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무섭게 빠른’ M3 위력과 미심쩍은 부분

애플이 지난 31일(현지시각) 뉴욕에서 ‘무섭게 빠른’(Scary Fast)이란 슬로건을 내건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애플은 M3, M3 프로 및 M3 맥스가 모두 아이폰 15 프로의 A17 프로 칩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기본 CPU 및 GPU 아키텍처를 공유한다고 했다. A17 프로와 마찬가지로 모든 M3 칩이 TSMC의 새로운 3나노미터 회로선폭 공정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아이맥과 맥북용 실리콘칩 M3 3종(M3, M3프로, M3맥스)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고 아스테크니카, 맥루머스 등이 지적한 몇몇 미심쩍은 부분도 함께 소개한다.

애플 M3 칩 제품군 성능 향상은

애플이 31일 뉴욕 ‘무섭게 빠른’이란 슬로건 아래 진행한 행사에서 3개의 컴퓨터용 M3 칩 제품군을 동시에 발표했다. (사진=애플)

애플은 모든 M3 프로세서의 성능 코어(P-코어)는 M1의 성능 코어보다 최대 30% 더 빠르며, 효율성 코어(E-코어)는 최대 50% 더 빠르다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애플은 새 M3 칩들의 뛰어난 성능을 소개하면서 전작 M2 칩들과 비교하는 대신 대부분 M1 칩들과(그리고 인텔의 오래된 칩들과도 함께) 비교했다는 점이다. M3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마케팅 마케팅 차원의 비교로 보이지만 미심쩍은 부분도 보인다.

M3와 M2의 성능 수치를 살펴보자면 M2의 성능코어(P-코어)는 칩에 따라 이미 M1보다 10~ 20% 정도 빨랐다. 벤치마크에서 E-코어를 분리하는 것은 조금 더 어렵지만 애플은 M3는 피크 전력에서 M1보다 최대 35% 더 빠르다고 밝혔다. 애플은 전작 M2는 전작 M1보다 약 18% 더 빨랐다고 말했다.

M3의 향상된 GPU 지원 기능들

애플 M1과 비교한 M3의 GPU 성능 향상 정도를 보여주는 그래프. (사진=애플)

M3의 GPU역시 A17 프로와 동일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모든 M3 맥이 최신 엔비디아 지포스 및 AMD 라데온 GPU에서 볼 수 있는 하드웨어 가속 레이 트레이싱(광선추적) 지원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스크톱 PC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게임과 앱에서 광선추적을 활성화하면 성능 저하가 발생하므로 기본형 M3보다 M3 프로 및 M3 맥스에서 이 기능을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최소한 모든 M3 제품군의 GPU는 이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M3 GPU에 추가된 다른 하드웨어 기능으로는 ‘다이내믹 캐싱’이 있다. 애플은 이것이 “주어진 작업에 필요한 정확한 양의 메모리만... 할당”해 주어진 시간에 GPU를 활용해 더많은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M3 GPU는 또한 하드웨어 가속 메시 셰이딩을 지원하므로 작은 개체를 많이 사용하는 장면을 렌더링하는 데 유용하다.

애플은 새로운 하드웨어 기능을 제쳐두고라도 M3 시리즈의 최고 GPU 성능은 M1보다 최대 65% 빠르다고 말했다. 물론 CPU 성능과 마찬가지로 어떤 칩을 비교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하에서였다.

IT 매체 아스테크니카는 자사 테스트 결과 다양한 M2 시리즈 GPU가 일반적으로 동급 M1 제품보다 25~30% 빠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M1에서 M2를 거쳐 M3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애플 실리콘 성능이 상당히 균등하게 향상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애플은 새로운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활용하는 워크로드의 경우 M3의 렌더링 성능이 M1보다 최대 2.5배 빠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M3 시리즈의 미디어 엔진은 AV1 비디오 스트리밍을 위한 하드웨어 가속 디코딩을 지원한다. 이 최신 PC GPU는 하드웨어 가속 인코딩도 지원하지만, 이는 고해상도 비디오 방송 너머에 있는 가정용 사용자들에게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유용성이 제한된 아주 틈새 기능이다.

M3, M3 프로, M3 맥스의 CPU

애플이 31일 발표한 최신 차세대 실리콘 칩 M3 패밀리. (사진=애플)
애플이 발표한 M3의 CPU 성능 향상도를 보여주는 그래프. (사진=애플)
애플의 M3 칩들의 성능 향상은 전작들과 비교할 때 일정한 수준으로 향상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그래프는 성능 코어 속도 향상 정도를 보여준다. (사진=애플)

전작 M2와 비교할 때 M3 칩은 추가 코어가 없기 때문에 성능 향상을 위해 아키텍처 개선과 클록 속도 높이기에만 의존하게 된다. 또한 M2보다 50억 개 많은 25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M3는 여전히 8코어 CPU(4개의 성능 코어, 4개의 효율성 코어)와 10코어 GPU(일부 엔트리 레벨 모델에서는 부분적으로 비활성화된 8코어 GPU)를 가진다. 통합돼 있는 온패키지 시스템 메모리는 8기가바이트(GB)에서 시작해 M2와 동일하게 24GB에서 최대치를 기록한다.

M3 프로 칩은 “M2 프로보다 30억 적은 370억 개의 트랜지스터 칩을 가진다. 코어 수를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M2 프로에는 12코어 CPU(성능 코어 8개와 효율성 코어 4개)에 19개의 GPU 코어가 추가됐다. M3 프로는 여전히 12개의 CPU 코어를 가지고 있지만 각각 6개의 성능 코어 6개와 효율성 코어 6개로 나뉘어 탑재됐으며, GPU 코어는 18개다. 최대 메모리 용량은 32GB에서 36GB로 약간 늘어났다.

아스테크니카는 M3 프로는 업데이트된 아키텍처 때문에 M2 프로에 비해 업그레이드가 된 것으로 보이지만 M3(동일한 코어 수 유지)나 M3 맥스(늘어난 코어 수)보다는 업그레이드가 덜 된 것 같다고 쓰고 있다. (이미 다른 여러 IT매체들도 이것이 향후 애플의 M2프로칩이 들어간 맥북 마케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M3 맥스의 경우 트랜지스터 수가 920억 개로 M2 맥스의 670억개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그 대부분은 M3 맥스의 CPU가 처리하는데 이 CPU는 성능 코어 12개와 효율성 코어 4개를 가지고 있어 M2 맥스보다 성능코어가 4개 더 많아졌다. GPU도 조금 더 커져 최대 38개의 코어가 최대 40개로 늘어났다. 최대 메모리 용량도 96GB에서 128GB로 늘어났다.

코어 수와 별개로 디스플레이 지원은 여전히 주목할 만한 차별화 요소다.

보급형 M3는 내부 디스플레이를 포함해 2개를 지원하므로 가장 저렴한 14인치 맥북 프로, 아이맥 및 출시 예정인 M3 맥북 에어같은 화면이 내장된 보급형 시스템은 여전히 단일 외부 디스플레이만 지원한다. M3 프로는 총 3개의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M3 맥스는 총 5개의 디스플레이를 구동할 수 있다.

M3 라인업은 M3 및 M3 프로에 하나씩, M3 맥스에 두 개씩 동일한 수의 프로레스(ProRes) 비디오 인코딩 및 디코딩 엔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이날 애플이 만일의 경우를 가정해 언급하지 않은 M3 패밀리가 있는데 바로 ‘M3 울트라’다.

이 최고급 M3 울트라 칩이 나온다면 M1 울트라와 M2 울트라처럼 2개의 ‘M3 맥스’ 칩이 함께 묶여 있는 제품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나올까. 애플이 지난 6월에 맥 스튜디오와 맥 프로를 M2 울트라로 새로이 교체한 것을 감안할 때 M3 울트라 칩은 일러도 내년 여름 이전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좀 지켜봐야 할 M3 프로 칩

애플은 M3프로 칩을 탑재한 14인치, 16인치 맥북프로가 M1프로칩을 탑재한 제품보다 40%나 빠르다고 말하는 등 성능향상을 강조했다. 하지만 맥루머스는 애플 사양서를 바탕으로 애플의 최신 M3 프로칩은 M1,M2프로 칩보다 메모리 대역폭이 25% 적다고 보도했다. (사진=애플)
M3 프로 칩의 구성. (사진=애플)

애플의 최신 M3 프로 칩은 새로운 14인치와 16인치 맥북 프로에 탑재된다. 그러나 이 칩은 이전 두 세대의 동급 모델에 사용된 M1 프로와 M2 프로 칩보다 메모리 대역폭이 25%나 적다.

애플은 최신 M3 시리즈 칩이 3나노미터 공정 기술과 완전히 새로워진 GPU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애플 실리콘의 가장 빠르고 전력 효율적인 진화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애플은 예를 들어 14인치와 16인치 맥북 프로(M3 프로 칩 사용)는 16인치 모델(M1 프로 사용)보다 최대 40% 빠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맥루머스는 애플 행사 당일 애플의 자체 하드웨어 사양을 인용, 발표내용을 반박했다.

애플의 M3 프로 칩셋 메모리 대역폭은 초당 150기가바이트(GB)이며, 이는 이전의 M1 프로 및 M2 프로의 메모리 대역폭인 초당 200GB에 뒤지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애플은 M3 맥스의 경우 “초당 ‘최대’ 400GB” 전송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14코어 CPU와 30코어 GPU를 포함한 축소된 M3 맥스의 메모리 대역폭이 초당 300GB에 불과하기에 부연한 설명이라고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히려 전작 칩 가운데 최고급 칩인 M2 맥스는 M3맥스보다도 적은 12코어 CPU와 30코어 GPU만 갖고 있으면서도 초당 400GB의 메모리 대역폭을 갖추고 있다. 이는 더욱 강력해진 12코어 CPU, 38코어 GPU를 가진 버전과 같은 대역폭이다.

또다른 주목할 부분은 애플 M3 프로칩의 코어 비율도 전작 M2프로와 달라졌다는 점이다.

M3 프로는 12코어 CPU(6개의 성능 코어, 6개의 효율성 코어)와 18코어 GPU를 탑재하고 있다. 반면 전작 M2프로에도 12코어 CPU가 들어갔는데 구성이 다르다. 즉, 8개 성능코어와 4개 효율성 코어가 들어갔다. 또 M2 프로 GPU에는 M3프로보다 하나더 많은 19개의 코어가 들어갔다.

게다가 M3 칩의 16코어 뉴럴 엔진도 A17프로칩 처리량 수치에서 차이를 보인다. 즉, M3칩 코어수는 지난 9월 아이폰15 프로에 들어간 3나노 A17 프로 칩 탑재 코어와 동일하지만 TOPS(초당 수조 번 연산 횟수)로 측정되는 최대 달성 가능 처리량 수치는 서류상 수치로 볼 때 상대적으로 약하다.

애플에 따르면 M3 뉴럴 엔진은 18 TOPS, A17 프로 뉴럴 엔진은 35 TOPS 성능을 가진다.

애플은 왜 M3칩셋 비교 대상을 M2가 아닌 M1과 비교해 보여주나

애플은 그래프에서 보듯 M3칩을 인텔칩과 비교해 우수하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하지 않다. 비교 대상을 애플의 최신 메테오르 레이크 칩이 아닌 i7-1360칩(오른쪽 아래 희미하게 쓰여있다)으로 삼았다. 큰 격차가 날 수 밖에 없다. (사진=애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애플이 불투명성과 모호함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애플이 M3 프로와 M3 맥스 칩 성능 우수성을 말하면서 비교대상을 직전 출시작 M2 프로 모델 및 M2맥스 모델 대신 비교효과가 두드러지는 M1 모델들을 선택한 점에서 드러난다.

애플은 M3 칩의 성능을 전작과 비교할 때 2020년 11월 나온 구세대 칩(M1프로,M1맥스)과 비교해 소개하고 있다. 인텔칩과 비교할 때도 오는 12월 14일 출시될 메테오르 레이크 칩이 아닌 인텔 i7-1360P칩과 비교하면서 성능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불투명성은 애플이 성능 향상이 더 적어 보이는 최신 M2 모델보다는 M1 프로와 M1 맥스와의 격차를 강조하면서 최신 M3 프로와 M3 맥스의 장점을 광고하는 것이기에 애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른 시일 내에 철저한 벤치 마크 테스트 결과가 나와야겠다. 그 시점이 돼야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비로소 소비자들은 올해 신작 M3 프로 칩 맥북과 지난해 나온 M2프로 맥북 간 차이를 정확히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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