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1~2인가구 비율은 61.7%에 달한다. 학업, 직장 등의 이유로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진 탓도 있고,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가와 주거 불안, 육아 부담 등으로 자녀를 갖지 않고 살아가는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이 늘어난 탓도 있다.
이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고 있다. 가족이 없거나 둘인 경우 이들에게 밥과 국·찌개 등으로 대변됐던 일반적인 가정식은 큰 의미가 없다. 일, 취미생활 등으로 바쁘기도 하고, 과거 대가족 시대처럼 대량으로 반찬 등을 준비해 봐야 버리는 것이 반 이상이기 되기 일쑤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시간이 없을 때는 마트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레토르트 식품이나 간편식을 이용하기도 하고,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매번은 아니다.여유가 있을 때는 또 집에서 제대로 요리해 먹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있다. 기왕이면 맛도 모양도 그럴듯하게 말이다. 그런 이들 사이에 컬쳐히어로가 운영하는 푸드 커머스 플랫폼 ‘우리의식탁’은 꽤 유용한 앱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진심’이 담긴 차별적인 푸드 콘텐츠로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다
‘우리의식탁’ 운영사 컬쳐히어로는 2015년 1월 설립됐다. 양준규 컬쳐히어로 대표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가 최초로 불을 인간에게 전했듯 콘텐츠를 잘 만드는 사람에게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문화영웅’ 즉 컬쳐히어로라는 사명을 정했다고 한다.
카카오 출신의 양 대표는 초기 컬쳐히어로의 사업 방식을 여행, 힐링 등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모아 보여주는 비즈니스, 이른바 ‘어른용 피키캐스트’로 구상했다. 푸드 콘텐츠로 집중한 것은 우선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식탁’이 고집한 것은 진심이 담긴 푸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다. ‘우리 레시피로 음식을 했을 때 실패하지 않는 믿음’을 이용자에게 주는 것이 목표였고, 그래서 콘텐츠 자체 제작을 고집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렇게 컬쳐히어로는 푸드 콘텐츠 자체 제작을 위해 판교, 동판교, 제주 등에 요리 촬영 전용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푸드 스타일리스트, 요리 전문가, 푸드 영상 전문 편집팀 등을 구축해 나갔다.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콘텐츠 확산과 홍보도 꾸준히 진행했다. 그 결과 컬쳐히어로의 푸드 콘텐츠에 반응한 충성고객은 꾸준히 증가해 최근에는 350만명(유튜브, SNS, 앱 포함)을 넘고 있다. 이러한 푸드 콘텐츠에 대한 신뢰는 식재료와 키친웨어 등을 중심으로 한 커머스 비즈니스와 연결됐다. 그렇게 컬쳐히어로는 라이프스타일, 그중에서도 푸드 카테고리 내에 드물었던 ‘콘텐츠-커머스’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그 사이 연 누적 거래액은 110억원을 상회했다. 컬쳐히어로가 ‘우리의식탁’ 콘텐츠를 통해 보여준 ‘진심’에 이용자들이 반응한 결과였다. 컬쳐히어로의 진심을 유심히 본 것은 투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시리즈B 까지 완료한 컬쳐히어로의 누적 투자액은 185억원이다. 내년으로 이어질 시리즈C 투자 유치 계획도 준비 중이다. 그 사이, 컬쳐히어로는 올해 안에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컬쳐히어로의 주성우 부대표와 이상림 콘텐츠 이사를 만나 확인해봤다.
진정성으로 무장한 푸드 히어로들이 뭉쳤다
컬쳐히어로의 성장 전략은 푸드 카테고리의 강점을 이어가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국내 최고의 푸드 콘텐츠-커머스 플랫폼이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각 분야별 전문가 영입, 유저와 소통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확보, 커머스 시스템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최근 새롭게 합류한 주성우 부대표와 이상림 콘텐츠 이사(COO, 최고 콘텐츠 운영자)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주 부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F&B 마케팅, 신사업 분야 전문가로 커리어를 쌓았다. 컬쳐히어로 합류 이후에는 지난해 말 유저들이 직접 참여해 푸드 콘텐츠를 공유하고 관련 레시피와 상품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 ‘샵스타일’ 론칭을 주도했다. 여기에는 국내 대표 푸드 크리에이터 및 요리전문가 등 100명 이상의 인플루언서가 초기 테이블 멘토로 참여해 다양한 레시피 스타일을 공유하고 있다.
컬쳐히어로는 최근 가수 폴킴을 모델로 발탁한 TV 광고도 선보이며 이전과는 여로모로 달라진 서비스와 캠페인을 보여주고 있다. 일찌감치 레스토랑 사업을 하기도 했다는 주 부대표는 “셀럽과 인플루언서 협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누가 과연 먹거리와 푸드에 진심인지를 선별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며 새로운 시도의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의식탁’이 어느 정도 기반을 마련한 상황에서 셀럽, IP를 활용한 PB(Private Brand, 자체개발상품) 확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었어요. 하지만 양 대표님이 지향해 온 방식도 그렇고 저 역시도 진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죠. 그래서 셀럽도 그렇고 인플루언서들과도 공동으로 오랜기간 기획, 개발 시간을 가졌어요. 거기에 이 이사님이 합류하시면서 본격적으로 콘텐츠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됐죠.”
지난 5월 컬쳐히어로에 합류한 이상림 이사는 올리브TV와 배달의민족 등에서 활약한 알아주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콘텐츠 전문가다. 디지털 방송국 딩고스튜디오, 런드리고, 클래스101에서는 푸드 비즈니스를 비롯한 클래스 비즈니스를 총괄하기도 했다. 사실 이 이사는 푸드 카테고리에서 시작해 라이프스타일로 영역을 확장하며 본인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뒤로 미루게 된 것은 컬쳐히어로가 제시하고 있는 푸드 콘텐츠에 대한 남다른 고집과 콘텐츠 비즈니스 비전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몸담았던 조직들 모두 처음에는 푸드 콘텐츠를 사랑하고 진심으로 만들자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트렌드가 바뀌고, 환경이 달라지며 정체성이 흔들리는 상황을 종종 경험하게 됐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컬쳐히어로는 중간중간 어려움이 적지 않았음에도 한결같이 처음 시작했던 푸드 콘텐츠의 결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절대 쉬운 일은 아니죠. 특히 요즘 MZ세대들은 시각적인 효과, 이를테면 치즈를 범벅하는 방식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 생태를 너무 잘 알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식탁’ 레시피 콘텐츠는 흔들림이 없었어요.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차곡차곡 잘 쌓아가고 있는 콘텐츠는 굉장한 자원이죠. 그 점이 ‘찐푸드’인 저와 결이 맞았고(웃음), 그렇게 컬쳐히어로에 합류하게 되면서 ‘이걸 토대로 확장시켜 앞으로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행-전통-푸드-커머스가 연계된 콘텐츠 생태계 구축할 것
진정성이 담긴 차별적 푸드 콘텐츠를 키친웨어, 식재료 커머스와 연계한 컬쳐히어로의 비즈니스는 궁극적으로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테면 푸드 카테고리 버전의 ‘오늘의집’인 셈이다.
주 부대표 역시 “플랫폼을 운영하며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미션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한다”며 “주방과 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향후에는 생활과 관련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이 컬쳐히어로의 확장성 모델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맨파워’를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 주 부대표의 말처럼 이미 푸드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모두 내재화한 컬쳐히어로로서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듯했다. 하지만 이내 착각임을 깨닫게 됐다. 일반적인 콘텐츠가 아닌 컬쳐히어로만의 색깔과 고집을 담아 낸다는 것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그리 녹록한 작업이 아닌 것이다. “컬쳐히어로에 합류하면서 생각한 큰 미션은 기존 레시피 중심의 콘텐츠에 좀 더 크리에이티브를 확장하는 것”이었다며 새롭게 준비하는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이 이사 말 사이에 고민의 흔적이 느껴졌다.
“현재 파일럿으로 제작하고 있는 ‘시나몬 프로젝트’가 있어요. 향후에는 단독 채널로 만들려고 하고 있죠. 이 시나몬 채널 안에는 푸드를 기반으로 취미 삼아 시도할 수 있는 레시피 콘텐츠를 비롯해 아카데믹한 클래스 형 콘텐츠, 또 현재 제작 중인 다큐멘터리형 콘텐츠가 포함될 거예요. 나아가서는 예능을 비롯해 장르를 불문한 푸드 중심,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성을 고려한 푸드 전문 OTT 채널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요.”
이 이사가 언급한 시나몬 프로젝트는 그 말 그대로 중요한 약재이자 향신료인 시나몬(계피)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계획이다. 컬쳐히어로의 콘텐츠를 접하는 누군가에게는 정말 필요한 약이 되는 콘텐츠, 누군가에게는 일상에 향을 불어넣어주는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든 동기부여가 되고 삶을 이롭게 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시나몬 프로젝트의 첫 콘텐츠는 현재 다큐 형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적인 마을과 자연의 아름다움, 그 속에서 키워지는 로컬 식재료로 만드는 전통 음식,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이 담길 예정이다. 이 이사는 “우리의 좋은 식재료를 소개하고 이를 PB상품으로 제작해 글로벌화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K-컬쳐로 일컬어지는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관심, 그 중에서도 푸드와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컬쳐히어로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시리즈를 제작하고 향후 좀 더 확장시켜 우리나라에서 이어져온 아름다움과 현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기획을 준비할 계획이죠. 그 첫 콘텐츠가 ‘스테 잇 코리아(STAY eat Korea)’에요. 좋은 곳에 머문다는 의미도 있지만, 더 나아가 보는 사람들에게 정말 그 장소에 머무는 느낌을 주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자는 의도로 기획을 했죠.”
여행과 전통, 푸드가 결합된 콘텐츠 더 나아가 커머스와 연계된 컬쳐히어로의 비즈니스 확장 계획은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 외에도 엄연한 테크 기반의 스타트업으로서 컬쳐히어로는 빠르게 쌓이고 있는 이용자 데이터 분석 고도화를 통해 편의성을 최적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시도도 시작됐다. 인터뷰 말미, 주 부대표는 “이달부터 베트남으로 향하는 첫 수출 물량이 선적됐다”며 컬쳐히어로의 글로벌 사업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단 케이스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우선은 견고한 파트너십을 다져 놓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향후에는 베트남 시장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 나아가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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