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룬 프로젝트 불씨 살렸다···풍선대신 레이저로 글로벌 인터넷 재점화

풍선도, 태양광 드론도, 인공위성도 아니다. 이젠 ‘레이저 빔’이다.

알파벳 자회사 ‘X’가 ‘글로벌 인터넷 구축’의 꿈에 다시 불을 댕겼다.

아프리카에서 레이저 빔을 이용한 광대역 인터넷통신 프로젝트인 ‘타라 프로젝트(Project Tarra)’ 시험 서비스에 성공하면서다.

‘X’는 최근 레이저 빔을 사용해 콩고강 사이의 두 도시에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시험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고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풍선방식 ‘룬 프로젝트(Project Loon)’를 포기한다고 발표한 지 8개월 만이다.

▲알파벳 자회사 ‘X’의 ‘타라 프로젝트’ 팀이 아프리카 콩고강 양쪽 도시를 연결하는 레이저빔 방식 광대역 인터넷 통신망 서비스 제공에 성공했다. (사진=X)

폐기된 룬 프로젝트는 원래 모회사인 알파벳에 의해 자체 프로젝트로 분사되기 전 구글에 의해 진행돼 왔다. 룬은 성층권에 띄운 풍선들 간에 레이저를 쏘아 지구상의 사막과 밀림 등 벽오지 지역까지 인터넷으로 연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수년간의 성공적 시험을 거쳤음에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비용 문제로 결국 올해 1월 중단됐다.

풍선을 이용한 룬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지만 연구팀은 룬에 사용하려던 레이저 장비들을 살려내기로 했다.

광섬유 케이블 설치 불가 지역에 레이저빔 인터넷으로

알파벳의 문샷 랩 ‘X’는 이를 시험하기 위해 타라 프로젝트(Project Tarra)를 시작했다.

‘자유 우주 광학 통신(FSOC)’으로 불리는 룬프로젝트용 시스템에서 레이저 빔은 명확한 시야를 확보한 두 지점 간에 20Gbps(1Gbps=초당 10억 비트 전송) 이상의 광대역 링크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타라의 무선 광통신 링크는 자연히 높은 곳에 배치된다. 타라 링크를 서로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타라의 단말기는 레이저빔 통신 링크를 만들기 위해 서로를 검색하고, 상대방 빛의 빔을 감지하고, 악수하듯이 이를 잠궈서 고대역폭 통신연결을 한다.

이 레이저빔 링크 방식은 복잡한 지하 광섬유 케이블 망 구축이 어렵거나, 지상기지국이나 인공위성 인터넷이 끊기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지역을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타라 프로젝트는 레이저빔을 이용, 강으로 가로막힌 4.8km 거리의 두 도시에 20G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했다. (사진=X)

사실 타라 팀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케냐는 물론 인도에 레이저빔 링크를 설치해 가능성을 테스트해 왔다. 마침내 16일 무선 레이저 광 링크로 콩고강을 사이에 둔 브라자빌 시와 킨샤사 시를 20Gbps 인터넷 서비스 통신으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힐 수 있게 됐다.

X의 타라 연구팀이 콩고강 지역을 시험 대상지로 선정한 가장 큰 이유는 깊고 빠르게 흐르는 강으로 인해 생기는 장애물이 있다는 점이었다.

두 도시 간 거리는 4.8km에 불과하지만 인터넷용 광섬유케이블을 가설하려면 콩고 강을 400km 이상 우회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현재 브라자빌-킨샤사의 인터넷 연결 비용은 일반 도시에 비해 5배나 비싸다.

▲수신기에는 전송기의 빛을 감지하고 통신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거울을 자동 조정하는 센서(오른쪽)가 있다. (사진=X)

배리스 어크멘 타라 프로젝트 책임자(엔지니어링 이사)는 “FSOC를 설치한 후 20일 만에 99.9%의 가용성으로 거의 700테라바이트(700TB, 1TB=1조 바이트)의 데이터를 전송했다. 현지 통신 파트너인 에코넷(Econet)과 그 자회사가 사용하는 광섬유 연결을 증강시켰다”고 16일 자신이 쓴 블로그에서 밝혔다.

타라 팀은 “이 지역에 이미 인터넷이 개통돼 있어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주지 않고 기존의 광케이블과 이 레이저 시스템 간 성능 비교 및 데이터 전송 전환까지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종 사용자들이 언제 그들의 통신이 광섬유 케이블 대신 FSOC로 바뀌어 사용했는지 몰랐으며 최종적으로 이것이 구별되지 않는 경험 제공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어크멘 이사는 “타라의 링크가 제공한 700TB의 데이터는 FIFA 월드컵 경기를 HD TV 화질로 27만 번의 시청한 것과 맞먹는 수치다···우리는 미래에 모든 종류의 날씨와 조건에서 완벽한 신뢰성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타라의 링크는 유사한 성능을 계속 제공할 것이며 격오지에 살고 있는 1700만 명의 사람들에게 더 빠르고 저렴한 연결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타라 통신 연결성의 비밀은 미러, 매핑, 그리고 보이지 않는 악수

오랫동안 무선 광통신(WOC)은 안개나 연무 또는 광신호 앞으로 날아가는 새 같은 방해물로 인한 신호 신뢰성 저하 때문에 실행 가능한 옵션으로 고려되지 않아 왔다.

X는 공식 블로그에서 지난 몇 년 간 세 가지 방법으로 이러한 과제를 극복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X는 룬 프로젝트에 사용된 레이저 기술을 타라 프로젝트에 적용해 아프리카 콩고에서의 시범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사진=X)
▲타라 프로젝트 팀은 광섬유케이블에서 소외된 전세계 1700만 명의 격오지 사람들이 이 레이저빔 방식 광대역 인터넷 통신망 서비스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이저빔 통신 서비스 컨셉. (사진=X)

첫째는 목표물 정밀 빔 조준(포인팅) 및 추적 능력이다.

타라 팀은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젓가락 폭에 불과한 레이저빔을 10km 떨어진 곳에서 폭 5cm의 목표물에 정확히 맞출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신호와 정확도로 연결했다. 지난 몇 년 동안 타라 프로젝트팀은 수신기가 송신기에서 나오는 빛을 감지해 잠글 수 있도록 했고 빔이 흔들리는 경우에도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거울을 자동으로 조정토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대기 감지, 미러 제어 및 동작 감지 기능을 개선했다. 타라 프로젝트 팀은 이 시스템이 +/-5도 원뿔 범위 안에서 스스로 조정되며, 어떤 이유로든 고장이 날 경우 기술자를 내보내기 전에 원격 제어로 연결부 연결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둘째는 환경 속 변화(기후 동물 및 다른 장애물 등)에 대한 기기 원상 회복력이다.

물리적인 세계에서의 험난한 기술 운영 현실은 외부 환경 변화에 자동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타라 팀은 인도에 타라 프로젝트 링크 송수신 단말기를 설치했을 때 원숭이들이 이를 밀치는 경우와 같은 상황을 겪기도 했다. 또한 전송되는 레이저 전력의 양이나 비트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자동 조정케 함으로써 링크의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러한 기술들이 더 나은 레이저빔 조준 및 추적 기능과 결합됐다. 타라 팀에 따르면 레이저빔이 안개, 가랑비, 또는 새(또는 호기심 많은 원숭이)의 영향을 받았을 때 서비스 중단이 되는 상황은 볼 수 없었다.

셋째는 네트워크 계획 도구를 개발해 타라 통신 링크를 적용하는 점이다.

▲타라 프로젝트가 적성한 전세계 무선 광대역 통신(WOC)의 가용성 비율을 보여주는 지도. (사진=X)

타라의 레이저빔 링크 구축을 위한 이상적인 날씨 조건을 갖춘 많은 장소들이 세계 곳곳에 있다. 날씨와 같은 요소를 기반으로 WOC 가용성을 추정하는 네트워크 계획 도구를 개발해 타라 링크를 최적의 장소에 설치할 수 있게 했다. 아래 지도는 전체적으로 WOC 성능에 대한 가시성 조건을 보여준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연간 99% 이상의 가용성을 기대할 수 있는 유망한 지역을 나타낸다.

타라 프로젝트 팀은 이같은 추적 정확도 향상, 자동화된 환경 대응 및 계획 도구 개선으로 타라 링크가 광섬유케이블을 가설하기 힘든 장소에 안정적인 고속 대역폭을 제공하고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는 지역을 연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시범 사업 성공으로 ‘X’는 원격 지역을 연결하고 인터넷에 보다 안정적이고, 이상적으로, 보다 저렴하게 액세스할 수 있는 툴이 적어도 하나 더 있음을 증명했다.

X의 새로운 문샷 프로젝트인 ‘타라 프로젝트’의 성과를 기대해 본다. 스타링크와의 선의의 경쟁과 함께.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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