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집중모드의 UX, 힉의 법칙과 컨텍스트 디자인

몇 달 전, 내 아이폰이 벽돌로 변해버린 대참사가 있었는데.. 눈물을 머금고 초기화시키면서 iOS 15로 자동 업데이트되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iOS 15의 새로운 기능들.

그중에서도 집중모드라는 기능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마침 관련 아티클이 있어 함께 공유해보려고 한다. 아티클에서는 아이폰의 집중모드 기능을 통해 힉의 법칙(Hick's Law)과 컨텍스트 디자인(Context Design)을 설명하고, 이를 고려한 사용자 경험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https://uxdesign.cc/iphones-focus-features-and-hick-s-law-a-context-first-design-approach-d99b6ae2bdde

아이폰의 집중모드 기능?

2021년 9월에 애플은 iOS 15 업데이트와 함께 집중모드(Focus)라는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집중모드는 사용자가 집중하고 싶은 것에 따라 알림과 앱을 필터링하는 기능이다.

"Focus is a new feature that filters notifications and apps based on what a user wants to focus on."

애플은 이런 집중모드 기능을 왜 만들었을까?

다운 받은 앱들을 보기 좋게 정리해두는 사람들도 물론 많겠지만 나만 하더라도 정리는커녕 이곳저곳에 빨갛게 뜬, 제대로 시선 강탈하는 노티 표시마저 지우지 않는다.내 아이폰 바탕화면 …

이런 바탕화면의 아이폰을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도 켤 것이다. 그리고 이 바탕화면을 보면서 아, 방금 뭘 하려고 했더라?… 아, 그 앱이 왜 안보이지? 하는 경험을 적지 않게 한다. 복잡한 바탕화면이 인지부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힉의 법칙(Hick’s Law)

힉의 법칙은 UX와 관련해 유명한 심리학 원리 중 하나다. 힉의 법칙에 따르면, 사용자에게 주어진 선택지의 수나 복잡성이 늘어나면 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고 한다.힉의 법칙 그래프

단순히 선택 옵션이 많아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주의가 분산되어 중요한 것을 찾지 못하게 되거나 필요로 하는 것에 쉽게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지부하를 조금이나마 감소시키기 위해 비슷한 성격의 앱을 묶을 수 있는 그룹핑 기능이 있는 것이다.사용자가 수동으로 앱을 그룹핑하거나 앱 보관함에서 자동 추천 그룹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앞서 말했듯 나처럼 일일이 앱을 정리하길 귀찮아하는 사람들도 있을뿐더러 결국 선택지의 수는 그대로... 원하는 앱까지 도달하는 뎁스(Depth)만 늘어난 꼴일 수 있다.

아이폰의 솔루션,

컨텍스트 디자인 (Context Design)

아이폰은 복잡한 바탕화면에서 사용자가 느끼는 인지부하를 덜기 위해 원초적으로 단순히 앱을 그룹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사용 맥락을 고려하는 컨텍스트 디자인(Context Design) 방법을 사용했다.

컨텍스트 디자인이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누가(Who), 어디서(Where), 어떻게(How) 사용하는지 전체적인 사용 맥락을 파악하여 해당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방법론이다. 누가(Who)는 사용자의 객관적인 프로필뿐만 아니라 페인 포인트, 니즈, 만족도, 그리고 누구와 함께(With Whom) 등을 자세히 분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체 사용 맥락을 토대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다.컨텍스트 디자인을 위한 요소

아이폰 집중모드 기능을 통해 컨텍스트 디자인을 자세히 살펴보자.

"오로지 관련 앱만 표시한다(Only display relevant apps)"라는 카피를 가진 아이폰의 집중모드는 컨텍스트 디자인이 잘 적용된 기능이다. 카피에서도 유추해볼 수 있듯이 유저의 아이폰 사용 맥락에 맞추어 관련 앱만을 바탕화면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가령, 내가 일의 효율을 위해 "업무" 중이라는 사용 맥락에 맞추어 아이폰을 세팅하고 싶다고 하자.

그러면 회사 동료들과 업무 관련된 사람에게만 수신을 받을 수 있도록, 메일이나 슬랙, 노션과 같이 생산성 관련 앱의 알림만을 받을 수 있도록 업무 집중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업무 집중 모드일 때는 관련 앱만 보이게 바탕화면을 설정할 수도 있고 업무 집중 모드를 자동으로 활성화시킬 시간대, 위치 정보를 설정해 놓을 수도 있다.

이렇게 세팅하고 나서 내가 아침 9시경에 회사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업무 집중 모드가 활성화되면서 업무 효율과 생산성에 최적화된 아이폰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업무 집중 모드 활성화

순서대로 내 아이폰의 초기 바탕화면 >  앱 그룹핑으로 정리했을 때 > 업무 집중 모드가 활성화됐을 때의 모습이다. 인지부하가 확 줄어드는 것이 느껴진다. 

업무뿐만 아니라 게임, 독서, 마음 챙기기, 운전, 피트니스 등 다양한 사용 맥락을 위한 집중 모드를 지원하니 아이폰의 컨텍스트 디자인, 직접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  

본 글의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연

jungyeonle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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