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하는 리더들이 빠지기 쉬운 덫 '희생 증후군'

잘나가는 기업인에게 찾아온 '희생 증후군'

1970년대 유니레버에 입사해 회장의 자리에 까지 오른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나이얼 피츠제럴드’인데요. 하지만 그가 순탄하게 그 자리까지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십니다. 자리가 높아질수록 그의 속은 썩어 문드러져 갔죠. 커져가는 책임감이 그를 짓눌렀고요. 죽도록 일하다 보니 몸과 마음은 지쳐갔습니다. 야속하게 일은 점점 맘처럼 안 풀렸죠. 그러니 신경이 날카로워져 부하직원들에게 큰 소리치는 일도 많아졌는데요. 가족들도 잘 챙기지 못해 결국 부인과 이혼하게 됐고요. 잘해보려 발버둥쳤는데 너무 많은 걸 잃은 피츠제럴드. 대체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요? 

여러분도 혹시 피츠제럴드와 같은 상황에 빠져 있지 않으신가요? '공감 리더십'의 저자 리처드 보이애치스와 애니 맥키는 이런 불행은 바로 ‘희생 증후군(Sacrifice Syndrome)’에 빠지면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리더로서 개인적인 희생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일만 하다 번아웃 돼, 결국에는 사람도 잃고 업무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에 빠지는 거죠.


희생증후군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희생증후군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희생증후군에 빠져 하나 둘씩 소중한 걸 잃어가던 유니레버의 피츠제럴드는 어느 순간부터 이런 증상들을 알아채기 시작했는데요. 먼저 그는 똑같이 열심히 하는데 성과는 예전만큼 나지 않는 상황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이제까지 없던 크고 작은 실패와 실수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고요. 또 그는 부하직원은 물론 가족들까지, 자신의 지지자들이 하나 둘 떠나가는 것을 보며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죠. 다행히 피츠제럴드는 모든 걸 잃기 전 자신이 희생증후군에 빠진 걸 알게 된 겁니다.

자신의 상태를 깨닫고 난 다음은, 희생증후군에 맞설 대처방법을 세워야 합니다. 

즉 자신의 에너지를 지키고 다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건데요. 그 방법은 사람마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죠. 그 중 눈 여겨 볼 만한 것은 의 저자들이 추천하는 ‘희생과 재생주기 설정’입니다. 끊임없는 희생만 자처하다간 금새 번아웃 되니, 스스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재생시간을 따로 정해놓으라는 건데요.

이걸 제대로 활용한 리더가 바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명예회장 콜린 바렛(Colleen Barrett)입니다. ‘희생과 재생주기’를 정하기 위해 그녀는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자신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힘들고, 반대로 어떤 상황에서 힘이 나는지 돌아본 거죠. 그 결과 바렛은 자신이 직원이나 고객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가까워질 때 에너지가 샘솟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법률 비서에서 기업 임원의 자리에 올라 23년간 경영 일선을 지킨 콜린 바렛 (Image source: swamedia.com)

이렇게 자신을 파악한 그녀는 이른 아침 시간을 ‘재생시간’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에는 오직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일만을 하기로 했죠. 이때 그녀가 주로 한 게 바로 직원, 고객들로부터 온 편지를 읽고, 그들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사우스웨스트의 서비스에 감동받은 고객들은 종종 회사의 경영진에게 편지를 보냈는데요. 바렛은 재생시간에 이 편지들을 읽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회사의 비전과 자신의 꿈이 더 또렷해짐을 느꼈는데요. 덕분에 그녀는 다시금 열정에 불타오를 수 있었죠. 또 바렛은 이 시간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그들의 노력에 감사하고 어려움에 공감했는데요. 이런 편지를 쓰다 보면 자신이 이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샘솟을 수 밖에 없었겠죠? 바렛은 이렇게 자신을 재충전하는 재생시간을 가진 덕분에 희생증후군의 제물이 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도 혹시 희생증후군에 빠져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콜린 바넷 회장처럼 희생과 재생주기를 설정해보세요. 당신이 열정과 에너지로 가득 차 있을 때, 그 힘을 받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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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세계경영연구원

insightlab@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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