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충전기 바꿔라” EU, 충전 단자 단일화… 애플 정조준

[AI요약] 유럽연합(EU)이 유럽에서 출시되는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단일 충전 단자를 사용할 것을 강제한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 중 유일하게 자체 커넥터를 사용해 왔던 애플이 앞으로 출시할 아이폰의 충전 전자를 전면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EU와 미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환경오염과 소비자 불편을 근거로 전자기기 충전 단자 단일화 전략이 촉구돼 왔다.

EU의 전자기기 충전 단자 단일화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그동안 자체 충전 커넥터를 사용해 왔던 애플의 아이폰 충전기도 앞으로 전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애플)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대부분 전자기기의 충전 단자를 단일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앞으로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 충전기도 전면 교체될 전망이다.

최근 유럽 의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며 통과한 전자기기 개혁안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시행되는 것으로, 전자제품 공급업체가 휴대폰 및 태블릿과 같은 전자기기에 단일 충전 단자를 사용할 것을 강제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번 EU의 전자기기 충전 단자 단일화 법안 통과에 따라 2024년 말부터 유럽에 출시되는 중·소형 전자제품은 EU의 새로운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여기에는 휴대폰 외에도 충전식 카메라, 헤드폰, 휴대용 스피커, 비디오게임 콘솔 등 총 13가지 범주의 전자기기가 포함돼 있다. 노트북과 같이 큰 전자기기는 2026년부터 해당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자기기에 ‘USB-C 충전 단자 표준’을 사용할 것으로 강제하고 있다. 이미 USB-C 타입의 충전 단자를 사용 중인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애플은 다르다. 애플은 그동안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중 유일하게 자체 규격인 '라이트닝(Lightning) 커넥터'를 사용해 왔다. 애플은 EU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혁신을 저해하고 수많은 전자제품 폐기물을 생성할 것이라고 비판한바 있다.

EU 의회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판매된 휴대폰 충전 커넥터에 애플 아이폰의 라이트닝 커넥터가 18%, USB-C 커넥터가 44%, Micro-B로 알려진 구형 USB 커넥터가 38%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 (사진=애플)

외신은 EU의 이번 법안이 고집스럽게 라이트닝 커넥터 같은 독점 충전 단자를 사용하는 애플의 기업 방침을 종결시킬 것으로 관측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단일 충전 단자로 소비자가 약 2억5000만유로(약 3454억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U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표준 법안의 필요성을 촉발시키고 있다. 올해 초 미국에서는 3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소비자 불편과 환경오염를 지적하며, 전자기기 충전기에 대한 포괄적 전략 개발할 것으로 촉구했다.

기업 방침과는 별개로 유럽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애플은 앞으로 유럽에서 출시할 전자제품에 USB-C 충전 단자를 사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애플은 내년에 USB-C 충전 단자가 있는 아이폰을 선보이기 위해 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은 EU 의회에서 찬성 602표, 반대 13표, 기권 8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으며, 유럽이사회의 최종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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