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기술발전소로 만들어준 ‘이것’이 혼란스럽다

‘애플의 제품 카탈로그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즉, 너무 많은 아이패드, 아이폰, 그리고 애플워치 때문이다.’

애플이 자사를 ‘기술 발전소’로 만들어 주었던 ‘단순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IT 전문사이트 더버지의 제품 리뷰어(평가자)인 빅토리아 송은 최근 자신이 쓰던 아이패드6를 올해 나온 최신 아이패드 10으로 바꾸려 했다가 여전히 구매하지 못한 과정과 이유를 소개했다. 그녀는 애플 제품군이 10년 전에는 안그랬는데 이젠 단순성을 잃었다고 일침을 가하면서 10년전 팀 쿡 애플 CEO 인터뷰 내용까지 소환했다. 제품군 단순성이 사라진 것 외에 그녀를 혼란시킨 것에는 가격 문제도 들어가 있는 듯 싶다. 아이패드10은 전작보다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 아이펜슬을 사용하기 위해 새로이 어댑터까지 구입해야 하는 것도 싫다고 쓰고 있다. 그녀가 구형 아이패드6를 최신 아이패드로 개비하려 했지만 아직 구매를 결정하지 못한 과정 이야기는 애플이 그동안 말해오던 ‘단순함’을 유지하고 있는지 다시한번 생각케 한다. 최근 수년간 애플이 어느새 모델을 크게 늘려 온 것은 누구나 느끼고, 알고 있다. 그녀의 글을 통해 ▲더 이상 단순하지만은 않은 애플 모델군 ▲아이패드10의 (지난해 대비)높은 가격 인상 ▲유럽 USB-C 표준 강제 조치에 대비한 애플의 라이트닝 포트 부분 포기 등 행간에 숨은 얘기를 읽을 수 있다. 그녀의 글에 제목을 붙이고 관련 내용 설명을 추가해 소개한다.

6세대 아이패드를 좀더 가벼운 것으로 구하려 했는데

2018년 출시된 6세대 아이패드미니. (사진=폰DB)

“지난 주에 나는 새 아이패드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6세대 아이패드는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무겁다는 것 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아이패드6세대는 2018년 11월에 출시됐고 9.7인치형이며 가격은 329달러였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침대에서 내 바보 같은 드라마를 보는 것이고 내가 잠든 동안 내 이마를 때렸을 때 덜 아팠으면 좋겠다.

아이폰 화면이 너무 작고 랩톱이 너무 큰(특히 휴가철) 단순한 작업에는 더 빠른 태블릿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게다가 4년(*아이패드6가 나온 지 4년)은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당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보다 약간 더 빠른 (그리고 아마도 더 컬러풀한) 버전일 때 기다릴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이다.

구매하려고 애플 웹사이트에 들어가니

올해 나온 아이패드10. (사진=애플)

나는 애플 웹 사이트로 이동했다.

9세대 아이패드(*아이패드9. 9.7인치. 2021년 출시. 329달러)와 10세대 아이패드(2022년 출시, 449달러)가 있었다.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도 있었다. 나는 프로는 아니지만, 11인치와 12.9인치 두 가지 프로 모델이 있었다.

나는 기기 리뷰어이기에 다른 몇몇 기기 리뷰어를 알고 있고, 내가 새로운 아이패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당신은 내가 이걸 해결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아니었다.

내 동료인 모니카 친이 잘 말했듯이, 새 아이패드는 말이 되지 않는다.

엔트리 레벨에 진입하기엔 449달러(*10세대 10.9인치 아이패드 가격. 국내에서는 67만9000원부터.)는 너무 비싸다.

특히 내 편집자인 댄 세이퍼트가 자신의 리뷰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아이패드에어는 쉽게 할인판매(세일)되는 게 발견된다. 게다가 나는 단지 내 아날로그 캘리그라피 취미를 디지털화하려고 바보같은 USB-C와 라이트닝 펜슬을 연결하는 어댑터를 사지 않을 것이다. (*10세대 아이패드10 구매자가 사용할 아이펜슬은 7년 전 나온 구형 모델 그대로 정가 14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한편 아이패드10에서는 라이트닝 포트가 USB-C포트로 바뀌었기에 어댑터를 구입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대략 1만2000원에 판매된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4년부터 공통 충전기로 USB-C 포트를 표준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한다.)

애플 아이패드 펜슬. (사진=애플)

그리고 만약 내가 정말로 가격에 대해 그렇게 걱정했다면, 아이패드 프로를 정당화할 방법은 없었다.

어쨌든 좋다. 나는 더 빠르고, 가볍고, 훨씬 더 화려한 아이패드를 원했다. 그것은 아이패드 에어 또는 아이패드 미니를 남겼다.

나는 지금 보라색 시대에 있다-보라색 아이폰, 보라색 비츠 핏 프로, 보라색 백팩, 보라색 물병, 그리고 보라색 키보드 등을 쓰고 있다.

내겐 보라색 아이패드 에어나 아이패드 미니면 될 것 같다. 두 모델 모두 10세대 아이패드보다 더 비싸다는 점만 빼고.

그 시점에서 9세대 아이패드는 6세대 아이패드에 비해 그다지 큰 변화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올해 아이폰 업그레이드도 고민

아이폰 14 시리즈. (사진=애플)

올해 아이폰 업그레이드 때도 같은 문제가 있었다. 아이폰 14 모델은 4개였다.

나는 빙빙 돌았다. 결국 하나를 샀을 때 아이폰이 하나였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꼈다.

올해 나온 애플워치 3대 때문에 머리를 쥐어뜯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모두 검토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추가로 울트라 테스트를 하고 있다.

애플 포트폴리오의 매력은 단순함이었는데

2012년 발표된 아이패드 미니. (사진=애플)

10년 전이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2012년 11월 4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미니가 출시됐다.)

배나무에는 아이폰 7개, 아이패드 6개, 맥북 5개, 애플워치 3개, 에어팟 3개, 홈팟 1개나 있지는 않았다. (맥도 몇 개 더 있다.)

안드로이드와 윈도에는 항상 훨씬 더 많은 선택권이 있었다. 애플의 포트폴리오의 모든 매력은 단순함이었다.

팀쿡의 10년전 인터뷰로 돌아가보면

팀 쿡은 10년 전 아이폰2개 아이패드2개 맥 몇 개가 전부였고 이걸 자랑했지만 이젠 너무 많아졌다. 사진은 WWDC2012에서 기조연설하는 팀 쿡. (사진=위키피디아)

사실 팀 쿡은 지난 2012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만드는 거의 모든 제품을 이 테이블에 놓을 수 있다.

내 말은, 여러분이 정말로 그것을 본다면 우리는 4개의 아이팟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두 개의 메인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아이패드가 두 개 있고, 맥이 몇 개 있다.

바로 그거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미친 듯이 논쟁하고 토론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단지 몇 가지 훌륭한 것들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말 좋고 정말 재미있을 많은 것들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우리의 기본 원칙의 일부이며, 우리는 단지 몇 가지 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일들만 할 것이다.”

그 단순함이 내가 애초에 귀찮더라도 애플 제품으로 바꾸려고 했던 이유였다. 비록 애플의 고압적임(솜씨없음)에 내 몸의 털이 곤두서더라도 나는 그것이 내 작업 흐름을 합리화하고 내 삶을 더 쉽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참았다. 나는 제품 시즌마다 많은 조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유일한 질문은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까, 아니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할까?”였다.

애플이 조만간 카탈로그(내용물)를 축소할 것 같지는 않다.

이것은 내가 이 업그레이드된 계산법에 익숙해지거나 녹색 거품으로서의 삶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쨌든, 저는 여러분이 더 이상 모든 애플 제품을 한 테이블에 놓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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