 보기 위해 ‘아이보그(Eyeborg)’ 라는 기계를 몸에 부착하였다. 웹캠과 이어폰, 컴퓨터가 연결된 첨단 장치인  ;‘아이보그’는 닐 하비슨이 어떤 사물을 보게 되면, 웹캠이 촬영을 하고 촬영된 화면의 색상을 주파수로 변환해서 소리로 알려주는 기계이다. 이 첨단 기계를 몸에 부착한 그는 360가지의 색상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그의 몸과 하나가 된 ‘아이보그’는 그를 식별할 수 있는 신체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져 정부에서 발행하는 공식 여권에 기계를 부착한 사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음으로써 그는 국가로부터  ;‘사이보그’라고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최초의 인간이 되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사이보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이미 사이보그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인공 관절이라고 하는 아주 단순한 장치를 몸 속에 넣고 사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고, 당뇨 같은 일부 성인병의 경우에는 특정 장비를 24시간 달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사이보그라는 개념이 아직은 우리에게 많이 낯설지만 의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몸 속에 기계 장치를 넣고 사는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제는 안경을 쓰고, 운동화를 신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의 몸에 기계 장치를 부착하는 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인류는 사이보그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슈퍼맨까지 꿈꾸고 있다. 손 끝에 센서와 카메라가 부착하여 어떤 것이든 그 성분을 알 수 있게 될 수도 있고, 귀 속에 첨단 소형 마이크가 장착되어 육백만불의 사나이나 소머즈처럼 저 멀리서 하는 대화까지 모두 들을 수도 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뉴럴링크라는 회사를 만들어 인간의 뇌에 인터넷을 연결하려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그는 인공지능에 맞설 수 있는 미래 인간을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결합이라는 사이보그가 미래의 인류에게는 아주 일반적인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기계의 힘을 빌어 슈퍼맨 같은 사이보그가 된다고해도 우리의 현실 생활에는 해결해야만 하는 수많은 숙제들이 여전히 놓여지게 될 것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주고는 있지만, 인간에게 그 힘을 지혜롭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여 인간을 슈퍼맨처럼 만들어준다고해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본성을 모두 완벽하게 변화시킬 수는 없다. 무엇이 완벽한 것이고, 무엇이 옳은 것인가는 인간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일이지, 기계의 힘을 기술의 힘을 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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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찬수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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