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스타일 ‘걷는 차’ 개발에 뛰어든 현대차…美 몬태나 R&D 센터 열었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걷는차’가 현대차 몬태나 연구소 설립으로 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몬태나 보즈먼에 세워지 뉴호라이즌스튜디오(NHS보즈먼)의 목표는 기존 지상 차량으로 가기 어려운 지형 위로 이동하기를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미래의 고객들을 위한 차량을 만드는 것이다. (사진=현대차)
왼쪽부터 존 롭 현대기아차 아메리카 테크니컬 센터 사장, 그레그 지안포르테 몬태나 주지사, 존 서 몬태나주 뉴호라이즌스 스튜디오 창립 이사(현대차 사장)가 5월 5일 몬태나주 보즈먼시 현대 뉴호라이즌스 스튜디오 보즈먼 R&D 센터 개관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현대차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립대(MSU) 부지에 기존 지상 차량으로는 가기 어려운 지형을 다니고 싶거나 그럴 필요가 있는 미래 고객용 차량 개발을 위해 연구소를 열었다. 미국 몬태나주 보즈먼(Bozeman)에 세운 현대차 ‘뉴호라이즌즈 스튜디오(NHS Boseman)’다.

이 새로운 미래차 개발 센터는 ‘걷는 차’ 등 다양한 미래차 현실화에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것이다. 향후 5년 간 2000만달러(약 255억원)를 투입한다.

이 스튜디오에서는 자신이 운전해 넘어가고 싶은 모든 지형들을 간단히 걸어서 넘어가는 다리 달린 자동차를 포함한 이른바 ‘궁극적 이동 차량’(UMV·Ultimate Mobility Vehicle)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걷는차’는 지난 2019년 처음 선보인 전기차 전기로봇 변신 차량 플랫폼 ‘엘리베이트 (Elevate)’에 기반한다. 즉, 특정 상황에서 다른 차체로 변환할 수 있는 차량을 목표로 한다. NHS 보즈먼이 입주할 산업 건물은 다음 달 첫 연구개발(R&D) 사무실과 함께 공식적으로 문을 연다.

두 개의 모델을 중점 개발

현대차는 지난 2019년 발표한 ‘엘리베이트’ 컨셉을 UMV 개발 모델로 삼고 있다. 이 컨셉은 영화 ‘스타워즈’에서 볼 수 있는 전지형 장갑 수송워커(AT-AT Walker)를 닮았다. 전통적 자동차 바퀴와 위험한 지형에서 펼쳐지는 다리가 결합됐다. (사진=스타워즈닷컴)
현대차는 계단을 올라 휠체어를 타고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뉴욕 택시 컨셉까지 공개했다
현대차의 목표는 자연재해 첫 응급 대응자로 어려운 운전 상황을 해결하고 잠재적으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다. (사진=현대차)
엘리베이트는 전기차와 로봇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을 융합한 최초의 UMV(Ultimate Mobility Vehicle)로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오프로드 차량으로도 갈 수 없는 지형을 횡단할 있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걷는차 컨셉으로 삼은 엘리베이트는 전통적인 차량의 바퀴와 위험한 지형에서 펼쳐지는 다리를 결합한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볼 수 있는 전지형 장갑 수송 워커(AT-AT Walker)와 유사하다. NHS 보즈먼 팀은 이를 바탕으로 처음에는 두 개의 UMV 모델의 개발, 테스트 및 배치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첫 번째는 엘리베이트에서 영감을 얻은 로봇 다리가 있는 더 큰 2인용 ATV(전 지형 차량)크기 차량으로, 어려운 주행 상황을 해결하고 자연 재해의 첫 번째 응급 대응자로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위험한 지형을 이동하는 동안 다양한 종류의 탑재물을 운반하도록 설계된(CES2021에서 선보인 것과 같은) 무인 변환 지능형 지상 여행 로봇이다. 이른바 ‘무인 변형 지능형 지상 여행 로봇’(uncrewed transforming intelligent ground excursion robot)으로 설명된다.

앞서 현대차는 심지어 계단을 올라 휠체어를 탄 승객들을 태울 수 있는 뉴욕 택시 컨셉을 공개한 적이 있다.

현대차는 5일 발표문에서 “NHS 보즈먼은 접근성, 지속성,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교통수단을 재정의하면서 현대차의 ‘인류를 위한 진보’ 비전에 약 2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완전히 새로운 시설은 NHS 본부로 사용될 것이며 UMV 시제품 제작, 현장 테스트 및 적용을 위한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NHS는 향후 5년 간 50개 이상의 정규직 일자리를 추가할 계획이다. 많은 직책이 연구 및 개발 분야이며 기계 하드웨어, 전기 및 전자 공학, 재료 및 제조 분야의 전문 지식직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몬태나에 UMV테스트에 필요한 240km이상의 지형 및 산악접근성

몬태나 주 보즈먼시에 있는 호라이즌 스튜디오(NHS) 연구, 개발 및 연구 센터 팀은 처음에는 UMV 모델의 개발, 테스트 및 배치를 개선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사진=현대차)
엘리베이트 개념은 특정 상황에 따라 다른 차체를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모듈식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그간 걷는차를 개발한다는 계획과 컨셉만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연구소와 시험 환경까지 밝힌 것이다. NHS보즈먼은 미국 서부 자연의 진수를 보여주는 몬태나 산속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시험한다는 것을 공식화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몬태나주는 북쪽으로는 글레이셔, 남쪽으로는 옐로스톤이라는 대표적인 국립공원으로 둘러싸고 있고, 55개의 주립공원과 15개의 야생지역이 있는 곳이다.

몬태나주립대 부지내 NHS보즈먼 연구시설은 약 12,000~15,000평방피트(1100~1400㎡·337~420평) 규모로 많은 테크 및 바이오 기업의 본거지인 42에이커(1만7000㎡·5만여 평)에 이르는 몬태나 주립대(MSU) 혁신캠퍼스에 속해있다.

NHS 보즈먼은 몬태나 주립대 일원으로 최첨단 연구와 세계적 교수들을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립대 학생들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뉴호라이즌스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현대차그룹 부사장인 존 서 박사는 “몬태나는 엔지니어링, 연구, 그리고 자연 과학 분야에서 재능있는 숙련 노동력이 증가하면서 첨단기술 기업과 기업인들의 허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즈먼시는 번창하고 있는 경제적인 대도시다. UMV 테스트에 필요한 240km 이상의 지형과 산악 접근성이 있는 수십 개의 오프로드 산책로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 이는 우리의 새로운 R&D 연구소에 딱 맞는다”고 설명했다.

“포유류와 파충류 보행 모두 가능”

다리는 접혀져 구동 모드로 전환돼 조인트의 전원이 차단되며, 일체형 패시브 서스펜션 시스템을 사용해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게 되는 구조다. (사진=현대차)
뉴호라이즌스튜디오(NHS Bozeman) 로고. (사진=현대차)

앞서 현대차는 “엘리베이트는 전기차와 로봇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을 결합한 최초의 UMV이자 가장 뛰어난 오프로드 차량으로 갈 수 없는 지형을 횡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디자인은 포유류와 파충류 보행이 모두 가능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어떤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다. 로봇 다리 구조는 5자유도(DoF)와 휠 허브 추진 모터를 갖추고 있으며 최신 전기 액추에이터 기술을 사용한다. 또한 효율적인 전력관리와 통합 패시브 서스펜션 시스템을 사용해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엘레베이트는 다른 차량과 마찬가지로 고속도로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게다가 동시에 차체 및 승객을 완전히 수평으로 유지하면서 1.5m 벽을 오르고, 1.5m 간격을 뛰어넘고, 다양한 지형을 걸으며, 4.5m 너비의 트랙 폭을 갖는 로봇형 차량이다.

또한 바퀴가 달린 운전과 관절형 다리의 결합은 더 빠른 보행 속도, 독특한 동적 주행 자세 및 각 다리의 끝에서 비틀림 제어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동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UMV 시제품이 언제 일반에 공개될지와 비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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