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컴퓨팅 이야기가 요즘 자주 들린다. IT 업계에서는 이제는 다소 식상하게 들리는 클라우드 이야기 대신 엣지 컴퓨팅 활용사례 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엣지 컴퓨팅을 유행어로 만든 주인공은 5G와 인공지능(AI)이다. 과거 사물인터넷(IoT) 이야기는 흥행을 이어가기 뭔가 부족했는데, 엣지 컴퓨팅은 이 부분을 5G와 AI로 보완하고 있다. 구현 시 혜택이 확실해 지면서 엣지 컴퓨팅은 단순한 마케팅 메시지를 넘어 다양한 구축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첨단 물류 체계의 상징 '우편', 엣지 컴퓨팅을 구현하다
최근 관심을 끈 사례로 미국 USPS(United States Postal Service)가 있다. USPS는 한국으로 치면 우정사업본부와 비슷한 조직으로 미국 전역에 소포를 포함한 우편물 서비스를 제공한다. USPS가 처리하는 연간 우편물은 1460억 개에 달하며 이중 소포는 60억 개 정도다.
어느 나라건 우체국 역할을 맡는 조직은 첨단 물류 체계를 갖추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대부분 투자가 집중되는 것은 물류 자동화다. USPS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엣지 컴퓨팅을 구현하여 우편물을 분류한다.
참고로 한국 우정사업본부도 중부권IMC 같은 첨단 시설에 컴퓨터 비전 기반 우편물 구분을 하는데 USPS와 같이 AI가 적용된 것은 아니다.
AI 기반 OCR...딥러닝 모델을 우체국 물류현장에 배치
USPS의 경우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우편물을 분류한다. OCR(문자인식) 기술을 사용해 카메라로 인식한 문자를 판독해 분류 작업을 하는데, 이게 단순 OCR이 아니다. 사전 학습된 딥러닝 모델을 우체국 물류 현장에 배치한 추론 서버에 배치해 운영하는 AI 기반 OCR 애플리케이션이다.
따라서 분류 속도와 효율이 지속해서 높아진다. USPS는 미국 전역에 위치한 200여 개의 우편 서비스 시설에 엣지 컴퓨팅 환경을 구축해 딥러닝 모델을 배포하였다. 각각의 엣지 컴퓨팅 서버는 매일 1000개 이상의 광학 장치를 통해 수집되는 20TB 규모의 이미지를 처리한다.
USPS는 엣지 컴퓨팅을 통해 수집 분석한 정보를 분류에만 활용하지 않는다. 우편물 추적에도 이 정도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엣지 컴퓨팅 활용 사례를 만들고 있다.
USPS의 사례는 엣지 컴퓨팅 환경에 AI 모델을 배포해 추론 작업을 하여 현장에서 수집하는 데이터의 가치를 높인 좋은 사례다. 그동안 IoT 시나리오의 약한 부분을 잘 보완한다.
USPS의 경우 클라우드를 이용해 AI 기반 OCR을 처리했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속도와 효율 보장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엣지 컴퓨팅은 각종 장치와 센서가 있는 현장에 추론 서버를 배치할 경우 모델 배포와 추론 작업을 속도 걱정 없이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앞으로 USPS 같은 사례가 다양한 업계에서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