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의 한국 서비스가 시작한 지 약 50일이 지났다.
한국 음원 시장은 세계 6위로, 중국보다 크다.
게다가 BTS, 블랙핑크 등 케이팝이 각국 음원 시장에서 보이는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한국 시장 중요도는 6위 그 이상이다.
스포티파이도 넷플릭스처럼, 유튜브처럼 한국을 잡을 수 있을까?
스포티파이 한국의 이용 가격은 1인은 1만 900원, 2명이 쓰면 1만6350원이다.
사용자 확보를 위해 3개월 무료 사용을 내놨다. 가입만 할 경우, 7일이 무료다.
팬 중심 문화를 반영해 아티스트에 따른 리스트 기능도 추가됐다.
다만, 광고를 들으면 무료로 목록 내 셔플 스트리밍하는 기능은 국내에서 이용할 수 없다.
사실 스포티파이는 무료 음원 서비스였다.
라디오처럼 음악 중 사이사이에 광고가 나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와 라디오 사용 계층이 엇갈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처음부터 개인화에 초점을 맞췄다.
가입하면 바로 출생일과 성별을 입력하고, 바로 아티스트 선택 화면이 나온다.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라 달리 가입해본 결과, 아티스트는 기존 가입자 중 나와 같은 세대와 성별에 따라 제시되는 것을 보인다.
이후 곧바로 음악 믹스가 제시된다.
서비스 구성 메인은 대부분 추천 음악으로 구성됐다.
내가 선택했거나 유사한 음악 성향의 가질 가수 장르를 묶은 데일리믹스. 이 데일리믹스는 매일 제목대로 매일 바뀐다.
여기에 아티스트별, 요일별, 최근 들은 음악 기반 등 추천 믹스가 계속 이어진다.
검색하기 탭이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장르 추천이 하단에 이어진다.
사실상 검색이라기보다 상황별 추천 기능으로 보인다.
이런 스포티파이의 전략은 음악을 골라 듣는 '액티브 리스너'를 노리지 않는다.
라디오를 켜놓은 듯 배경음악처럼 틀어 두긴 원하는 '라디오 리스너'를 대상으로 할 때 효과적이다.
스포티파이의 전략은 미국 시장에서 통했다.
또 점점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효과를 내는 AI 알고리즘 기술로, 추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서는 TOP100 중심의 스트리밍 재생하는 사용자층을 노리면서, 개인화 데이터를 쌓을 것을 예상한다.
게다가 차트 순위 조작, 음원 수익 분배 등 국내 플랫폼에 대한 불신이 있는 상황에서 시장 장악을 지속적으로 노릴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문제점 해결을 중심으로 사용자를 잡은 것과 같은 방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장 상황이 넷플릭스와는 다르다.
현재 국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점유율은 멜론이 약 37%, 지니 약 24%, 플로 약 17%가 를 차지하고 있다.
또 4000만 사용자를 앞세운 유튜브뮤직이 약 9%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멜론 역시 국내 음원을 가장 많이 가진 카카오M, 지니는 KT, 플로는 SKT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미 국내 음원 시장은 전쟁터인 셈이다.
그래서 경쟁 없이 국내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
앞서 진출했던 애플뮤직도 점유율 1% 남짓으로 고전 중이다.
애플뮤직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9%로, 스포티파이에 이어 2위다.
애플뮤직 출시 당시 음원 유통사와 수수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 음악이 없는 서비스'라는 낙인이 찍혔다.
국내 음원 시장은 80% 이상 국내 음악으로 스트리밍된다.
국내 음원 문제로 스포티파이는 출시 한 달 만에 카카오M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약 3월 1일 이후 약 10일 동안 카카오M은 스포티파이에 음원을 공급하지 않았던 것. 이유는 계약 만료였다.
그 기간 동안 국내외 스포티파이에서 아이유, 마마무, 세븐틴, 임영웅 등의 음원이 닫혔다.
물론 재계약 협상이 이뤄지긴 했지만,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 경쟁 구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국내가 막히면, 글로벌도 막힌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국내 음원사에게도 스포티파이는 버릴 수 없는 시장인 셈. 스포티파이 가입자는 약 3억 2000만 명이다.
한국 음악이 가장 많이 재생되는 곳은 한국이 아니다.
이 사실을 스포티파이도 가장 잘 알고 이용하고 있다.
유럽 출신의 스포티파이는 라디오 리스너가 많은 미국 시장을 파악해 글로벌 확장에 성공했다.
저작권 미비로 고전했던 동남아에서는 K-팝과 결제 옵션의 다변화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CD 등 실물 미디어 중심의 일본에서는 음질 향상에 집중해 스트리밍 시장의 틈새를 만들었다.
결국 사용자는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동하기 마련.
우리나라 스트리밍 시장은 오히려 고착되었기 때문에 지각 변동이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