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야구 주제로는 예상외로 흥행(시청률)과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전문적인 야구 용어와 남성 중심의 이야기들이 많이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로맨스 없이도 인간관계에 대한 세밀함이 돋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 최종화에서는 드라마 주인공이자 프로야구단 ‘드림즈’ 단장인 백승수(남궁민 역)가 드림즈를 인수한 PF에 함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이런 대사를 합니다. “날이 따뜻해진 걸 보면 단장의 시간은 지났습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한창 추운 이 시기가 바로 단장의 시간인 스토브리그입니다. 스토브리그란 추운 겨울 동안 야구가 열리지 않으니 팬들이 Stove(난로)에 모여 야구 이야기를 하는 시즌이란 뜻으로, 야구단에서는 시즌이 끝난 뒤 겨울 동안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흔히 선수들과 연봉 협상 및 FA 선수들 계약이 표면적으로 많이 드러나게 됩니다.
단장의 시간인 스토브리그는 작년과 달리 올해는 무척이나 뜨겁습니다. 벌써 총액 기준 100억이 넘는 선수가 여러 명 나왔습니다. 그런데 매년 적자라고 하는 구단들의 올 시즌 스토브리그는 왜 이렇게 핫(Hot) 할까요?
모기업의 지원이 매출의 절대적인 국내 스포츠 구단(야구뿐만 아니라 대부분 종목의 팀)들은 왜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할까요?
축구로 보자면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리그 5연패한 전북 현대나 아시안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인 울산 현대와 같은 수출 기업의 구단주라면 적자라도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가 인기 있는 유럽과 남미 등에서 비즈니스 할 때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의 구단 (또는 구단주)란 것이 어필될 수 있기에 그만큼 투자를 많이 하고 성적을 올리는 것이 기업 홍보 및 매출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야구는 프로 리그가 정착된 나라도 별로 없고 리그에서 우승한 팀이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구단과 상대할 수도 없으며 해외로 이슈가 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구단주나 기업 입장에서는 홍보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습니다.
한편, 야구는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며, 오랜 시간 동안 야구를 응원해온 팬들이 많은 편입니다. 이로 인해 다른 스포츠와 달리 연고지 개념이 강하고, 지역 기반으로 팬들이 똘똘 뭉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간 성적을 포기하고 리빌딩만을 추구하기에는 지역 팬들의 여론이 부담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이번 스토브리그만 보더라도, FA 선수와 계약을 빠르게 진행한 팀은 팬들에게 격려와 지지를 받았습니다만, FA 시장에서 일찍 철수한 팀은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KBO의 공식 자료를 기반으로 2014 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유료 관중 수입을 표현한 데이터 시각화입니다. 매년 성장하던 관중 수입은 2018년을 정점으로 2019년에는 전년 대비 7% 하락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뒤늦은 개막과 무관중이 이어진 2020년은 전년 대비 94% 하락이라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익 하락을 맞게 됩니다. 2021년에는 이전해 보다는 사정이 나아졌겠지만 방역 수칙 위반으로 인한 리그 중단 및 올림픽 브레이크로 인한 규정 변경 및 올림픽 노메달로 인해 분위기는 예전만큼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2021 시즌 팀별 평균 연봉을 살펴보겠습니다. 단, 시즌별 연속성이 없는 외국인 선수와 첫해 연봉이 모두 동일한 신인 선수들을 제외한 평균 연봉입니다.
선수 한 명당 평균 연봉이 8~10위인 롯데 자이언츠, 기아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는 시즌 순위도 동일하게 나왔습니다. 반면에 정규리그 1위인 KT위즈는 평균 연봉 순위는 7위였던 것이 특징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관중 수입도 줄었는데 높은 연봉을 지급한 팀이 성적도 비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반면에 평균 연봉이 높지 않은 하위 세 팀은 기량이 뛰어난 핵심 선수들보다 신인급 선수들이 많은 것이 시즌 성적에도 반영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요? 최근에 언급되고 있는 저연봉 선수들의 다년 계약 제도를 들 수 있습니다. 최근 KBO의 유권 해석으로 인해 일부 선수들이 FA가 되기 전에 다년간 계약을 맺은 사례가 있습니다. 프로야구는 2022시즌이 끝나고 각 팀마다 연봉 총액 상한선인 샐러리캡이 도입이 됩니다. 농구나 배구처럼 리그 내 모든 팀이 미리 정해 놓은 연봉 총액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설정해 놓은 샐러리캡을 초과하면 제재금과 다음 연도의 신인 지명권에 대한 패널티가 생깁니다.
다년 계약을 맺으며 팀 사정에 맞게 연봉을 자유롭게 조정해 계약한 경우 (예를 들어 첫해는 적게 받고 이후로 갈수록 많이 받는 구조로 계약하거나 반대의 경우) 샐러리캡을 피해 가면서 팀 내 잘하는 선수들을 다년간 묶을 수 있습니다.
올 시즌 KBO 리그 우승 팀인 KT위즈에는 연봉이 아주 높은 스타급 선수는 많지 않아도 평균 연봉 7위로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리그 내 타팀에서 다년 계약 사례도 나왔으니 이를 벤치마킹한 팀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KBO 리그는 2022년이면 리그 40주년이 됩니다. 그 사이 사회도 발전하면서 3시간 이상씩 자리를 지켜가며 경기를 보는 것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기존 팬들의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고 (이 현상은 미국 메이저리그도 동일합니다.) 예전과 달리 야구라는 콘텐츠 자체의 흥미와 그 속에서 발생하는 스토리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대형 FA에 과감한 투자해 팀의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꿀 수도 있지만 저연차 선수들이라도 핵심 선수(인재)로 판단되면 미리 투자를 해서 이탈하지 않도록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 분야나 곁에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간단한 막대 차트나 라인 차트로 시각적 분석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계속 관심을 주고 조금씩 개선하다 보면 여러분들의 머리에만 있던 데이터들이 시각적으로 펼쳐져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쉬워집니다.
데이터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 분야나 곁에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간단한 막대 차트나 라인 차트로 시각적 분석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계속 관심을 주고 조금씩 개선하다 보면 여러분들의 머리에만 있던 데이터들이 시각적으로 펼쳐져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쉬워집니다.
데이터 시각화는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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