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교육혁신의 현주소와 우리나라 미래교육의 트렌드를 확인하고 교류하는 행사인 ‘에듀플러스위크 미래교육박람회’가 개최됐다.
서울 코엑스에서 지난 10일부터 오는 12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다양한 에듀테크 기업들이 로봇, 인공지능(AI) 등을 탑재한 교육 솔루션, 교구 등을 선보이는 자리로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 외에도 이번 행사는 해외 유명 로봇 회사 등이 만든 교육 기자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주최측에 따르면 10여 개 국가의 교육 기업·기관 170여 곳이 참가해 2000여 개의 아이템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인텔리어스, 10대 청소년의 마음을 돌보는 AI 솔루션 ‘상냥이’ 공개
인텔리어스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기업 중 하나다. 이날 인텔리어스는 청소년의 마음 건강을 위한 A 솔루션 ‘상냥이’를 공개했다. 상냥이는 AI 가상 에이전트로서 10대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개발이 됐다. 이러한 ‘상냥이’는 디지털 콘텐츠, 모바일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인 10대들이 부담없이 고민을 털어 놓는 대상이다.
또 상냥이 솔루션에는 다양한 전문 콘텐츠가 포함돼 있어, 10대들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보고 필요할 경우 담임이나 상담 교사와 직접 상담으로 연계하는 프로세스를 담고 있다. 상담 검사 등의 전문 콘텐츠는 모두 전문가가 검증한 것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그 외에도 학교폭력, 자해 등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가이드를 제공하고, 긴급한 경우 전문 기관으로 연계되도록 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김선호 인텔리어스 대표는 AI 개발자 출신으로 2년여 전에 인텔리어스를 창업하고 다양한 AI 솔루션을 시도해 왔다. ‘상냥이’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학교폭력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 10대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10대들이 겪는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들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소통 채널은 선생님을 비롯해 사람이 대면을 해야 하다 보니 부담을 느낀 아이들이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방법 중 하나로 사람이 아닌 AI, 그것도 아이들에게 친근한 캐릭터를 내세워 편안하게 접근하는 것이었어요. 또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학생들 한명 한명의 문제를 ‘상냥이’로 초기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이러한 상냥이는 학교나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유료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MVP(최소기능제품) 테스트를 비롯해 1년여의 개발과정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 정식 제품 출시를 앞두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도입 계약을 추진하는 학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날 행사에 김 대표와 함께한 손수민 인텔리어스 이사는 ‘상냥이’의 심리검사 프로세르 등을 기획한 박사 출신의 상담전문가로 “아이들이 상냥이를 통해 상담한 데이터는 관리자 서비스를 통해 선생님이 시각화된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며 “아이들이 호소한 문제점이나 심리검사 결과 등을 통해 정신건강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VP 테스트 과정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나왔어요. 학교에서 선생님께 이야기하는 것보다 편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것이 ‘상냥이’ 솔루션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죠.”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자체 개발한 로봇교구 선보인 ‘지니로봇’
이번 박람회에서 적잖은 기업들이 로봇을 활용한 교육 서비스, 교구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니로봇은 삼성전자 연구원을 거쳐 인공지능과 로봇 개발 회사에서 20년 가까이 경험을 쌓은 베테랑 개발자인 이원용 대표가 창업한 로봇 스타트업이다.
창업 이후 이 대표는 2021년 6월 로봇제어오 인공지능 기능을 지원하는 오픈소스 응용 프로그램 ‘에이아이데스크(AIDesk)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로봇 제어 및 3D 시뮬레이터 기능으로 다양한 로봇 제어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이 학습 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해 확인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어 지니로봇은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카메라와 그리퍼를 장착한 4축 수직다관절 로봇 ‘에스봇’을 비롯해 지난 2월 로봇 교육과 인공지능 교육을 위한 모듈 형태의 보급형 수직 다관절 로봇 교구, 에이봇(A Bot), 아이봇(I Bot)를 선보였다. 이 대표는 그간의 개발 과정을 설명하며 말을 이어갔다.
“창업 이전부터 교구에 관심이 컸어요. 의외로 로봇을 접목한 경우는 드물더군요. 그래서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로봇 교구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죠. 에이봇과 아이봇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로봇 형태의 도구, 서비스 로봇 쪽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죠.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로봇 사업으로 지니로봇을 키워나갈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AI 교육용 스마트 로봇 ‘테미’ 선보인 아이비테크
로봇이 아이들고 상호 작용하며 선생님의 역할을 보조해 준다면 어떨까? 아이비테크가 선보인 AI 교육용 스마트 로봇 테미는 그러한 생각을 현실화 시켜주는 결과물이다.
2020년 창업한 로봇 전문 기업 아이비테크는 로봇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기술 기업이다. 제작이 쉽지 않은 하드웨어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가장 최적화해 구현할 수 있는 모델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스라엘 소재 글로벌 기업인 TEMI사와 협업해 독점 계약을 통해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AI 교육용 스마트 로봇 ‘테미’다.
현장에서 만난 김진우 아이비테크 본부장은 “아이들은 로봇을 통해 특정 시퀀스를 만들 수 있고 자신이 만든 시퀀스가 실제로 활용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며 테미의 기능을 설명했다.
“기존의 로봇들은 굉장히 수동적으로 동작하는 반면 테미는 지정된 위치에서 몇 미터 거리 안에 있는 사람을 식별하고 접근합니다. 그리고 2~4초 정도 눈을 마주치면 자신을 사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사용자에게 먼저 다가가 적극적으로 활용을 권장하죠. 다양한 동작이나 행동들을 필요에 따라, 학교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커스텀할 수 있습니다.”
테미의 활용성은 단순히 교육용 콘텐츠를 탑재하고 지능형 상호작용을 통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화상수업, 영상통화를 통해 원격 교육이 가능하고, 대화 연습, 영어 대화 연습도 가능하다. 선생님이 웹상에 질문을 등록하면 학교의 특정 지점을 순찰하며 아이들에게 설정한 질문을 건넬 수 있는 것도 테미의 기능 중 하나다. 이러한 테미를 도입한 학교는 이미 100개교가 넘어서고 있다.
한편 이번 박람회는 (사)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한국중등교장협의회, 에듀플러스조직위, 한국스마트에듀테크협동조합, 글로벌비즈마켓, 한국미래교육연합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교육부, 산업부, 중기부 등 다양한 기관이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