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테무를 겨냥한 새로운 서비스, '아마존 하울'을 선보였습니다. 이름부터 강렬한데요. '하울'은 보통 쇼핑한 상품들을 한 번에 보여주는 콘텐츠를 뜻합니다. 이 콘텐츠의 유행을 이끈 주인공이 바로 테무와 쉬인 같은 초저가 쇼핑 플랫폼들이죠. 아마존이 이번 서비스로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지, 이름만 들어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소 의아한 부분도 있습니다. 테무의 인기가 한창이던 시기는 이미 몇 년 전 이야기이고, 최근 들어서는 비교적 조용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테무의 한국 진출도 트래픽이나 결제 금액 면에서 성장세가 꺾인 상황인데요. 북미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1.4%에 불과해, 아마존의 진정한 경쟁자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테무의 트래픽이 불과 2년 만에 아마존의 91% 수준에 도달했고, 곧 추월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성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테무는 빠르게 서비스 대상 국가를 확장하고 있고, 현재는 무려 70개국 이상으로 진출한 덕분인데요.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는 아직 아마존에 미치지 못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은 아마존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존 하울이 내세운 차별점은 테무와 달리 판매 제품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점입니다. 테무는 품질이 고르지 않기로 유명해서, 받으면 절반은 버리게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요. 아마존은 그동안 자신들의 성공을 만들어 온 공식을 이번에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의 본격적인 대응 이후, 아마존과 테무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물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동시에 가격 경쟁력이나 다양한 상품 구성 측면에서 테무가 인기를 얻었던 포인트를 온전히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마치 인스타그램이 틱톡을 견제하려다 실패했던 사례와 비슷해 보이는데요. 인스타그램은 릴스를 도입해 숏폼 영상 트렌드를 따라가려 했지만, 지인들 위주로 노출되는 기존의 알고리즘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틱톡의 성공 요인이었던 '알고리즘 기반의 광범위한 노출'을 제공하지 못했던 거죠. 이로 인해, 릴스가 틱톡을 완전히 대체할 순 없었습니다.
다만 굳이 테무를 아마존 하울이 완전히 이겨야 할 필요가 없긴 합니다. 어느 정도 견제만 되어도 충분히 성공적이라 평가할만하거든요. 앞서 언급했듯이 북미 시장에서의 아마존의 입지는 여전히 탄탄합니다. 추가적인 고객 이탈만 막고 테무의 급격한 성장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도 아마존은 필요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죠. 그렇게만 돼도, 장기적으로도 테무가 아마존의 진정한 경쟁자로 자리 잡기는 어려워지거든요.
그렇다면 테무는 아마존의 견제에 어떻게 대응할까요? 테무 내부적으로도 북미 시장에서 굳이 아마존의 대항마가 되려는 의지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컬트적인 인기를 끌며 단기간 내 급성장하긴 했지만, 아마존이 쌓아온 막대한 물류 역량을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쿠팡에 대한 대응 역시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알리익스프레스가 그랬듯이 로컬 셀러들을 모으면서, 직접 경쟁하기보단 다른 생각이 있는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테무의 진짜 무서운 점은 글로벌 여러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트래픽을 빠르게 확보했다는 데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아마존을 트래픽에서 추월한다는 것도 북미가 아닌 글로벌 기준이고요. 물류 투자를 크게 하지 않고도 세계 각국에 바로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 전 세계 곳곳에 자신들의 깃발을 꽂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요.
테무는 여전히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외부 셀러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아마존과의 정면 승부를 선언할 수도 있고요. 막대한 트래픽을 활용하여 광고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쩌면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짜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과연 테무의 다음 전략은 무엇일지, 그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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