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CEO인 저커버그가 얼마 전에 '메타 퀘스트 3'라는 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애플의 ‘비전 프로’와 VR 시장을 두고 격전이 예상되는 시점에 VR 시장의 선두주자는 메타라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듯한 모습입니다. 메타는 그동안 VR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해왔습니다. 오큘러스를 엄청난 금액을 주고 인수하였고, VR 기반의 플랫폼과 콘텐츠 개발에도 매년 거액을 투자했었습니다. 페이스북이 SNS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던 2014년에 오큘러스를 인수하며 VR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바로 미래에 대한 저커버그의 확신때문이였습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모바일 시대가 되었고, 사람들 간의 소통과 콘텐츠 공유가 SNS를 통해서 주로 이루어지면서 SNS가 온라인 시장의 중심처럼 돼버린 환경 변화가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의 CEO 저커버그는 스마트폰 이후 시장에서도 자신들이 주도권을 계속 가져가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미래의 인터넷은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를 고민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스마트폰 이후는 VR이다” 이렇게 결론을 내린 겁니다.
그래서 VR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회사의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기도 했죠. “우리는 메타버스에 집중하겠다. 미래는 메타버스야” 라고 하면서 엄청난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대부분이 느끼겠지만 메타버스가 요즘 시들합니다. 엄청난 투자를 했는데 성과가 별로 없는 거예요. 여기에 회사가 성과도 못 내고 있는 와중에 인공지능이 떠버립니다.
ChatGPT가 나오면서 다들 인공지능 얘기만 하게되니, 메타버스는 점점 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갑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여전히 SNS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메타도 더이상 메타버스만을 주요 사업으로 강행하는 것이 힘겨워집니다. 그래서 시류에 편승해 인공지능 능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메타버스와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때 애플에서 VR 디바이스 발표를 합니다, '비전 프로'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메타는 약간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애플이 이 시장에 뛰어들자 이제 VR 시장에서의 기대주는 애플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 애플이 보여준 성공신화는 사람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으니까요.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VR 시장을 애플이 결국 장악하게 되는 거 아니냐 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게 되었고, 아마 저커버그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답답했겠죠.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퀘스트 3'를 발표하면서 애플의 '비전 프로'를 신경 쓴 듯한 모습이 보여집니다. 특히 'Pass-through'라고 해서 HMD를 끼고 있어도 밖에가 보이게끔 하는 기술이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콘텐츠를 즐기다가도 밖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거나 하면 즉시 상황 전환이 돼야 하잖아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들어가 있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가, 음악을 막 심취해 있다가도 어떤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지 밖에 오디오를 들을 수 있게끔 하는 하는 것을 VR에 적용한 기술입니다. 콘텐츠 때문에 현실과 완전히 괴리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VR의 장점이자 큰 단점이었는데, 이것을 해결할 좋은 기술로 보여집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왔던 메타의 야심작 '퀘스트 3'가 애플의 '비전 프로'하고 어떤 경쟁 구도를 만들어갈지가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퀘스트 3를 발표하면서 메타는 흥미로운 제품을 하나 더 얘기했습니다.
바로 '스마트 글래스'입니다. 스마트 안경(Smart Glasses)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스마트 글래스는 HMD의 일종이지만 VR 기기, XR 기기 등과는 구별되게 진짜 안경같은 형태로 스마트폰같은 여러 가지 기능이 들어가 있는 디바이스를 보통 지칭합니다. 메타에서 발표한 새로운 스마트 글래스는 레이밴이라고 하는 유명한 선글라스 회사하고 손을 잡고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반 멋진, 패션용 선글라스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기능이 엄청난 게 들어가 있습니다.카메라가 달려 있고 와이파이가 장착이 돼 있어서,
돌아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으로 생중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우리는 첩보 영화에서 많이 봤습니다. 이게 잘못하면 사생활 침해라든지 몰카 이런 데 활용이 될 수 있어서 써보고 싶은 기능인데 제품으로 만들어서 판매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제품은 촬영을 할 경우에는 스마트 안경의 카메라 옆의 램프가 깜빡깜빡 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찍고 있다는 걸 표시하겠다는 거죠.
몰래 찍는 걸 차단하는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이크가 달려 있어서 오디오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고, 메타의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의 시대입니다. 애플의 아이폰 이후로 스마트폰은 우리 시대의 디바이스로 자리를 잡았죠. 모두가 스마트폰을 가질 정도로 이 사장은 이제 포화상태입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 이후를 예측하고 있죠. 미래의 거대한 시장이 거기에 있으니까요. 메타가 스마트폰 다음 시장을 VR로 보고, VR 플랫폼과 콘텐츠 그리고 디바이스에 과감한 투자를 한것도 미래 시장을 선점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스마트폰 이후의 디바이스로 이런저런 기계를 예측했지만, 대부분 비슷하게 얘기 되는 건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스마트폰 다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라고 하는 건 옷 이라든지 신발 이런 거잖아요. 우리 몸에 장착이 되는 것으로
반지나 안경, 시계 등 다양한 제품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저는 앞으로 스마트 글래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스마트폰의 다음 기기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스마트 글래스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할 때 가장 중요한 감각은 시각과 청각입니다. 무언가를 볼 수 있는 눈 그리고 듣고 말할 수 있는 입과 귀가 중요하죠. 눈, 입, 귀와 가장 가깝게 착용을 할 수 있는 디바이스가 바로 '안경'입니다. 그동안 스마트 글래스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 곳은 없지만 이번 메타의 제품에서 저는 큰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 다음 기기로 스마트 안경을 주목해야 되는 시대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바이스가 바뀌면서 콘텐츠가 바뀌고, 그리고 이어서 콘텐츠 소비자들의 성향도 변화하는 것처럼 앞으로 스마트 글래스가 우리 콘텐츠 산업 전반을 크게 바꿀 만한 그런 디바이스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스마트 안경으로 VR, AR 콘텐츠도 빠르게 대중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메타의 CEO 저커버그의 꿈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