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개최된 ‘아시아의 한국인 2022’ 콘퍼런스가 일본을 비롯해 인도,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인 창업가의 노하우를 소개하는 자리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네이버D2SF’에서 열린 이번 콘퍼런스는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스타트업 창업가,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의 고민을 다양한 우여곡절을 거쳐 아시아 시장 진출에 성공한 창업가의 경험담을 통해 풀어가는 자리로, 올해 4회째를 맞이했다.
특히 올해 행사의 경우 K팝 음원을 소재로 일본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리듬 게임 ‘슈퍼스타’ 시리즈를 개발한 달콤소프트의 최대헌 일본지사장, K뷰티 브랜드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리메세코스메틱의 한득천 대표,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핀테크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핀투비의 공동창업자 이원득 CFO가 참여한 창업가 세션이 주목 받았다. 테크42는 이 창업가들의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를 세 편에 걸쳐 소개한다.
경험으로 깨달은 ‘모바일 게임의 성공 방정식’
최대헌 달콤소프트 일본지사장과 일본의 인연은 2009년 유학생으로 나고야대학 물리화학 대학원에 입학하며 시작됐다. 졸업 후 최 지사장은 독일계 화학회사인 BASF의 일본 법인에 입사를 해 기술영업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2년여 간 화장품 원료를소개하고 판매하는 일을 했지만, 큰 재미를 붙이지는 못했다고 한다. 전환점이 된 것은 일본 게임 제작사인 포노스에서 자사 히트작인 ‘냥코대전쟁’의 한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되면서부터다.
“포노스 입사 당시 ‘냥코대전쟁’은 일본어 버전이 유일했어요. 그것을 영어, 한국어, 대만 번체 버전으로 로컬라이제이션하고 현지에 직접 서비스하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모바일 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깨닫게 됐죠.”
이날 K팝 리듬게임의 일본시장 진출기’라는 주제로 최 지사장이 이야기한 ‘모바일 게임의 성공 방정식’의 첫 번째는 ‘재미’였다. 게임인 이상 일단 재미가 우선돼야 하고 유저들의 리텐션(Retention)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 지사장은 “유저들이 플레이 하는 시간이 길어짐으로서 성과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꼽은 성공 방정식은 ‘마켓 핏(Market Fit)’dl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게임들이 앱마켓에 출시되는 상황에서 게임을 출시하는 타이밍과 유저를 끌어드리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최 지사장은 “좋은 게임이고 출시 타이밍도 괜찮았지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임들이 많다”며 세 번째 방정식으로 ‘꾸준한 업데이트, 유저와의 소통’을 꼽았다. 특히 최 지사장은 “결과적으로는 게임을 만들고 운영하는 좋은 팀이 있어야 된다는 말”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멤버들이 이탈 없이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생성해 나간다면 정말 많은 유저들에 오랫동안 사람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세 가지 요소를 만족시키는 게임들이 상업적으로도 마켓에서 성공할 수 있죠. 앞서 제가 담당했던 냥코대전쟁도 정말 그런 게임이었고 그 덕분에 좋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죠.
그렇게 ‘냥코대전쟁’ 해외서비스 총괄은 맡은 최 지사장은 성공적으로 한국 출시를 진행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포노스에서 퍼블리싱 조직 ‘엔트로피 스튜디오’의 조직장을 맡아 조직 세팅과 사업 총괄 역할을 맡으며 다수의 게임 타이틀의 퍼블리싱을 총괄하는 경험을 쌓았다. 달콤소프트의 ‘슈퍼스타’ 시리즈 역시 최 지사장이 일본 내 서비스한 게임 중 하나였다.
“처음 ‘슈퍼스타 SMTOWN’을 소개받고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죠.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요소 중 좋은 팀은 이미 갖춰져 있어 문제가 없었고, 그래서 우선은 ‘슈퍼스타 SMTOWN’이 정말 좋은 게임인지, 마켓 핏이 잘 맞는지를 검토했죠. 리텐션도 좋았고, UI, UX 적인 부분도 세련되게 잘 만들어져서 좋았습니다. 문제는 일본 시장에 마켓 핏이 맞느냐였죠. 특정 아티스트의 팬층을 타깃으로 하다보니 마켓 자체가 크지 않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당시 달콤소프트는 슈퍼스타 타이틀을 바탕으로 아티스트를 늘려간다는 계획이 있어서 확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최 지사장은 ‘슈퍼스타 SMTOWN’을 비롯해 BTS, 아이즈원, JYP네이션 등의 시리즈를 연이어 퍼블리싱해 일본 시장에 선보였고 일본 앱마켓 다운로드 상위에 랭크되는 성과를 이어갔다. 그러는 사이 상황은 조금씩 변화했다.
“슈퍼스타BTS 서비스를 종료하는 즈음 사업적으로 매출 등이 축소되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포노스에서도 퍼블리싱 사업을 축호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고요. 반면 달콤소프트는 미국 지사를 세우고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상황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저는 달콤소프트 재팬을 설립을 결심하게 됐어요.”
일본 시장 진출, 신뢰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최 지사장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달콤소프트 재팬의 설립 동기와 경험에서 비롯된 일본 시장 공략법으로 이어졌다. 일본에서 ‘사랑의불시착’ ‘이태원 클라쓰’가 중심이 된 3차 한류붐을 언급한 최 지사장은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스타트업에게 당부하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신뢰’를 말했다.
“제가 한일 양국 회사에서 비즈니스를진행하며 결국 일본에서 성공하는 포인트로 말하는 것은 ‘신뢰 관계를 잘 쌓아 놓는 것’ 입니다. 한국에서 신뢰를 쌓아간다고 표현하잖아요. 일본에서도 정말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신뢰 관계를 쌓는데도 세 가지 필요한 사항이 있는데, 첫 번째는 실적, 레퍼런스 등을 잘 챙겨야 한다는 점이에요. 일본에서 파트너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실적이 있느냐’ 거든요. 우선은 한국에서 실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게 없다면 현지에서 평판이 좋은 파트너를 통해 소개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 지사장이 말하는 두 번째 신뢰 형성의 조건은 ‘회사와 회사를 대표하는 담당자 간의 신뢰 관계’다. 이를 형성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언어’다. 최 지사장은 “첫 미팅 등 중요한 미팅에서 한국 쪽 담당자가 일본어도 못하고 통역사 역시 해당 분야에 이해도가 없는 사람을 데려간다면 믿음을 줄 수 없다”며 “그런 사소한 부분을 잘 챙겨가며 상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세 번째 신뢰 형성 조건 설명과 함께 발표를 마쳤다.
“마지막으로는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거예요.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부분도 많지만, 일을 추진하는 속도나 계약서 양식, 메일을 주고 받는 방식 등은 큰 차이가 있거든요. 그런 방식을 서로 이해시키고 납득 시키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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