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투자한 D2C 뷰티 브랜드의 투자 매력은?

인도의 D2C(Direct to Customer, 소비자 직접 판매) 뷰티 브랜드인 마이글램(MyGlamm)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 한해 C 라운드 투자 유치를 통해 7100만 달러(약 817억원)를 확보했을 정도다. 2021년 현재 이 회사의 가치는 1억 달러(약 1150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마이글램이 알려진 계기는 아마존이 C 라운드 투자에 참여한 것이다. 아마존의 마이글램 투자는 상징성이 크다. 아마존의 첫 번째 뷰티 분야 스타트업 투자다. 어떤 점이 아마존의 눈길을 끌었을까?

(사진=마이글램 트위터)

K뷰티 D2C 브랜드와 마이글램의 차이는?

뷰티 강국인 한국에도 브랜드가 중간 유통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D2C 뷰티 브랜드는 많다. 이들 기업과 마이글램의 차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디지털 역량'이고 다른 하나는 '옴니 채널 전략'이다.

한국의 주요 기업은 그 뿌리가 마케팅 전문 회사인 경우가 많다. 이들 기업의 주요 전략은 창의력을 발휘한 콘텐츠와 SNS를 이용한 홍보와 판매다. 중간 유통 단계가 없다 보니 가격 경쟁력이 높아 소비자의 눈길만 끌 수 있다면 히트 상품으로 큰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전략이다.

콘텐츠와 광고에 강점을 가진 국내 D2C 뷰티 브랜드와 달리 마이글램은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세를 넓히는 가운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는 노선을 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디지털 쪽에도 강하고, 옴니 채널 쪽에서도 존재감이 상당하다. 2021년 현재 인도 전역에 1만 50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디지털 역량도 기발한 콘텐츠와 AD테크를 잘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마이글램은 데이터 과학을 핵심 역량으로 삼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고객과 소통하며 얻은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남다른 통찰력을 바탕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만든다. 마케팅의 경우도 자동화 플랫폼인 웹인게이지를 이용해 수행한다. 이를 이용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보한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멀티 채널 캠페인을 수행한다.

마이글램의 디지털 역량은 커뮤니티 플랫폼과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킨다. 마이글램은 지난해 POPxo를 인수했다. POPxo는 연간 사용자가 8800만에 이르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주로 여성 사용자들이 모이는 POPxo를 인수한 이유는 브랜드 친화적인 잠재 고객 발굴 기회를 높이는 한편, 고객 획득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흔히 좋은 콘텐츠로 자체 커뮤니티를 양성하는 쪽으로 D2C가 투자를 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미 자리를 잡은 커뮤니티를 인수하여 잠재인 여성들과의 소통을 더욱 광범위하게 하겠다는 것이 마이글램의 선택이다.

이처럼 마이글램은 일반적인 D2C 뷰티 브랜드와 달리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갖추는 것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D2C라는 제조와 판매 방식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방식은 진입 장벽이 낮다.

온라인에 더해, 탄탄한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판매 기반을 갖춘다면? 이는 상당한 시장 선점 효과와 함께 높은 진입 장벽을 만든다. 마이글램의 이런 남다른 전략이 아마존이 투자를 결정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박창선 기자

july7sun@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전기차 전환 흐름에 퍼펙트스톰···EU거인들이 맞닥뜨린 고통스런 진실

올초부터 서서히 부상하기 시작한 전기차의 낮은 성장세가 유럽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완전전기차 전환 계획을 잇따라 연기 또는 폐기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전환 계획 항로에서 퍼펙트스톰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렴한 모델 부족, 느린 충전소 인프라 확대, 미중 기술경쟁에 따른 중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 부과 부담 등이 그것이다. 사진은 완전 전기차로의 전환계획이나 당초 계획한 새 전기차 출시 계획 및 완전전기차 전환 시점을 연기한 볼보와 메르세데스 전기차 컨셉카(왼쪽부터)와 폭스바겐의 차량들이다.

‘AI FOR ALL’, 머신러닝 솔루션으로 몰로코가 만들어가는 ‘AI 수익화’ 혁신

몰로콘24 키노트 발표에 나선 안익진 몰로코 대표. 애플, 구글, 메타 등이 구축한 글로벌 광고 생태계의 영향력을 벗어나 독자적인 머신러닝 솔루션으로 혁신을 선보이는 기업이 바로 몰로코다. 몰로코는 스트리밍 플랫폼·앱·게임·커머스 등의 분야에서 고도화된 자사의 머신러닝 솔루션을 적용해 놀라운 비즈니스 성과를 만들어 냈고, 그 결과 2020년 150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최근 1.5조원으로 100배 급증하며 시장에 놀라움을 던지고 있다. 그러한 몰로코의 성과와 비즈니스 혁신 사례는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개최된 ‘MOLOCON SEOUL 2024: AI FOR ALL’을 통해 소개됐다.

삼성 인도공장 마저…삼성전자 파업은 그저 ‘배부른 소리’ 일까

지난 7월과 8월에 국내에서 진행됐던 삼성전자 파업이 국내를 넘어 인도공장에서도 진행됐다. 삼성전자의 근로자 파업은 국내보다 비교적 외신이 비중있게 다루며 파업의 이유와 근로자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근로자 파업은 그저 ‘배부른 소리’일까. 어쩌면 세계 최고 기업의 품격을 이제 보여줘야 할 때는 아닐까.

테슬라 말고는 없나? 최고의 전기차 TOP 9

머스크의 파격적인 행보로 인해 실제로 7월 기준 테슬라 판매량은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사실 테슬라는 훌륭한 전기차를 만드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머스크가 테슬라 전기차 구매를 꺼려지게 하거나 가격적인 부분도 고민이 된다면 다른 좋은 옵션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