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vs 윙, 드론 비즈니스 '희비 쌍곡선'

미국의 세계적 IT 공룡 아마존의 ‘프라임에어’ 사업부와 구글의 자매업체 ‘윙’은 드론 비즈니스를 위해 테스트를 한 지 수년 째가 된다. 하지만 두 IT공룡의 드론 비즈니스는 그야말로 희비 쌍곡선을 달리고 있다.

2018년까지 드론 배송을 하겠다는 이커머스 제왕 아마존에게서는 프라임에어 사업 내부 분열 소식만이 전해지고 있다. 아직 미국 내 서비스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반면 알파벳 자회사이자 구글 자매업체 윙은 미국 등 3개국에서 10만건 드론 배송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등 착착 성공 사례를 쌓아가고 있다. 윙은 지난해 1만잔의 커피와 1200개의 로스트 치킨을 배달했다.

타산지석이라고 했던가. 잘되는 집은 잘되는 대로, 안되는 집은 안되는 대로 이유가 있는 법이다. 국내 드론 비즈니스에서도 나름대로 참고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윙의 드론 비즈니스 성공에는 배송 최적화 드론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의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 드론 사업의 부진은 과도한 실적주의와 조직관리 상의 문제로 요약된다.

최근 알려진 아마존 프라임 에어와 알파벳의 자회사 윙의 드론 비즈니스 사업부의 사정을 들여다 봤다.

▲아마존 프라임에어(왼쪽)의 드론 배송 사업은 지지부진하고 있지만 구글 윙(오른쪽)은 선전하고 있다. (사진=아마존, 윙)

아마존 프라임이 추락하는 이유는?

온라인 유통 거인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절호의 드론 활용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영국 와이어드는 이달초 ‘아마존 드론 꿈의 붕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영국 아마존 프라임에어는 일반 직원은 물론 연구개발 직원까지 이탈하면서 사업이 분열과 혼란 속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본사가 있는 미국은 아직 프라임에어 배송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아마존이 영국 프라임에어 드론 배달팀 직원 100명 이상을 해고하면서 배송팀을 없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사업부의 목표는 아마존 드론 배송을 현실화하는 것이었다. 영국 아마존 프라임에어팀은 2016년부터 드론 배달 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전직 프라임 에어 직원들은 2019년부터 사업부가 해체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직원들이 계속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 전직 직원은 한 달 동안 세 명의 매니저가 왔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와이어드가 만난 프라임에어 출신 직원은 이 프로젝트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들은 드론에 대한 기술적 지식이 전혀 없는 매니저들이 아마존의 다른 사업부로부터 영입되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영국 프라임에어에 아직 직원이 있다고 밝혔지만 인원수를 밝히지는 않았다.) 앞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프라임에어 직원들이 아마존의 다른 어떤 사업부 보다 빠른 속도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전 직원은 와이어드에 “아마존은 너무 많은 것을 쌓아 놓아서 모든 것이 내부에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담당자들을 투입했고 지나치게 많이 판매했다. 이 모든 것은 과다 판매였고 지켜질 수 없는 많은 약속들이었다”고 말했다. 한 직원은 사기가 저하된 기간 중 어느 월요일 아침에 동료가 캔맥주를 마시는 것을 봤다고도 말했다. 또한 직원들은 단기 계약과 업무 잉여 속에 사업부가 점진적으로 축소됨에 따라 코스타리카에서 대체 인력을 교육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는 지난해 8월 자사 드론에 대한 FAA 인증을 받았지만 아직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사진=아마존)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11월 프라임에어가 수십 명의 연구개발(R&D) 및 제조 인력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전 직원들은 회사가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바꾸고 있으며, 몇 달마다 익명의 미국인 임원이 아마존 본사에서 와서 팀을 위해 피자를 사준 다음 업무량을 두 배로 늘린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8월 미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드론 비행 허가를 받았다. 당시 데이비드 카본 아마존 프라임에어 부사장은 이것이 “아마존의 목표인 30분 드론 배송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 2013년 CBS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까지 아마존 드론이 배달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드론 배송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내부 분열상만 드러나고 있다.

월마트의 드론 배송 사업과 대비

아마존의 시작도 못한 드론 배송 사업은 지난 2015년 드론 배송 사업을 처음 시작한 거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움직임과도 대비된다.

월마트는 이미 전문 드론업체 드론업과 함께 가정용 코로나19 자가 수거 키트 배송을 시도했으며, 이젠 본사가 있는 아칸소주 벤톤빌 매장에서부터 다른 제품에 대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한다. 향후 수개월간 시험을 시작한다.

월마트는 미국 인구의 90%가 자사 4700개 매장에서 16km 이내에 위치하고 있어 드론 배송을 실행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게다가 월마트는 이미 자사 배달 플랫폼 ‘고로컬(GoLocal)’을 이용해 여러 국가 및 기업 고객과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엄선된 신규 가맹점 파트너를 수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거인 월마트가 이달부터 본사 아칸소주 벤튼빌에서 드론 배송을 시작한다. (사진=아마존)

잘나가는 알파벳 드론 자회사 ‘윙’

알파벳 자회사이자 구글 자매회사인 윙은 선전중이다. 윙은 지난 2014년 테스트를 거쳐 2019년부터 호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알파벳 실험연구부문에 속했던 이 서비스는 상용화에 성공한 듯 보인다.

CNBC는 알파벳의 드론 배달 서비스 사업부 윙이 몇 일 안에 드론으로 10만 건을 배달하는 대기록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윙은 현재 미국, 핀란드, 호주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 안에 새로운 도시와 파트너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윙은 호주 교외 지역 드론 배달 서비스 사업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아직 그 효용성을 입증하지 못한 드론 기술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로 여겨진다.

CNBC는 윙이 커피전문점과 미국 드럭스토어 월그린(Walgreens) 등 전 세계 30개 이상의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윙은 버지니아 교육청과 제휴해 도서관 책을 배달했다. 윙은 2019년 FAA로부터 처음으로 드론 배송업체로 허가 받았다. 이후 윙은 월그린과 함께 음식, 음료,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의약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이어 페덱스와 함께 시범 서비스도 선보였다.

▲윙은 호주 로건에서 5만 건 이상의 윙 배송을 했다. 윙은 현재 호주, 미국, 핀란드 3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윙의 드론들은 아침에 가장 먼저 자율성 테스트를 받는다. (사진=윙)

윙의 성공은 드론 배달의 미래가 교외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윙의 가장 큰 성공 중 하나로 호주 로건(Logan)에서의 사업이 꼽힌다. 브리즈번 교외에서 총 5만 건 이상의 배송이 이루어졌다. 로건에는 약 30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윙의 서비스는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윙 앱을 다운로드해 커피, 식료품, 초밥, 케이크, 애완동물 사료, 운동복 등 소량의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주문에서 배달까지는 보통 10분 이내에 이루어지며, 윙의 최고 배달 기록은 2분 47초였다.

조너선 베이스 윙 대변인은 호주 로건에서의 윙 서비스 확장에 대해 “지역 사회가 수용할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 로건과 같은 규모의 도시가 수백 개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뉴올리언스, 영국의 맨체스터 또는 이탈리아의 피렌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 50만 명 이하의 도시에 20억 명 이상이 살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윙은 더 큰 도시에서도 운영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윙의 드론은 고정익 항공기와 헬리콥터같은 공중선회 방식 모두를 사용한다. 아마존의 배달 드론과 달리 착륙할 필요도 없다. 윙의 드론은 제 위치로 날아와 7m 높이까지 내려간 뒤 짐꾸러미를 줄에 내려 자동으로 땅에 놓는다. 와이어드는 최근 영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마존의 배달 드론 프로그램의 도전과제로 드론이 지상에 물리적으로 착륙해야 할 필요성을 꼽기도 했다.

일단 드론 배달 성공시킨 윙에게도 고민은 있다

하지만 모든 드론 전달 방식은 고객 기반을 제한할 수 있다. 인구밀집지역에서는 고객이 자신의 집 위치에서 물품을 배달할 장소를 지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베이스 윙 대변인은 “예를 들어 윙 이용자들은 배달을 받기 위해 나무, 송전선, 기타 장애물이 없는 작은 지역, 일반적으로 앞뜰, 뒷마당, 진입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윙의 드론이 줄에 매달린 배송물품을 땅에 내려놓는 방식으로 물품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윙)

문제는 이런 공간이 베이스가 말했던 이탈리아 플로렌스를 포함한 많은 도시 주민들에게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하나는 드론 배달의 경제성이 더 큰 규모로 실현될 지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베이스는 윙의 잠재적 수익성에 대해 “극도로 낙관적”이라며 “기존 지상 배송 방식보다 드론 배송이 확장이 훨씬 저렴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성장과 수익을 통해 입증될 필요가 있다.

현재 드론 배송은 아직 초기 단계다. 향후 누가 앞서게 될지 모르지만 고객들이 선제적으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더 익숙해지게 된다는 것만은 자명하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인터뷰] 윤거성 펄스애드 대표 “셀러의 광고 효율을 높여주는 글로벌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설립 직후 시드 투자 유치에 이어 아마존 광고 기술 분야 파트너 선정, 이어진 CJ ENM으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 팁스 선정 등이 모두 지난 몇 개월 사이에 펄스애드가 이뤄낸 일들이다.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펄스애드의 전략과 무기, 다가오는 새해의 계획은 무엇일까? 오는 28일 개최되는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5(DMI 2025)’에서 ‘리테일 미디어의 성장과 브랜드의 채널 전략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앞둔 윤거성 대표를 만나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2024 빅테크 성적표’ AI 지출과 기업 점유율 보기

올해 빅테크의 AI에 대한 기업지출이 올해 500% 급증해 약 19조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AI 시장의 선두에 있었던 오픈AI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0%에서 올해 34%로 줄어들었으며, 이는 경쟁사인 앤트로픽의 챗봇 모델 클로드 3.5의 활약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부터 암호화폐까지 ‘트럼프 2기’ 변화할 핵심 ‘기술 정책’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면 의심할 여지 없이 기술 분야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철학과 함께, 규제보다 혁신에 기반한 그의 행정부 정책은 AI, 사이버 보안 및 기타 핵심 기술 정책 분야의 글로벌 역학을 크게 바꾸면서 급속한 기술 발전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받은 킬러 위성이 등장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1977)에 등장한 ‘데스스타’(죽음의 별)는 가상의 우주 정거장이자 슈퍼무기다. 이 영화에 영감을 받은 중국 과학자들이 실제로 ‘데스 스타’를 만들었다.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받은 이 무기는 마이크로파 빔을 집중시켜 적의 위성을 쓸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