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vs 넷플릭스 & 디즈니 & HBO

최근 아마존은 제임스 본드와 록키 등의 타이틀을 가진 영화 스튜디오, MGM을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마존의 MGM 인수 배경, 그리고 이것이 미디어 업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번들 전략

이번 인수의 목적은 기존 아마존 프라임 회원의 만족도를 높이고 (그래서 해약을 줄이고) 더욱더 많은 프라임 회원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프라임 회원의 혜택을 늘림으로써, 기존 회원의 해약을 줄이고 더 많은 회원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번들 전략의 일환으로 아마존 프라임은 음악에서 비디오, 사진의 클라우드 서비스 등까지 많은 혜택을 계속해서 추가해 왔습니다. 2021년 6월 현재 아마존 프라임의 웹 사이트에 따르면 그러한 혜택의 수는 현재 30개 이상이 존재합니다. 

전자 상거래 분야에서는 Walmart에서 Shopify까지 다른 경쟁 기업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마존은 자신들의 핵심 사업을 위한 더 강한 경쟁우위 (moat)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묶는 번들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테크놀로지 기업에 있어서 비단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구글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Gmail, Google Maps 등의 서비스를 핵심 사업인 검색 사업을 위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통신 회사의 교훈

통신 회사도 과거 비슷한 전략을 시도했습니다. 2018년 AT&T는 1,000억 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Time Warner를 인수 (WarnerMedia로 브랜드 변경), 가입자 수의 증가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인수를 발표 한 지 3년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 5월, AT&T는 WarnerMedia를 Discovery와 통합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매각으로  AT&T는 총 430억 달러를 얻습니다. 즉, AT&T의 인수는 크게 실패한 것입니다. 

Verizon도 같은 목적으로 Yahoo 및 AOL 등의 미디어 사업을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이 또한 인수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한편 T-Mobile은 미디어 기업의 인수 같은 곳에 돈을 낭비하지 않고, 경쟁력 있는 가격 전략으로 가입자 수를 늘려 왔습니다.

아마존의 케이스

아마존에게 이번 인수는 Whole Foods에 이은 두 번째로 큰 인수이지만,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작습니다. 2017년에 아마존이 Whole Foods를 137억 달러에 인수했을 당시, 매출은 177억 달러, 순이익은 3억 달러였습니다. 한편, 아마존의 2020년 매출은 386억 달러이고 순이익은 21억 달러입니다. 따라서 8.45억 달러의 인수는 아마존에게 그렇게 부담이 되는 인수는 아닐 것입니다. 또한 MGM은 적자 회사도 아닙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3% 줄어든 15억 달러였지만, EBIDTA는 48% 증가한 3억 700만 달러였습니다.

또한 미디어 사업은 아마존이 경험한 적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아마존은 미디어 사업을 예전부터 전개해 왔으며, 지난해 한 해에만 스트리밍 비디오 및 음악 서비스 컨텐츠에 11억 달러를 투자를 했습니다. 아마존이 창출하고자 하는 시너지는, 자사의 미디어 컨텐츠의 재고를 늘리고, 컨텐츠의 제작 능력을 높이는, 간단하고 또 달성 가능한 내용입니다. 

미지수

이번 인수를 통해 아마존이 정말 대히트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가 블록 버스터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Stranger Things”,  “Queen 's Gambit" 등, 많은 성공한 타이틀을 갖고 있고, 또한 새로운 히트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자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스타 워즈'나 '어벤저스" 등의 강력한 프랜차이즈를 자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상당히 힘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산하에 ESPN도 가지고 있습니다. 평가액이 160억 달러가 되는 WarnerMedia와 Discovery의 합병 회사는, HBO의 “왕좌의 게임”(HBO는 WarnerMedia의 자회사)과 Discovery의 많은 리얼리티 쇼 이외에 추가로 많은 컨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한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는 블록버스터 컨텐츠가 없습니다. 이번 인수로 간신히 MGM의 작품이 몇 가지 추가되었습니다. 향후 컨텐츠 제작 능력의 향상으로 다른 대히트 작품을 추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그러한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미디어 비즈니스는 결국 아마존 프라임의 존재감 없는 혜택의 일부로 남게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미지수는 사용자 생산 컨텐츠 (UGC)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 있어서 TikTok과 YouTube는 주요 매체 중 하나이고, UGC의 퀄리티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퀄리티가 높지 않은 콘텐츠도 전문 스튜디오가 제작 한 프로그램에 버금가는 재미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저번 분기에 신규 가입자 성장이 둔화했습니다.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판별하는 것이 앞으로의 장기적인 트렌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힌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비효과

그러나, 아마존에게 이러한 미지수의 영향은 매우 작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번 MGM 인수는 아마존에 재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에도 MGM 컨텐츠를 아마존 프라임 혜택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미디어 사업을 전업으로 하고 있는, 넷플릭스, 디즈니 그리고 HBO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에 큰 압력을 줄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마존이 MGM 인수에서 큰 성공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아마존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미 UGC 등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에게 있어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본 글의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벤처투자가 김영록입니다. 한국에서 자랐고, 일본에서 20대를 보냈으며, 30대인 지금은 실리콘밸리에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람, 정보, 그리고 자금을 연결하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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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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