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위성 발사 재도전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누리호 다음 목표는 '달 탐사'
지난해 10월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를 떠난 순 국산 한국형 우주 발사체(로켓)인 ‘누리호(KSLV-2)’는 아쉽게도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KARI)은 실패를 거울 삼아 오는 6월 15일 진정한 한국산 우주발사체 발사에 재도전한다. 이날 우리는 우리 땅에서 우리가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로 우리 위성을 싣고 우주로 향하는 역사적 순간을 보게 될 것이다.
2013년 쏘아올린 ‘나로호’는 알려진 대로 러시아 우주기업으로부터 사들인 1단 로켓을 사용했기에 순수한 한국산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항우연은 ‘누리호의 심장’으로 불리는 1단 로켓에 독자 개발한 75톤급 엔진 4개를 묶었고 연소 불안정성 문제까지 극복했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까지 모든 과정의 기술력을 갖춘 로켓 기술 보유국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과시하게 된다. 이는 더 큰 로켓 엔진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다. 결국 달 궤도 탐사선과 달착륙 탐사선까지 우리 기술로 개발된 로켓에 실어 보내는 미래를 기약하게 해 줄 것이다.
순 국산 우주발사체 1호가 될 누리호에 대해 짚어 봤다. 과연 어떤 모습이고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 알아봤다.
누리호의 제원은?
누리호의 높이는 47.2m, 직경 3.5m, 총중량이 200톤에 이르며 추력은 300톤이다. 이번에 발사될 누리호는 1.5톤 중량의 위성 모사체와 초소형 인공위성을 지구저궤도 (600~800km) 상공에 띄워 올리게 된다. 성공하면 1.5톤의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의미다.
누리호는 3단으로 이뤄진 우주발사체다.
맨 밑부분에 해당하는 1단부 로켓은 75톤 엔진 4기와 액체산소 및 케로신 액체연료 탱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 위에 올려지는 2단부 로켓은 75톤 엔진 1기와 액체산소 및 케로신 탱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인공위성이 실릴 맨 윗단인 3단부 로켓은 7톤 엔진 1기와 액체산소 및 케로신 탱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차 때와 달리 진짜 인공위성이 실린다
이번에 발사될 누리호에는 지난번에 실린 인공위성과 다른 탑재체가 실린다. 즉, 발사체 성능 검증을 위해 가짜 위성(위성 모사체)과 함께 진짜 위성 4기가 실리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실패한)누리호 1차 발사 때는 위성 모사체를 탑재했으나 2차 발사에서는 (진짜 인공)위성을 (함께)탑재해 궤도에 투입시키게 된다”며 “우리가 독자개발한 발사체를 통해 인공위성을 최초로 탑재해 발사한다는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발사체의 성능검증 위성 아래에 ‘발사체 성능 검증’을 위한 1.3톤짜리 가짜 위성이 함께 실린다. 1차 발사 때 실렸던 1.5톤짜리 가짜 위성(위성 모사체)과 같은 탑재용량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누리호 1차 발사때 3단부 로켓에 실린 위성 모사체가 궤도에 투입되지 못해 결국 발사 실패에 이른 이유에 대해 “3단부 로켓 엔진의 산화제 탱크 안에 장착돼 탱크 내부압력을 유지하는 헬륨탱크의 고정장치가 비행 중 풀렸기 때문”이라고 지난해 12월 발사 실패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즉, 누리호 비행 때 최대 4.3G(G는 표준 중력 가속도 단위·1G는 지상에서의 중력) 가속도가 발생하는데 이 때 부력(뜨는 힘)을 고려하지 않고 고정 장치를 설계한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탈한 헬륨탱크가 산화제 탱크 내부를 돌아다니며 충격을 줬고, 결국 연료를 태우는 산화제가 누출됐다. 이로 인해 3단부 로켓 엔진이 애초 계획된 521초 보다 46초 이른 475초 만에 꺼졌다. 결국 발사체에 실린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다.
발사에 성공한 이후 우주에서는
발사체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그다음은 발사체 맨 윗부분에 실린 정사각형(큐브) 형태의가로, 세로, 높이 각 1m 크기에 무게 약 180kg인 성능검증위성 차례다.
이 인공위성이 600~800km 지구 궤도에 이르게 되고, 여기서 4개의 초소형 큐브 위성이 튀어 나와 각각 우주 궤도(지구 저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이 초소형 위성들의 무게는 각각 3.2~9.6kg대에 이른다. 이들은 지구 대기 관측 데이터 수집, 미세먼지 모니터링, 초분광 카메라 지구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 위성들은 (3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최근 주목 받는 백두산 천지의 분화 징후 관측이나 한반도의 도심이나 해안 지역의 다양한 목표물에 대한 영상 정보를 획득하게 된다.
이 위성들은 태양 동기 궤도에서 약 2년 동안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국내에서 개발한 발열전지와 제어 모멘트 자이로, S밴드 안테나 등을 탑재하고 설계대로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확인하게 된다.
성공 여부는 언제쯤 알 수 있나?
6월 15일 누리호가 발사되고 나서 약 16분 후면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공식 발표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린다.
로켓 발사 후 이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1단 로켓 연소시간은 약 127초에 불과하다. 이때 성층권에 도달해 1단부를 분리한다. 이후 덮개인 페어링 분리(233초, 191km), 2단부 분리(274초, 258km), 3단부 위성 분리(967초, 700km) 순으로 전개된다.
발사 성공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선 1단, 2단, 3단 분리 과정이 예정된 시각에 예정된 위치에서 잘 이뤄졌는지로 판단한다. 지난해 10월 발사 때에는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1, 2단부 로켓은 정상 분리됐지만 3단부에서 문제가 생겼다.
로켓 분리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로켓 각 단의 연결을 해제하기 위한 ‘파이로락’ 부품에 들어있는 화약이 적당한 힘으로, 제 시간에 터져줘야 한다.
또한 3단 엔진 중지 후 위성들이 정해진 궤도에 정해진 속도(시속 7km)로 올려놓는 것도 고난도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11번째 우주클럽 국가
우리나라가 오는 6월15일 예상대로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다면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까지 모든 과정을 순수 국내 기술로 해낸 국가 즉, 세계 우주클럽 국가 반열에 오른다.
‘우주 클럽’이란 우주비행 기술 역량을 실질적으로 입증한 국가들을 일컫는 말이다. 즉, 실제 우주비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자국 우주기지에서 자국 추진로켓을 이용해 자국 위성을 쏘아올린 국가들을 일컫는다. 우주클럽 우선 순위 요건은 ▲자국의 발사체로 발사했는가 ▲자국의 인공위성인가 ▲자국의 우주기지에서 발사했는가다.
우주클럽 국가로는 러시아(1957), 미국(1958), 프랑스(1965), 일본(1970), 중국(1970), 영국(1971), 인도(1980), 이스라엘(1988), 이란(2005), 북한(2012·저궤도에 위성을 올렸으나 신호는 잡히지 않음)이 꼽힌다.
우주에 첫발을 내딛는 계기가 될 누리호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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