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우주에서 군사기지를 족집게처럼 찾아내나

어떻게 우주에서 지상의 군사기지를 족집게처럼 알아낼까. 일반인들은 궁금해 할 것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일반인에게도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왜 그럴까.

과거 냉전시대 첩보기(U-2, SR-71)나 인공위성(Key Hole) 촬영 사진은 그야말로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일반인에게까지 공개된 구글맵 인공위성 사진조차도 과거와 비할 바 없이 선명한 해상도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령만 알면 일반인에게도 비밀스런 군사기지란 없게 됐다.

▲윌스미스 주연의 영화 ‘에너미 오브더 스테이트’에 등장하는 인공위성 화면.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영화속의 이 사진은 우연히 미국 정보기관이 유력 정치인을 암살한 증거 비디오 테이프를 갖게 된 윌 스미스가 진 해크만과 옥상 위에 있는 모습을 인공위성 영상으로 포착한 장면이다. 스파이 위성은 실제로 이처럼 보여줄 수 있다. 다만 이정도 초고해상도 첩보위성 영상은 영화에서처럼 군당국이나 정보당국의 전유물이다. 미 정부는 고해상도 민간 위성 영상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사진=부에나 비스타 픽처스)

물론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에너미오브더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1998)에 나오는 엄청난 해상도의 위성영상도 현실이긴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다. 영화에서처럼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들만이 사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어쨌든 일반인에게까지 공개된 위성영상 지도(구글맵)로 전세계에 있는 군사기지를 찾는 방법은 더 이상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구글은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군사기지 위성 영상 지도까지 흐릿하게 처리하지 않고 정확한 지도 좌표까지 뜨는 구글맵에 떡하니 올려놓고 있다. 여기엔 평택이나 군산 미군기지도 들어있다. 그 구글맵에서 예루살렘 지도를 찾아 보면 흐릿하게 처리돼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주둔한 러시아군의 위성 사진. 구글이 공개한 지도 영상사진에서도 볼 수 있다. (사진=구글맵)
▲1962년 소련이 제공한 미사일로 쿠바 산 크리스토발에 구축된 쿠바군 중거리 미사일 기지 사진. 미국 U-2 첩보기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일반인이 식별하기는 쉽지 않다. (사진=미공군)


미 육군의 정보, 감시 및 정찰 통합 국장이자 미국 지형공간정보 재단의 베테랑인 키스 마스백이 최근 와이어드(WIRED)에 위성 사진을 사용해 지구 상의 모든 위치를 내려다 보는 방법을 공개했다. 이 새로운 비디오는 누구나 우주(인공위성 사진)로부터 국가와 군대를 염탐하는 원리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파퓰러미캐닉스가 이 동영상 내용을 바탕으로 구글 지도나 미국 지질 조사국(USGS) 같은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위성 사진 속 군사 기지와 비밀스러워 보이는 대상들을 식별하는 요령을 공개했다.

키스 마스백은 무엇보다도 군(육해공군) 기지는 자연에는 없는 직선, 주차장, 활주로, 가지런한 배열 등이 두드러진다는 특징을 갖는다고 지적한다.

그럼 이제 그 방법을 따라가 보자.

첫째, 직선을 찾는다.

매스백은 자연이 직선을 만들어 내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한다. 따라서 위성사진에서 직선을 본다면 이 지역은 인간 활동 징조를 잘 보여준다.

둘째, 늘어선 줄을 찾는다

매스백은 또한 이미지를 스캔한 후 특히 군 기지의 존재를 나타내는 깔끔하고 단정한 줄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이는 흔히 군사 기지를 가리킨다. 그런 구성은 군사 규율과 위험한 장비를 추적하기 위한 실질적인 필요성의 산물이다.

셋째, 활주로를 스캔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군산 미공군 기지는 다중 활주로와 강화된 항공기 대피처와 탄약 벙커를 보여준다. (사진=구글맵)

군용 비행장은 아마도 찾기 가장 쉬운 장소일 것이다. 이러한 비행장은 종종 주요 도시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 공항보다 작은 설치 공간을 가지고 있지만, 길이가 길지는 않더라도 똑같이 긴 활주로를 가지고 있다. 전투 피해를 입을 경우에 대비하여 활주로도 두 배로 만들어진다.

미군 군산 공군기지는 활주로 남단에 갈매기 날개 패턴으로 된 단단한 항공기 벙커 등 공군기지의 모든 고전적 특징을 갖고 있다. 군산기지에는 또한 표현하기 어려운 여러 개의 네모난 건물이 있는데, 이 사각형 건물들은 화재가 발생해 내부에 저장된 무기를 폭발시킬 경우 폭발을 억제하는 동시에 폭탄과 미사일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탄약 벙커이다.

넷째, 물을 관찰한다

▲항공모함이 있다는 것은 이곳이 해군기지임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왼쪽 하단에 일본 잠수함이 보인다. (사진=구글맵)


해군 기지는 또한 발견하기가 꽤 쉽다. 길고 가느다란 선체가 있는 항만이나 항구를 찾아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일본 요코스카에 있는 미일 해군기지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로널드 레이건함(앞 비행 갑판에 있는 선체번호 76번)이 쉽게 확인되고, 인근에 있는 대형 선박은 블루릿지함이다. 미국과 일본의 구축함도 볼 수 있다.

▲오야시오급 잠수함. (사진=위키피디아)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 2척이 남서쪽에 있다. 한 잠수함은 꼬리가 선체와 일렬로 정렬돼 있어 전통적인 십자가 모양의 꼬리가 달린 오야시오급 잠수함(Oyashio-class)임이 확인된다. 다른 잠수함은 두 개의 짧은 꼬리 지느러미를 보여주는데, 이것은 X자 모양의 꼬리를 가진 소류급(Soryu-class) 잠수함이 된다.

▲소류급 잠수함. (사진=위키피디아)

다섯째, 주차장을 찾는다

육군기지를 찾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 미 육군 4사단의 본거지인 콜로라도주 포트 카슨(Fort Carson)을 예로 들어보자. 육군 기지는 많은 아파트 단지형 주거지아 함께 비정상적으로 큰 차량들이 질서 정연하게 줄지어 주차돼 있고 헬리콥터와 고정익 비행기들을 위한 소규모 공항들이 갖춰진 독립된 지역 사회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연병장과 많은 주거지가 육군 기지를 구별지어 주는 경우가 많다. 포트 칼슨의 비행장은 남쪽에 있다. (사진=구글맵)

보통 육군 기지의 땅에는 트랙이 달린 장갑차가 여러 번 휘젓고 다닌 것처럼 보이는 큰 갈색의 기지 땅이 있다.

▲건조한 호수 바닥 가장자리에 위치한 시에라 육군 창고(Sierra Army Depot)에는 사용되지 않는 수천 대의 탱크와 장갑 전투 차량 등이 수백 개의 벙커에 보관돼 있다. (사진=구글맵)

위에서 주차장 역할을 하는 육군 기지의 극단적 예를 볼 수 있다. 북부 캘리포니아 라센 카운티에 있는 시에라 육군 창고(Sierra Army Depot)다. 시에라에서는 육군이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M2 브래들리 탱크를 포함한 구식, 또는 불필요한 장갑차를 거의 수백열로 끝없이 줄지어 주차시켜 놓은 곳이다. 이 기지는 미공군이 지난 2011년 생산이 중단된 F-22 랩터 전투기들의 무덤이기도 하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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