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AI 스마트 신발'...가격은 443만원

▲스마트신발 코에 초음파센서가 붙어 있다.(사진=그라츠대)
▲스마트신발 코에 초음파센서가 붙어 있다.(사진=그라츠대)

맹도견(안내견)이나 로봇개, 또는 최신 배낭을 메고 다닐 필요가 없다. 신발이 보내는 발밑 신호만 따라가라!

시각장애인들이 최대 4m 앞의 장애물까지 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스마트 신발이 등장했다. 이 신발은 무엇보다도 시각장애인 착용자의 발에 진동을 주는 방식으로 보행중 맞닥뜨리는 나장애물을 경고한다. 지하철통로 구멍이나 계단을 인식하는 것도 끄떡없다.

신발 끝에 끼워진 방수 초음파 센서는 장애물에 가까워질수록 진동이 더 빨라지고 소음이 더 커지는 방식으로 경고한다. 자동차 주차시 후면 소음 센서를 연상하면 된다.

최근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오스트리아의 기업과 그라츠대학교 연구원들이 이같은 초음파(메인)센서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신발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착용자는 스마트폰앱을 이용해 촉각(진동), 음향, 또는 시각 신호에 의한 보행 전방 장애물 경고를 받을 수 있다. 정차된 두 차량 사이의 틈을 지팡이로 더듬지 않고도 찾아내 주는 기능도 있다.

이 스마트신발은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 노인들, 그리고 구조 단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설계됐다.

4m앞 장애물·지하철 통로·계단도 인식···443만원

▲이노메이크 스마트신발을 신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 (사진=테크 이노베이션)
▲이노메이크 스마트신발을 신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 (사진=테크 이노베이션)

‘이노메이크(InnoMake)’로 불리는 이 지능형 신발 가격은 3200유로(약 443만원)다. 오스트리아 회사 테크이노베이션(Tech-Innovation)이 개발했고 그라츠공대(Graz University of Technology·TU Graz)가 지원했다.

과학자들은 이 시스템이 장애물을 피하는 데 중요한 두 가지 정보, 즉 장애물의 성격과 방향 경로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하철로 통하는 구멍이나 계단처럼 아래를 향한 경우도 포함된다.

신발에 내장된 경고장치에는 거리 센서, 발 움직임 감지 센서, 진동장치, 아주 밝은 빛을 내는 LED, 프로세서 등이 포함되며 무선으로 스마트폰과도 연결된다. 내장형 전자 기기와 배터리는 신발 앞쪽에 끼우는 방수·내진 케이스에 포함된다.

진동 피드백은 신발에 직접 전달돼 보행자 앞에 장애물이 있는지 느끼게 한다. 음향 피드백은 스마트폰, 그리고 필요한 경우 골전도 헤드폰을 통해서도 제공돼 주변 소음으로 인해 경고음을 못듣는 경우가 없게 했다. 또한 맨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 신발의 LED를 통해 반대편 사람에게 시각적 자극을 전달할 수도 있다.

내장된 배터리는 사용하기에 따라 최대 1주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마이크로 USB 케이블로 3시간 이내에 이노메이크 신발을 완전히 충전할 수 있다.

▲마르쿠스 라퍼 이노메이크 CEO가 스마트 신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그라츠공대와 이노메이크는 이 신발착용자가 신발과 스마트앱과 연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착용자는 스마트폰 앱에서 진동, 소리, 또는 LED 빛을 선택해 착용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경고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그라츠대)
▲마르쿠스 라퍼 이노메이크 CEO가 스마트 신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그라츠공대와 이노메이크는 이 신발착용자가 신발과 스마트앱과 연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착용자는 스마트폰 앱에서 진동, 소리, 또는 LED 빛을 선택해 착용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경고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그라츠대)

시각장애가 있는 마르쿠스 라퍼 테크이노베이션 설립자는 “신발 앞부분 끝에 달린 초음파 센서는 최대 4m 떨어진 곳의 장애물을 감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착용자는 장애물이 나타나면 진동이나 음향 신호에 의해 경고를 받는다. 이는 매우 잘 작동해 이미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스마트신발 가격에는 신발 각각(또는 기존 신발)에 설치되는 기기 및 USB 충전기가 포함된다.

라퍼는 이 신발은 “내가 장애물에 직면했다는 경고뿐만 아니라 벽이든 차든 계단이든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장애물에 직면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AI로 신발을 가르쳐 더 스마트하게

이제 그라츠공대와 테크이노베이션은 이 신발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구동되는 카메라를 내장하고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통합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스마트신발은 착용자에게 물체를 더욱더 정확히 구분해 알려주게 될 것이다.

내장된 카메라에 포착된 이미지는 착용자가 걸어 다닐 때 각 장애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감지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그라츠공대의 프리드리히 프룬도르퍼는 “우리는 이미지의 내용을 감지하고 해석한 후 두 가지 주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신경망을 모델링한 최첨단 딥 러닝 알고리듬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은 발에 달린 카메라 이미지를 사용해 장애물이 없어 걷기에 안전한 영역을 결정하며, 물체를 인식하고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테크이노베이션은 카메라 시스템을 새로운 시제품에 통합해 견고하면서도 편안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수집 정보를 거리풍경 내비 지도에 결합시키길 원한다

▲스마트신발 개발자가 신발 앞의 카메라로 보내진 이미지를 컴퓨터앞에서 보고 있다. 그라츠대학은 이 화면과 별개로 시각장애인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위험없이 걷게 해주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사진=그라츠대)
▲스마트신발 개발자가 신발 앞의 카메라로 보내진 이미지를 컴퓨터앞에서 보고 있다. 그라츠대학은 이 화면과 별개로 시각장애인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위험없이 걷게 해주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사진=그라츠대)

연구팀은 또한 스마트 신발 착용자들이 보행중 수집한 정보를 집단지식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트리트뷰 내비게이션 지도와 결합하기를 원한다

푸른도르퍼는 “지금 당장은 걸을 때 신발에서 수집된 자료로 이익을 얻는 것은 신발 착용자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데이터가 항법 보조 수단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제공될 수 있다면 훨씬 더 지속가능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현재 오스트리아 연구진흥청(FFG)에 내비게이션 맵 활용에 대한 결실을 맺기 위한 투자금 지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연구자들은 이것이 먼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카메라가 장착된 이노메이크 신발이 언제 출시될지에 대한 정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기존 버전의 이노메이크 스마트 신발만 켤레당 3200유로에 시판되고 있다.

아래 유튜브 동영상은 오스트리아 빈의 거리에서 이 신발을 신고 시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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