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1969년 처음 달에 깃발을 꽂은 데 이어 이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이를 이어받아 화성에 첫발을 디디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늦어도 2029년에 화성에 깃발을 꽂겠다는 것이다. 그윈 샷웰 스페이스X 사장이 “2020년대에(in this decade)에” 인류가 화성에 착륙할 것이라고 지난 7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가 지난해 12월 말 인류가 “5년에서 10년(Within a Decade)사이에 화성에 갈 것이라고 말한 것보다 좀 더 앞당겨졌다. 6년 정도면 인류가 화성에 착륙해 깃발을 꽂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부터 움직일지, 어떤 해법으로 풀어 가려 하는지 궁금해진다. 스페이스X의 움직임, 샷웰 사장과 일론 머스크의 기존 발언 등을 바탕으로 인류의 화성 도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리했다.
오는 2029년까지 간다고?
2021년 12월 일론 머스크는 인간이 10년 안에 화성에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제, 스페이스X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그윈 샷웰은 7일(현지시각) CNBC의 셰퍼드 스미스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류는 붉은 행성에 착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계획을 앞당겨 밝힌 것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의 몫이었다. 그는 지난 2020년 12월1일에는 “이르면 2024년”에 인류가 화성을 향해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아주 높게 확신한다(highly confident)고 했다가 1년 만인 지난해 12월에는 5~10년으로 말을 바꿨다.
머스크는 2020년 당시 독일 언론사 악셀 스프링거 SE의 마티아스 되프너 최고경영자(CEO)와 웹캐스트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가 2026년에 붉은 행성을 향해 사람들을 발사할 것”이라며 “우리가 운이 좋다면 그 이정표가 이르면 2024년에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유튜브 영상)
그러나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말을 바꿔 한해 전과 달리 우리가 10년 안에 화성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29일 그는 렉스 프리드먼 팟캐스트에서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가 언제 인간을 화성에 착륙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최고의 경우 약 5년, 최악의 경우는 10년(Best case is about five years, worst case 10 years.)”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7일 CNBC에 출연한 그윈 샷웰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그보다 훨씬 더 당겨 2020년대가 가기전에(in this decade) 화성에 착륙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2029년 사이니까 6년 내외가 남은 셈이다.
배경엔 역사상 최대 화성 우주선 스타십
뭘 믿고 나온 자신감일까?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를 감당하게 될 우주선은 슈퍼 헤비라고 알려진 거대한 로켓에 실려 지구에서 발사될 50m 높이의 스타십이다. 이 우주선은 완전하고 빠르게 재사용될 것이다. 탑재중량은 100~150톤이 될 것이며 100명 정도의 승객을 싣고 달, 화성을 오가게 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슈퍼 헤비는 발사 직후 지구로 돌아와 수직 착륙을 할 것이며 스타십은 지구 궤도에서 화성까지 여러 차례 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거리는 무려 2억2500만km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평균거리가 38만4000km니까 그 586배나 되는 거리인 셈이다. 우주선을 타고 가면 무려 8개월이나 걸린다.
머스크는 오랫 동안 인류가 다중 행성 종(a multiplanet species)이 되는 것을 돕기 위해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2020년 앞서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목표를 재차 강조했고, 앞서 말한 또 다른 욕망도 강조했다. 그는 화성에서 죽기를 원한다. 머스크는 “(우주선 화성 착륙시)충격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스페이스X는 지금 어디까지 기술개발을해놓은 것일까.
스페이스X는 자사 우주선 스타십의 첫 궤도 시험 비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우주선이 스타베이스라고 불리는 사우스 텍사스의 시설에서 이르면 6~7월에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미항공우주국(NASA)와 오는 2025년 달 남극을 탐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임무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위한 첫 번째 유인 달 착륙선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이에 앞서 2018년 일본의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와 체결한 2023년 달 왕복여행 예약 미션을 수행하게 돼 있다.
엄청난 화성 우주선 비용 감당할 수 있나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29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톤수를 궤도로 최적화한 뒤 화성으로 보낼 수 있는 우주선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스타십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로켓 중 가장 복잡하고 발전된 로켓”이라며 “스타십의 근본적인 최적화는 궤도에 들어서는 톤당 비용 최소화, 궁극적으로 화성 표면까지 가는 톤당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경제성을 들면서 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현재 1조 달러(약 1270조원)로는 화성에 갈 수조차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로부터 추정할 때 스타쉽 운영비를 연간 약 1000억~2000억 달러(약 127조~254조원)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전례없는 공학적 업적이 될 것이다.
이 화성 우주선 제작비 규모를 알려면 기존 미항공우주국(NASA 나사)의 화성탐사선 비용과 비교해 보면 된다.
나사는 2020년 화성 탐사로봇 퍼서비어런스를 발사할 때 5억4650만달러(약 6943억원)를 책정했고, 2021년 달탐사미션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68억8000만달러(약 8조7400억원)를 책정했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이 비용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2021년 나사의 전체 운영 예산은 250억달러(약 31조7600억원) 미만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 나사 예산으로 260억달러 승인을 요청해 놓고 있다.
그렇다면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2029년까지 화성에 도착하겠다는 예측은 얼마나 현실적일까?
머스크는 과도한 약속과 저조한 약속 이행으로 악명이 높다. 가장 분명한 예는 테슬라 전기차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그의 주장이 과장되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스페이스X 성능이나 화성 탐사 계획에 대한 머스크의 주장도 그럴 수 있다. 왜냐면 스페이스X가 확실히 놀라운 공학적 업적을 이루어냈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이미 성취했던 것, 즉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고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했던 것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머스크가 달과 화성에 쏘아보내겠다고 호언하고 있는 스타십은 올 연말 지구궤도 비행에 사용될 예정이다. 스타십은 아직 우주 발사에 관한 한 증명되지 않은 기술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속적 기술 개선을 통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4월 26일 텍사스주 보카치카 근처의 스타베이스 시설에서 스타쉽 로켓에 통합되기를 기다리는 스페이스X 랩터 2 엔진들을 공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스타베이스의 랩터 2 로켓엔진은 각각 50만 파운드(230톤) 이상의 힘을 낸다”고 썼다. 머스크의 사진은 12개가 넘는 새로운 로켓 엔진으로 보이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화성 임무가 진지하게 고려되기 전에 부딪쳐야 할 많은 이정표가 있다.
스페이스X는 몇 년 동안 랩터 엔진을 개발해 왔으며, 그 결과 개발된 것이 랩터2 엔진이다. 스페이스X의 첫 번째 버전의 랩터보다 더 간소화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각 슈퍼헤비 부스터(로켓)는 33개의 랩터2 엔진이 구동되며, 스타십 우주선은 자체에도 랩터2 엔진 9개가 달린다. 랩터2는 기존 팰컨9 로켓에 장착된 스페이스X의 멀린 엔진처럼 재사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또한 스페이스X는 랩터2 연료로는 새롭게 액체 메탄과 액체 산소를 사용한다. 기존 팰컨9 로켓은 멀린 엔진에 액체 산소와 로켓용 등유를 사용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10일 미디어발표를 통해 “V1(랩터1 엔진)은 크리스마스 트리 스파게티 더미처럼 보인다. 많은 약한 조각들이다. V2(랩터2)는 매우 단순화되고 동시에 추진력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나사 SLS vs 스페이스X 스타십 달 미션 발사 비용...20억달러 vs 100만달러
실제로 스타십의 첨단 디자인은 나사의 모든 기존 발사 시스템을 퇴색시킬 것이라고 할 정도로 수준 높다는 미국 우주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스페이스닷커등은 전하고 있다. 스타십은 지구로 돌아오기 전에 달과 화물로 승무원과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최초의 재사용 가능 우주선으로 설계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르테미스 달 착륙 임무를 위한 나사의 우주 발사 시스템(SLS)은 당초 예산 추정보다 수십억달러를 초과했고 예정보다 몇 년 늦었다.
지난 2월 폴리티코의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최근 스페이스X의 화성행 로켓 스타쉽에 대한 첫 번째 빅 업데이트를 했으며 경쟁사들은 “경외와 공포가 뒤섞인”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다.
스타십 우주선은 나사 로켓 비용의 극히 일부 비용만으로도 발사될 것 같다. 스타십이 재사용될 수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지만, 이 발전된 능력은 나사를 포함한 다른 우주 기관들이 자신들의 개발 중인 로켓 프로젝트가 쓸모없게 될 것을 우려하게 할 정도로 수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머스크는 그의 최근 스타십 발표회에서 스타쉽이 이전 로켓의 몇 분의 1 비용으로 계속해서 재사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게다가, 나사는 SLS 임무가 발사당 약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가 들 것이라고 추정하는 반면, 머스크는 그의 최근 발표에서 스타쉽 임무에 상대적으로 낮은 100만달러(약 12억7000만원)가 든다고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이같은 높은 스타십과 역사적 우주 혁신가였던 나사와의 우주선 기술력 격차는 다른 로켓 프로그램을 쓸모없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미국 우주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타십, 달 방문으로 몸풀고 화성으로
나사는 2031년까지 달 영구 기지 건설을 희망하고 있는데, 이 기지는 어느 정도 자급자족이 가능해야 하며, 이 기술이 화성까지의 긴 왕복 여행을 훨씬 더 실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스페이스X의 가장 큰 도전은 2025년쯤으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달 착륙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달 착륙이후 화성 착륙까지 4~5년이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그윈 샷웰 스페이스X 사장의 2020년대에 ‘인류의 화성 도착의 꿈’은 이뤄질까.
화성에 착륙하는 인간과 화성에 정착하는 인간을 혼동하지만 않는다면 가능할 수 있다. 우선 화성탐사선 여행은 약 8개월이 걸리고, 왕복 여행은 약 1년 반이 걸릴 것이다.
2029년 스페이스X가 화성에 승무원을 태운 착륙선을 착륙시킨 뒤 곧바로 착륙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온다면 머스크는 엄밀히 말해 이 예측을 실현한 것이고, 이 시나리오는 겉보기와는 달리 불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십이 화성 표면에서 이륙하기도 달에서 이륙하는 것과 비교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달의 중력은 지구 중력의 약 6분의 1(16.67%)인 반면,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약 38%이기 때문에 화성 표면에서 이륙하는 속도는 달에서 필요한 속도보다 2배가 더 빠를 것이다.
그윈 샷웰 스페이스X사장은 CNBC와의 대담에서 “나는 그것이 이번 10년 안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사람들은 달에 훨씬더 일찍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우리가 화성의 표면으로 대량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더 열심히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그러면 5, 6년 안에 사람들은 그 곳이 정말 가야 할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스페이스X가 지난 2월 공개한 애니메이션. 스타십을 타고 화성에 가는 것을 상상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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