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한국 서비스 D-1, 간편결제 시장 지각변동?

[AI요약]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내일 공식적으로 한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 애플페이 도입을 시작으로 그간 열세였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출시 초기 현대카드 이용자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의 저조한 보급률(5%)은 애플이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내일 공식적으로 한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 (이미지=픽사베이)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내일 공식적으로 한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 삼성전자의 본진인 한국 시장에서 애플은 그간 간편결제서비스 도입이 늦어지며 시장 점유율 열세인 상황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번 애플페이 도입을 시작으로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최근 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에서 내 놓은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의 76.9%가 애플페이 도입 시 ‘이용하겠다’고 답변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를 두고 선택할 때 기준 중 하나가 간편결제 서비스 적용 유무였다는 점에서 애플은 이번 애플페이 서비스 시작은 아이폰 이용자를 늘리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설문에서 기존 갤럭시 이용자를 대상으로 ‘애플페이 도입 시 아이폰으로 바꿔 사용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5.9%가 ‘바꾸지 않겠다’고 답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도입 초기 현대카드 이용자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의 저조한 보급률(5%) 등은 애플이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4년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애플페이, 글로벌 위상은 남달라

ⓒapple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통해 사용이 가능한 애플페이가 21일 한국 시장에서 공식 서비스된다. (이미지=애플)

애플페이는 2014년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며 ‘지갑 없는 모바일 간편 시장’을 열었다. 이후 현재까지 약 70여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결제 규모 면에서 글로벌 1위인 ‘비자(Visa)’dp 이어 2위를 기록(2022년 기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시장의 경우는 예외였다. 애플페이 출시 이듬해인 2015년 삼성전자가 세계최초로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와 NFC를 동시에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핀테크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결제 수수료 무료 정책도 빠른 시장 점유율 확대 요인이었다.

반면 애플페이는 결제 수수료 문제, 유독 한국 시장에서 저조한 NFC 방식 결제 단말기 보급률에 발목이 잡혀 소문만 무성한 채로 기약없이 출시를 미뤄왔다.

그랬던 애플페이의 한국 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해부터다. 현대카드와 협력설이 불거지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지난 2월, 서비스 출시일을 이달 21일로 확정하며 공식화됐다.

굳이 아이폰으로 바꿔서 애플페이 이용할까?... MZ세대 반응 심상치 않아

애플페이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지난 2월 대학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플랫폼 에브리타임 개발사 비누랩스는 애플페이가 Z세대에 스마트폰 구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공개했다. (이미지=비누랩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3%(지난해 4분기 기준)에 달한다. 반면 애플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34%에 불과하다. 앞서 컨슈머인사이트 설문 결과에서 나온 것처럼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의 대부분은 애플페이 때문에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MZ세대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아저씨 폰’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은 20대를 중심으로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에 따른 갤럭시 탈출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최근 1만장 이상 늘어난 현대카드 체크카드 발급량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회원수 역시 4만명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에서 20대 남녀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6% 정도가 ‘애플페이가 출시되면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바꿀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17일 애플이 자사의 최신 폰인 ‘아이폰14’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46만2000원까지 인상하며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아이폰14의 공시지원금 인상은 이번이 최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애플이 애플페이 서비스 한국 시장 진출을 활용한 아이폰 이용자 확대 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토종 페이 ‘연합전선’ 구축, 애플페이 고립화 전략 나서

삼성페이를 통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평정한 삼성전자는 최근 온라인 간편결제 1위인 네이퍼베이, 2위인 카카오페이와 연합전선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애플페이가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에 온·오프라인에서 넘지 못할 벽을 쌓는 전략인 셈이다.

애플페이 한국 시장 진출을 활용해 아이폰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애플의 전략에 맞선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방어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페이를 통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평정한 삼성전자는 최근 온라인 간편결제 1위인 네이퍼베이, 2위인 카카오페이와 연합전선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애플페이가 당면한 문제, 즉 제휴 카드사 확대, NFC 단말기 보급 확대 등은 시간문제인 상황에서 이를 ‘찻잔 속 태풍’으로 과소평가하며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네이버페이와 결제 부문 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맺고 우선 이달 말부터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연동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올 상반기 내에 협력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강자인 삼성페이와 온라인 간편결제 강자인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가 손을 잡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우선 삼성페이 이용자는 55만에 달하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비롯한 네이버페이 온라인 가맹점 온라인 결제가 가능해진다. 반면 네이버페이 이용자는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300만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MST 방식 단말기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애플페이가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에 온·오프라인에서 넘지 못할 벽을 쌓는 전략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애플이 애플페이 시장 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결제 수수료, 낮은 NFC 단말기 보급 외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은 현대카드 외에 다른 제휴사들을 확보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나서는 카드사가 없는 상황이다.

선불 교통카드 업체와 제휴도 풀어야 할 숙제다. 더구나 제휴를 한다고 해도 버스 등에 설치된 단말기를 애플페이 이용이 가능한 단말기로 전면 교체해야 한다. 번거로움은 둘째 치고 엄청난 교체 비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다른 묘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MZ세대 이용률이 높은 대중교통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애플페이 대중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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