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저스:엔드게임 만든 루소형제 손잡은 넥슨, 콘텐츠 사업 확장 본격화되나?

[AI 요약] 6일 넥슨이 ‘어벤저스:엔드게임’ ‘캡틴아메리카:시빌워’ 등을 만든 미국 AGBO 스튜디오에 4억달러 (약 48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사실을 밝혔다. 넥슨은 올 상반기 중 최대 1억 달러(약 1200억원)의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넥슨과 AGBO의 파트너십은 서로가 손해 날 것이 없는 최고의 궁합으로 평가받고 있다. 넥슨의 투자를 주도한 닉 반 다이크 CSO는 디즈니의 픽사・마블・루카스필름 인수를 주도하는 등 사업 전반의 전략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전문가 영입, AGBO 6000억 투자와 경영참여, 신작을 통한 게임 IP 강화, 신기술 개발과 투자 등 이어지는 넥슨의 소식을 조합해 보면 넥슨이 구상하고 있는 계획의 대략적인 얼개가 드러난다.


앤소니 루소(좌) 조 루소(우). 넥슨은 '어벤저스:엔드게임' 등을 감독한 루소형제의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회사 AGBO에 6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발표했다. (이미지=AGBO 홈페이지)

6일 넥슨이 ‘어벤저스:엔드게임’ ‘캡틴아메리카:시빌워’ 등을 만든 미국 AGBO 스튜디오에 4억달러 (약 48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사실을 밝혔다. 넥슨은 올 상반기 중 최대 1억 달러(약 1200억원)의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넥슨의 투자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AGBO 스튜디오는 영화감독 루소 형제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가 설립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다. AGBO 스튜디오는 마블 시리즈를 4개나 제작했고, 이를 감독한 루소 형제(AGBO 공동창업자 겸 회장)를 비롯해 그 각본을 쓴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테판 맥필리 등이 포진해 있다.

이와 같은 투자를 주도한 것은 지난해 7월 넥슨 수석 부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합류한 닉 반 다이크 CSO가 이끄는 조직 ‘넥슨 필름&텔레비전(Nexon Film and Television)이다.

지난해 7월은 넥슨의 창업자이자 지주사 NXC를 경영했던 김정주 대표가 전격 퇴임을 발표한 시기다. 김 대표는 퇴임 전 닉 반 다이크 CSO를 넥슨에 앉혀 놓았다.

김 전 대표는 퇴임 전까지 NXC와 넥슨의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고민은 넥슨을 자신이 오래 전부터 동경했던 ‘디즈니’와 같은 콘텐츠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김 전 대표는 퇴임 후에도 사내 이사와 NXC 등기 이사직은 유지하며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에만 참여하고, 미래 사업 발굴과 인재 양성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 계획은 닉 반 다이크 CSO를 통해 6개월 만에 AGBO 투자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투자는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넥슨의 본격화 된 행보라 할 수 있다.

AGBO 지분 38% 이상 확보, IP 확장 본격화

AGBO는 자사 홈페이지의 소식란에도 월 스트리트 저널에 보도된 기사를 소개하며 넥슨의 투자 사실을 알렸다. (이미지=AGBO 홈페이지)

넥슨은 이번 투자로 38% 이상의 AGBO 지분을 확보했다. 이는 최대주주인 경영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단일투자자가 되는 것뿐 아니라 넥슨이 AGBO의 경영에도 참여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넥슨측에서는 닉 반 다이크, 팀 코너스 수석 부사장이 AGBO 이사회에 합류한다.

이러한 넥슨과 AGBO의 파트너십은 서로 간의 이해 관계가 완벽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10주년을 맞은 넥슨은 최근 시가총액 2조 8400억엔(약 30조원)을 돌파했다. 일본 상장 게임사 중 시총 순위 2위다. 즉 넥슨의 강점은 막강한 자금력과 수년 간 쌓인 게임 콘텐츠 IP(지식재산)다.  

반면 AGBO는 엄청난 글로벌 흥행을 기록한 작품들을 다수 제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 성과를 일군 핵심 멤버인 루소 형제가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더구나 AGBO는 이미 넷플릭스, NBC 유니버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OTT 업계 다양한 파트너들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및 배급을 위한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이들에게 넥슨이 보유한 던전앤파이터・바람의나라・메이플스토리・카트라이더 등의 IP는 너무나 매력적인 재료가 아닐 수 없다.  

AGBO에는 '어벤저스:엔드게임'을 비롯한 다수의 글로벌 흥행작을 쓴 각본가 크리스토퍼 마커스(좌), 스테판 맥필리(우) 등이 포진해 있다. (사진=AGBO 홈페이지)

이와 같은 기대감은 AGBO를 대표한 루소 형제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루소 형제는 이번 투자에 대해 “넥슨과 AGBO의 파트너십은 프렌차이즈 영화와 게임의 융합을 전 세계적인 영향권으로 넓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양사 직원들은 스토리텔링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남다른 역량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과 AGBO 파트너십, 이 보다 완벽한 조합 없어

넥슨과 AGBO의 파트너십은 서로가 손해 날 것이 없는 최고의 궁합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AGBO는 넥슨의 게임 IP를 활용해 영화, TV 시리즈를 제작할 수 있다. 이미 마블 만화를 원작으로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어 낸 AGBO이니 만큼 향후 넥슨 게임 IP와 세계관을 적용한 작품 탄생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넥슨 역시 단지 투자에 따른 수익과 IP 로열티만이 아니라 AGBO가 제작한 작품을 기반으로 게임과 가상세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넥슨에 합류한 닉 반 다이크 CSO. 그는 디즈니의 픽사・마블・루카스필름 인수를 주도하는 등 사업 전반의 전략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사진=닉 반 다이크 트위터)

넥슨의 투자를 주도한 닉 반 다이크 CSO는 특히 이런 영역에 베테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05년부터 월트디즈니에서 10년 간 기업 전략과 사업 개발 부문 수석 부사장을 역임한 그는 디즈니의 픽사・마블・루카스필름 인수를 주도하는 등 사업 전반의 전략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넥슨에서 글로벌 전략 수립 ·인수합병(M&A)·경영 개발·지식재산권(IP) 관리·파트너십을 총괄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넥슨에는 닉 반 다이크 CSO와 비슷한 시기에 선임된 케빈 메이어 사외이사가 있다. 월트디즈니 전 최고전략책임자(CSO)인 그는 닉 반 다이크 CSO와 오래 전부터 합을 맞춘 전문가로 2018년 월트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 ESPN플러스, 훌루(Hulu) 등 서비스 운영을 총괄했으며 최근까지 글로벌 동영상 공유 앱 틱톡 CEO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COO를 역임했다.

다시 말해 넥슨에는 AGBO가 향후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경험을 갖춘 전문가가 포진해 있는 셈이다.

메타버스로 연결되는 게임과 콘텐츠, 심상치 않은 넥슨의 2022년

본업인 게임에서 넥슨은 올해 지난 10년의 성공을 이어 갈 신작 타이틀 출시를 다수 예고하고 있다. 이미 사전 예약에 들어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올해 1분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글로벌 테스트를 마친 멀티플랫폼 신작 ‘카트라이더:드리프트’도 있다. 중세 전장을 배경으로 한 백병전 PvP(Player vs Player) 전투를 펼치는 ‘프로젝트 HP’(가제)와 넷게임즈가 선보이는 루터 슈터 신작 ‘프로젝트 매그넘’ 등 AAA급 대작 프로젝트도 개발 중이다.

연 이은 신작 개발에 나서며 대대적인 인력 확충도 예정돼 있다. 지난해 200명 수준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넥슨은 올해 1000명 이상의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게임에 신기술을 도입하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2017년부터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한 넥슨은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 기술을 활용해 게임에 적용된 부가기능 고도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부문에도 인재 확보는 지속되고 있다. 넥슨은 현재까지 약 500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인력 투입을 진행해 인텔리전스랩스를 자사의 핵심 조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테스트를 마치고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넥슨의 신작 '카트라이더:드리프트' (이미지=넥슨코리아)

한편 넥슨은 넥슨코리아 신규개발본부내에 메타버스와 연관된 ‘프로젝트 MOD’와 ‘페이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프로젝트 MOD는 넥슨의 인기 게임 IP인 ‘메이플스토리’ 그래픽 자산을 활용해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며, 페이스플레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돼 이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할 수 있는 콘텐츠다.

그 외에도 넥슨은 최근 다목적 영상제작 스튜디오 기업 YNC&S(와이엔컬처앤스페이스)에 150억원가량의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YNC&S는 네이버와 YG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8월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CG(컴퓨터그래픽)와 VFX(특수효과) 전문 기업인 위지윅스튜디오도 100억원가량을 투자한 기업이다.

현재 YNC&S는 경기도 의정부 복합문화융합단지 내 다목적 영상제작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튜디오가 세워지면 넥슨을 비롯한 투자 기업들의 메타버스 사업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전문가 영입, AGBO 6000억 투자와 경영참여, 신작을 통한 게임 IP 강화, 신기술 개발과 투자 등 이어지는 넥슨의 소식을 조합해 보면 넥슨이 구상하고 있는 계획의 대략적인 얼개가 드러난다. 이를 통해 유추해 보건대, 2022년은 넥슨에게 꽤 중요한 변곡점이 될 듯하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마루에서 만난 사람] 김연석 제틱에이아이 대표 “AI 기업을 위한 원스톱 온디바이스 AI 전환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멜란지는 현재 베타 버전 단계에서도 전 세계에 보급된 모바일 NPU의 80%에 적용 가능한 수준이다. 향후에는 아직 지원되지 않은 나머지 20%를 채워 나가는 것이 목표다. 궁극에는 NPU가 적용된 세상의 모든 기기에서 동작하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 시점을 언급하며 ‘공존하는 생태계’에 대한 구상을 털어놨다.

‘로보택시 Vs. 자차 자율주행’ 미래 교통의 승자는?

자율주행차 업계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GM이 그동안 투자했던 자율주행 로보택시 기업 크루즈에 대한 투자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로보택시 자회사 웨이모는 오히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우버는 기존 자율주행차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를 전략을 바꾸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애플은 10년 공들인 자율주행차 사업 포기를 결정했으며 테슬라는 해당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마루에서 만난 사람] 문창훈 파워테스크 대표 “어떤 프로세스, 데이터라도 연동할 수 있는 기업용 업무 자동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문 대표와 파워테스크 팀이 각고의 노력을 거듭해 선보인 ‘아웃코드’는 개발인력이 부족한 중소 스타트업, 중견기업이 맞춤형 업무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구글시트, 엑셀, 노션 등 이미 기업들이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솔루션의 모든 데이터를 각각의 워크플로우에 자동으로 연동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노코드인 만큼 직관적인 환경에서 마우스 클릭만으로 각 회사의 업무 환경에 맞춘 최적화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X는 X’ 일론 머스크의 ‘디지털 타운스퀘어’를 탈출하라

언론인, 스포츠클럽, 영화감독과 배우 등 사회 각층 저명한 인사들이 사용자들의 X 이탈 추세에 합류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X 내에서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반유대주의 등 증오 표현이 증가하고 도덕적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