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처음 불거져 나온 일부 아이폰13 시리즈 소유자들의 이른바 ‘보라색 화면(또는 핑크색)’ 버그 문제가 점점더 커져가고 있다.
문제는 뭔가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아이폰 13 시리즈 기기 화면이 보랏빛이나 핑크빛으로 변해 단말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후 애플은 수많은 아이폰 13 시리즈 소유자들이 겪고 있는 ‘보라색 화면’ 버그 문제를 하드웨어(HW) 때문이라며 내부 주기판을 교체한다거나 소프트웨어(SW) 때문이라며 업데이트 해결책을 언급했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갈수록 거세지는 듯 하다.
무엇이 이들을 성나게 했을까. 애플은 과연 어떻게 대응했을까.
애플 서비스 커뮤니티에 포스트를 올린 이들의 글을 보면 애플이 이들의 불만을 모두 보고 있으면서도 불공정한 서비스 태도와 오락가락하는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지 못하는 모습에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지난 석달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길래 애플 충성 고객들이 이처럼 화났을까.
지난해 10월 등장···처음 문제 지적한 2명에겐 새 단말기로 교체
애플 커뮤니티 포럼에 지난해 10월 26일 ‘디파이거(DPigar)’라는 이름의 사용자가 “아이폰 13 프로를 이틀간 사용하다 단말기 화면이 몇 초간 핑크빛으로 변한 뒤 다시 로딩된다. 하루종일 그런다. 그래서 아이폰을 사용할 수 없다. 왜그럴까?”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아이폰13프로가 완전히 보라색 디스플레이로 변한 두 장의 이미지를 첨부해 올렸다.
일부 애플 아이폰 사용자는 ‘분홍색 화면’ 버그 문제를 겪었다.
이 메시지는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다른 아이폰 13 프로 사용자로 이어졌다.
분명 애플은 스크린 뒤에서 이 오작동폰을 대체하는 작업을 했다. 두 메시지에 회사의 댓글이 포스트가 붙었기 때문이다. 애플의 댓글은 “문제가 해결됐다. 단말기 교체(공인 서비스 종료)”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아이폰 13 사용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불평을 터뜨렸지만 그들 모두가 처음 두 사람처럼 애플로부터 대체 단말기를 받을 만큼 운이 좋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구입 2달 만에 분홍색 스크린···기기 가치 떨어뜨리는 주기판 교체 약속으로 고객 불만
애플 커뮤니티 포럼에는 ‘캘리스론(Calithrone)’이란 이름의 아이폰 13 프로 맥스 사용자가 올린 아픈 사연도 함께 올라와 있다.
그는 산 지 두 달도 안된 자신의 고가 단말기가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예상치 않게 켜지기 시작하고 화면이 분홍색으로 변하고 기기가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겪었다.
애플은 이 문제를 주기판 결함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여기서 애플은 실수했다. 단말기 소유자에게 화면을 보관하고 카메라 시스템과 불량 부품을 교체하는 ‘백 시스템 교체’를 약속했다.
이 남자는 애플의 최고급 단말기에 많은 돈을 썼고 이제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재조립한 단말기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기에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칼리스론은 “이 휴대폰은 개통한 지 2개월도 안된 것이기에 애플이 최신 대체 단말기를 제공할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이다”라고 썼다.
애플의 대응이 공정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포스트에 잘 나타난다. 최초의 두 소비자는 단말기 가치를 온전히 유지했지만 그가 백시스템 교체를 하면 단말기 가치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폰13 프로맥스 소유자는 포스트에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아이폰의 내부를 빼내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그리고 내 아이폰은 ‘수리됐다(fixed)’고 표시되기 때문에 앞으로 내 단말기를 팔려고 할 때 기기의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라고 썼다.
당연히 그는 애플을 좋게 평가하지 않았다. 그는 “애플의 고객 관리는 예전만큼 훌륭하지 않다. 나는 지금 주머니 속에 변변한 기기가 없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찾기를 기대하며 프리미엄 기기에 돈을 지불했다. 단말기를 교체해 주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라고 쓰고 있다.
HW 문제라고 해 갔더니 충전과 리셋하고 나니 다시 문제 번복
포럼에는 비슷한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진다.
‘실망한_User8’이란 이름의 포럼 멤버는 구입한 지 불과 6일 만에 자신의 기기에 분홍색 화면이 나타난다는 내용의 긴 포스트를 올렸다.
그는 “애플은 이것이 하드웨어(HW) 기기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단말기 소유자에게 단말기를 가장 가까운 서비스센터로 가져가게 한 후, 입장을 번복해 충전만 한 뒤 이를 집어들게 했다. 충전이 화면 문제를 멈추게 하긴 했지만 일시적인 치료였다. 애플이 단말기를 리셋한 뒤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처음부터 다시 세팅해야 했지만 문제가 전반적으로 다시 시작됐다”고 썼다.
실망한 이 아이폰 소유자는 포스트에서 “애플 스마트폰은 매우 비싸지만 신뢰할 수 없다. 애플을 믿고 오작동하는 단말기에 많은 비용을 지불했지만 사후 판매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서 나와 내 정신건강에 미친 스트레스는 매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커뮤니티 포스트에서 가장 최신 날짜는 올해 1월 16일이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문제임을 의미한다.
중국 매체 마이드라이버스에 따르면 애플은 대부분의 아이폰13 핑크색 화면 버그 문제가 중국에서 발생하자 지난 주말 웨이보를 통해 “시스템이 잠겼을 때 이런 상황(핑크스크린)이 발생했기에 단말기 HW에 관련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변명을 내놓았다.
오락가락···HW문제라더니 이번엔 “SW문제이니 업데이트 하라”?
그런 애플이 이젠 이 것이 소프트웨어(SW) 문제라며 사용자에게 최신 iOS 15.3 베타를 설치하라고 말했다.
애플은 사용자들에게 “앱 버전과 iOS 버전이 호환되지 않아 분홍색 화면 버그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사용자들이 데이터를 백업하고 iOS 베타 SW 프로그램에 가입하고 최신 iOS 15.3 베타 업데이트를 설치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폰아레나는 “iOS 15.3 최신 베타 버전용 체인지리스트는 핑크 스크린 버그에 대한 해결책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해를 넘기도록 아직까지 이 사태의 진상을 밝히지 않았고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애플은 이 문제의 근본으로 돌아가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버그의 영향을 받은 모델을 새로운 단말기로 교체해 주는 것이 애플 커뮤니티 포럼에 등장한 분노한 애플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다른 기업들 입장에서는 버그 사태 발생 후 석달 가까이 지났고 해를 넘겼는데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애플의 이러한 대응자세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가 산 최신 아이폰13 단말기가 이런 현상을 보일 경우 새 단말기로 교체 받을 수나 있을지 걱정스럽다.
그런데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업계 최고의 영업이익을 거둔 천하의 애플이 자사 고객들에게 도대체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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