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선언한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사업 성장세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애플 등과 마찬가지로 LG전자 역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보복 소비로 가전 판매 호조가 영향을 끼쳤다.

29일 LG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8조8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5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하는 등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 기록 후 12면 만에 최대치다. 영업이익율은 8.1%로 역대 1분기 중 가장 높다. 

최대 실적의 주된 원인은 생활가전이다. 이 부문에서 1분기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경쟁사인 미국의 월풀을 제쳤다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매출액 6조7081억원, 영업이익은 919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둘 모두 분기 사상 최대치다. 분기 영업이익이 9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LG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사상 최대인 13.9%에 이어 두 번째인 13.7%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인 LG 오브제컬렉션의 인기가 꾸준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늘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 82억원, 영업이익 40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9%, 23.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0%를 넘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TV 수요 회복에 따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1분기 OLED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매출액 9987억원, 영업손실 2801억원을 기록했다. LG는 오는 7월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앞두고 있다. MC사업본부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해 영업 손실은 늘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에 반영되지 않고 중단영업손실로 처리된다. 사업 철수 시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자동차·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8935억원,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북미·유럽 등 주요 완성차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전기차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신규 프로젝트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했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나와 함께 설립하는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은 올 7월1일자로 출범할 예정이다.

향후 LG전자의 실적 전망은 전장 사업의 흑자전환에 기대를 걸고 있다. 2분기에도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MC사업본부의 사업 종료에 따라 해당 실적은 2분기부터 영업이익에 반영되지 않아 영업이익 개선이 전망된다"라며, "생활가전 및 TV 등 주력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전장 및 인공지능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해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