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지구인과 통신할 가능성···이후 발생할 3주간 시나리오

올해는 1974년 미국의 천문학자들이 푸에르토 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태양계 밖 외계인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 지 50년째 되는 해다. 그 메시지가 이른바 ‘아레시보 메시지’다. 이후 불멸의 명저 코스모스(1980) 작가로도 유명한 미국의 우주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의 SF소설 콘택트(1985)에서는 주인공 엘리가 전파망원경으로 외계문명과 접촉을 시도했고 직녀성에서 신호를 받아 5명의 과학자가 직녀성으로 가서 외계문명을 만나고 돌아온다. 이 소설의 영향을 받은 중국 SF 작가 유츠신(劉慈欣)의 소설 삼체(三體)(2013)에서도 인류가 외계인과 교신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는 드라마화 돼 넷플릭스로 방영(2024)되기도 했다. 다만 소설 삼체 속 주인공은 지구가 위험하니 답신하지 말라는 외계인의 송신전파에 답신함으로써 지구의 위치를 노출하며, 결국 지구 식민지화를 꿈꾸는 외계인들이 지구를 향해 오게 만든다.

우리가 실제로 외계인과 교신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성향의 외계인과 맞닥뜨릴 것인지 교신만으로는 알 수 없을 것이다.

SF소설에서도 외계인의 성향이 양쪽으로 나뉜다. 소설 콘택트에서는 지구인에게 우호적인 가상의 외계인이 그려지지만, 소설 삼체속에서는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해 우주선으로 450년이나 걸리는 거리에서 지구를 향해 발진하는 외계인들이 나온다. 우주물리학 분야의 석학인 고 스티븐 호킹 박사는 생전에 외계인들을 만나면 도망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지구상의 인류가 외계인과 접촉(교신)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전 미항공우주국(NASA) 전문가 실베스터 카즈마렉이 그 시나리오를 내놨다. 지적외계생명체탐사(SETI) 프로젝트는 여전히 가까운 시일 내에 외계인이 발견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으며 거의 25년 동안 SETI 프로젝트 선임 천문학자로 활동해 온 세스 쇼스탁은 오는 2036년까지는 외계인과 교신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하며 교신에 대한 시나리오의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22년 미국방부가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존재를 인정한 상황에서 외계인과의 교신이 이뤄진 후 지구상의 인류의 모습은 한번쯤 생각해 볼 만 한 주제다.

데일리메일이 최근 전현직 미항공우주국(NASA)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외계인과의 교신가능성, 교신 후 3주차까지 벌어질 지구인들의 모습에 대한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1974년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우주로 쏘아보낸 아레시보 메시지. 이는 지구에서 2만5000광년 떨어진 구상성단 메시에 13(Messier 13)으로 전송된 인류와 지구에 대한 기본 정보를 담은 성간(interstellar) 무선 메시지다. 외계인과 대화를 시작하려는 실제 시도라기보다는 인간의 기술적 성취를 입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수신자가 전파 메시지를 그래픽, 문자 및 공백으로 올바르게 변환하면 메시지에 포함된 1679비트 데이터가 사진과 같은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내용은 1부터 10까지의 숫자, DNA를 구성하는 수소, 탄소, 질소, 산소, 인 원소의 원자 번호, DNA의 뉴클레오티드를 구성하는 화합물 공식, 인간 게놈의 추정 DNA 뉴클레오티드 수와 DNA의 이중 나선 구조 그래픽, 평균 남성의 키 5피트 9인치, 인간의 모습 그래픽 그림, 당시 약 40억이었던 지구의 인구, 메시지가 전송되는 행성을 나타내는 태양계 그래픽(지구는 맨 오른쪽 원형 태양으로부터 왼쪽 세 번째에 자리잡고 있고 인간 그래픽을 향해 약간 솟아 있다),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과 송신 안테나 접시의 직경 그래픽이 포함돼 있다. 전체 메시지는 1679개의 이진수(약 210바이트)로 구성됐고 2380MHz의 주파수로 전송됐으며 450kW의 출력으로 주파수를 10Hz씩 이동해 변조됐다. ‘1’과 ‘0’은 초당 10비트 속도(10bps)의 주파수 이동을 통해 전송됐다. 총 전송 시간은 채 3분도 되지 않았다. (사진=프랭크 드레이크)

SF 소설에서 수없이 묘사된 순간이지만 외계인이 지구에서 감지된 신호를 통해 지구인과 접촉하면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예를 들어 외계인이 1970년대에 나사의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DSN)가 파이오니어 10호 위성에 보낸 신호를 수신할 경우 그 순간은 이르면 2020년대 말이 될 수 있다.

실베스터 카츠마렉 전 나사 전문가는 “이 신호가 중국의 500m 구경 구면 망원경(FAST), 뉴멕시코의 초거대어레이(VLA), 호주의 파크스 망원경과 같은 대형 지상 망원경으로 수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외계인과의 교신 첫날

외계인이 보내오는 신호는 호주의 파크스 망원경(사진)과 같은 대형 지상 망원경이 수신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CSIRO)

과학자나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또는 외계인이 어떤 권리를 갖고 있는지 여부와 같은 질문에 대해 보편적으로 합의된 규칙은 없다. 하지만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SETI)를 비롯한 외계에 초점을 맞춘 조직들은 2010년에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

과학자들은 이 발견을 즉각 세상에 발표하는 대신 먼저 위성이나 전파 전송과 같은 지구로부터의 간섭을 배제하고 실제 사실임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예를 들면 1990년대 호주의 파크스 전파 망원경이 수신한 미스터리한 신호의 발생지가 직원 매점의 전자레인지로 밝혀져 해프닝으로 끝난 경우가 있다.

카츠마렉은 “신호가 잠재적으로 외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려면 일반적으로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쳐 여러 겹의 확인과 분석이 필요하다. 이 신호는 자연 천체물리학적 소스 및 인간이 만든 간섭 특성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SETI가 국제우주항행학회(IAA)와 함께 발표한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 행위에 관한 원칙 선언’에서의 가이드라인은 발견자가 다른 기관과 협력해 신호가 진짜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확인될 때까지 아무것도 발표되지 않겠지만 과학자들은 뉴스가 ’유출‘되면 언론의 질문에 응답할 것이다.

외계인과의 교신 1주차(확인 후)

교신 1주차에 과학자들이 이를 확신하게 되면 보도 자료와 과학 출판물을 포함한 공개 발표를 통해 외계인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될 것이다. 사진은 유명한 ’와우!‘ 신호. 이 신호는 1977년 8월 15일 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의 빅이어 전파 관측소와 북미 천체물리관측소(NAAPO)가 표준 SETI 검색 중에 감지한 강렬한 협대역 전파 신호다. 당시에는 근무 중인 직원은 없었지만 72초 길이의 강력한 신호가 컴퓨터 프린터로 기록됐다. (사진=NAAPO)

천문대의 과학자들은 국제우주항행학회(IAA) 및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같은 기관에 이 사실을 알릴 것이다.

카츠마렉은 갑작스러운 외계인과의 접촉(교신)이 발생했을 때 SETI와 같은 조직은 자체적인 첫 접촉 전략을 가지고 있지만, 나사 및 유럽우주국(ESA)와 같이 우주 통신에 전문 지식을 갖춘 조직이 거의 확실하게 이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각국 정부, 특히 미 우주군이나 이에 상응하는 기관들처럼 첨단 우주 프로그램이나 방위 능력을 갖춘 정부도 빠르게 참여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에서는 통일된 글로벌 전략이 등장하기 전에 혼란과 이해관계가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카츠마렉은 또 “과학자들이 외계 신호가 확실하다는 것을 확인하면 보도 자료와 과학 출판물을 포함한 공개 발표를 통해 이 발견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투명성은 지정학적 또는 안보적 우려, 특히 정부나 국방부가 개입할 경우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단 비밀이 밝혀지면 유출되기 마련이므로 각국 정부는 뒤따르는 공황과 혼란을 극복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계인과의 교신 2주차

실베스터 카즈마렉 전 나사 과학자는 과학자들이 외계 신호를 확인하게 되면 공개 발표를 통해 공유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투명성은 지정학적 또는 안보적 우려, 특히 정부나 국방부가 개입할 경우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가장 먼저 발생하는 일 중 하나는 신호가 수신된 주파수를 ’보호‘해 더 많은 신호를 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세계행정무선위원회(the World Administrative Radio Council) 내의 긴급 절차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SETI의 가이드라인은 외계 신호를 분석하고 대응 방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탐지 이후 연구 그룹(Post-Detection Study Group) 설립을 제안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유엔은 외계 신호를 해독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데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

카츠마렉은 “원칙적으로 유엔은 모든 조직적인 글로벌 대응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유엔 외우주사무소(UNOOSA)는 외우주 공간의 평화적 사용을 감독하고 1967년 외우주 조약과 같은 기존 조약을 통해 우주 분야의 국제 협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을 이끌 가장 유력한 기구다”라고 말했다.

이 시점에서 과학자들과 각국 정부는 신호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대응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파악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다.

외계인과의 교신 3주차

카츠마렉은 외계인과의 접촉에 대한 대응은 접촉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우주선으로부터의 방문에는 직접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심우주에서 수신된 신호라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 행위에 관한 원칙 선언에 따르면 이러한 신호에 대응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이나 하나의 그룹이 대응을 공식화하는 대신, 과학자들은 유엔과 같은 전세계적 그룹에 지침을 요청할 것이다.

이 문서는 “외계 신호가 확인된 경우 이 선언에 서명한 국가들은 먼저 유엔과 같은 광범위하게 대표되는 국제기구의 지침과 동의를 구하지 않고는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쓰고 있다.

언제 외계인의 연락을 받게 될까?

외계인 신호가 수신됐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는 SETI의 세스 쇼스탁. 그는 외계인과의 교신 2주차가 되면 외계 신호에 대해 전 세계가 알게 되고 세계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2036년까지 외계인이 보내오는 신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NASA)

SETI 프로젝트는 여전히 가까운 시일 내에 외계인이 발견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거의 25년 동안 SETI 프로젝트(외계 지적생명체 탐사)의 선임 천문학자로 활동해 온 80세의 세스 쇼스탁 같은 이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인류가 2036년까지 지적능력을 가진 외계인의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는 데 내기를 걸었으며, 이는 망원경 기술과 컴퓨팅 하드웨어의 꾸준한 개선 덕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다.

최근 쇼스탁은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MA)에서 “하드웨어(대부분 컴퓨터)의 개선 추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나는 여전히 2036년까지 외계 신호를 받게 된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쇼스탁은 또한 최근 수십억 개의 지구와 같은 세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지구만 이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쇼스탁은 “이는 우주 생명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주장일 수 있다. 왜냐하면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여기 지구에서 일어난 일은 정말 예외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데이터로 이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약간 자기중심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드레이크 방정식...외계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수 계산법

1972년 발사된 파이오니어 10호(사진)와 이듬해 발사된 파이오니어 11호에는 외계문명이 이 위성을 발견할 경우 보여줄 황금판이 부착됐다. (사진=위피키피디아)
외계 문명이 위성 발견시 보도록 파이오니어 10호와 11호에 부착된 지구의 위치와 지구인에 대해 설명하는 황금도금판. (사진=위피키피디아)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와 2호에는 지구와 지구인, 지구 문명에 대해 설명해줄 황금디스크가 실렸다. 이 인공위성들은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를 향해 항행하고 있다. (사진=위피키피디아)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와 2호에 실린 황금디스크. (사진=위피키피디아)

은하계에서 통신이 가능한 진보된 문명의 수를 계산하는 방법, 이른 바 드레이크 방정식은 1965년 코넬대 물리학자인 드레이크 논문에 처음 등장했다. 이 공식은 대략 1000만개의 별(태양)들 가운데 하나꼴로 기술적으로 진화된 생명체를 가진 행성이 존재할 것으로 추측한다.

드레이크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은하계에만 해도 대략 1000억개의 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는 학계의 평가 수치)

N=R∗⋅fp⋅ne⋅fl⋅fi⋅fc⋅L

N=우리은하수에서 통신이 가능한 문명의 수

R∗=우리 은하계에서 1년에 별(태양)이 형성되는 평균 속도.(*약 10개)

fp=행성계를 형성하고 있는 별.(*약 10만분의 1)

ne=행성을 거느린 별에서 잠재적으로 생명체를 지탱할 수 있는 행성(골디락스)의 평균 개수.(*약 0.1)

fl=생명체를 지탱할 수 있는 행성 중 어느 시점에 실제로 생명체를 발달시킬 수 있는 행성의 비율. (*0.1~1)

fi=생명체가 있는 행성 중 지능형 삶(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생명체를 가질 비율.(*1에 근접)

fc=감지 가능한 존재 징후(지구인이 검출할 수 있는 신호)를 우주로 방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문명의 일부.(*1에 근접)

L=그러한 문명이 감지 가능한 신호를 우주로 방출하는 시간 길이(문명 존속 수명).(*최소 200년 ~)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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