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들이 신입사자의 연착륙(온보딩)을 돕는 방법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직장 생활의 셰르파, Onboarding

온보딩이란 ‘배에 탑승한다'는 의미로, 신규 구성원이 조직에 적응하고 통합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을 의미한다. 히말라야 산맥을 오르는 등반가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셰르파처럼, 신규 입사자가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온보딩은 기업의 직원 유지(retention)와 생산성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갤럽(Gallup)의 연구에 따르면, 우수한 온보딩 경험을 가진 구성원의 70%는 자신이 “최고의 직장”에서 일한다고 느낀다. 이러한 구성원들은 직장 생활에 대해 만족할 확률이 2.6배 더 높으며, 결과적으로 회사에 장기적으로 머무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인적자원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BambooHR에 따르면 우수한 온보딩을 실시하는 조직의 구성원은 조직 몰입 수준이 33% 더 높다.  

그렇다면, 우수한 온보딩이란 무엇일까? 탈야 바우어(Talya N. Bauer) 포틀랜드 주립대 교수는 효과적인 온보딩을 위한 핵심 요소로 ‘6C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6C 기준에 맞춰 회사의 온보딩 프로세스를 검토하고 빠진 부분이 없는지 검토해볼 것을 권장한다.

  • 기본적인 내부 규정, 절차 안내하기(Compliance – Housekeeping First)
  • 역할과 기대치 명확히 하기(Clarification of Employee Roles And Expectations)
  • 신규 구성원의 자신감 높이기(Building New Employee Confidence)
  • 의미 있는 관계 형성을 지원하기(Helping Employees Build Meaningful Connection)
  • 조직 문화를 공유하고 내재화시키기(Shared Culture Is Constantly Evolving)온보딩 과정을 점검하기(Onboarding Checkback Are Critical For Long-term Success)
  • 온보딩 과정을 점검하기(Onboarding Checkback Are Critical For Long-term Success)

최근 들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신규 입사자들에 대한 환영의 의미를 담은 웰컴 키트(Welcome Kit)를 제공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웰컴 키트는 신규 입사자에게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회사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단순히 '우리 회사는 좋은 회사입니다'를 알리는 마케팅 도구로만 활용될 때는 온보딩의 진정한 목적에서 벗어난다. 온보딩 과정은 본질적으로 신규 구성원이 회사에 빠르게 적응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이며, 이러한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최신 트렌드를 통해 온보딩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방법을 알아보자.


신규 구성원을 맞이하는 디지털 기술, Digital in Onboarding

최근 기업들은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신규 입사자들의 온보딩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 먼저, AI는 온보딩 과정을 개인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를 활용해 각 신규 입사자의 배경, 경험, 역할, 학습 스타일을 분석하여 맞춤형 온보딩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신규 입사자는 새로운 역할에 딱 맞는 정보와 지식을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 되고 조직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 한편,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질문과 궁금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AI가 탑재된 온보딩 챗봇(Onboarding Chatbot)은 신규 입사자들에게 24시간 실시간으로 정확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개인적이거나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관리자나 인사 담당자와 대화하는 것보다 챗봇과의 대화를 더 편안하게 느낀다고 한다. 전 세계에 8,000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광섬유 회사 스텔라이트 테크놀로지(Sterlite Technologies, STL)는 온보딩 프로세스에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신규 입사자들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는 입사 30일 전에 입사 예정자들에게 안내 사항과 필요한 문서들을 이메일로 전송하는데, 이 메일들은 매우 개인화되어 있어, 인사팀에서 발송하는 공지 메일과는 다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 

VR과 AR 기술은 현실에 가까운 가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신규 입사자들이 빠르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21년,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업계 최초로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에 VR 기술을 도입했다.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고객 불만 처리, 심지어 강도 사건 등 다양한 가상 상황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가령, 강도 사건 시뮬레이션에서는 직원이 얼마나 침착하게 대응하는지가 미션으로 주어진다. 강도 사건처럼 스트레스가 많은 시뮬레이션을 마친 후에는 가상 섬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배려도 포함돼 있다. 이 VR 교육 프로그램은 실시간 분석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관리자들은 각 직원들의 반응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코칭과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파일럿 교육에 참여한 직원 중 97%가 VR 시뮬레이션을 경험한 후 업무 수행에 대한 자신감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한 임원은 "전통적인 교육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VR은 현실감 있는 긴장감을 조성하고, 더욱 몰입감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고 VR 교육의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직원이 VR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이미지 출처: bloomberg.com)

월마트(Walmart)는 신규 입사자 교육 프로그램에 VR뿐만 아니라 AR 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직 임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AR 캐릭터가 직원들에게 Q&A 형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를 도입했다. 


“최고의 복지는 동료” 최복동과 함께하는 Social Onboarding

신규 입사자는 처음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직속 상사로부터 온보딩 지원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기에 팀과 동료들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조직에 안착할 수 있다. 서울대 김성수 교수는 인재는 세 가지 자본을 활용해서 업무를 수행한다고 말한다. (1)개인의 지식과 경험인 인적 자본, (2)동료 및 선·후배들과의 협력을 의미하는 사회적 자본, (3)회사 문화, 기술, 업무 방식을 포함한 조직 자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셜 온보딩은 신규 입사자가 사회적 자본을 빠르게 구축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신규 입사자와 기존 직원을 1:1로 매칭하는 ‘버디 프로그램(Buddy Program)’을 통해 신규 입사자와 기존 직원의 교류를 장려한다. 보통 멘토링은 수직적인 관계(선-후배)를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버디 프로그램은 수평적인 관계(비슷한 연차와 직급)를 강조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버디 프로그램은 버디 선정 기준이 깐깐한 점이 특징이다. 신규 입사자의 직속 상사와 일해본 경험이 있고 업무 이해도가 높으며 평가가 우수한 구성원만이 버디가 될 수 있다. 버디는 문서로 파악할 수 없는 상사의 업무 스타일, 팀의 일하는 방식 등 조직의 맥락(context)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사에 따르면, 버디와 자주 교류할수록 신규 입사자의 업무 적응 속도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입사 후 3개월 동안 버디와 2~3회 만난 경우 73%, 4~8회 만난 경우 86%, 9회 이상 만난 경우 97%의 응답자가 업무 적응 속도가 향상되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주 만나는 것은 기존 직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버디의 업무량을 조정하고 버디 활동을 공식 업무로 인정하고 있다.

 

(출처: HBR, LG경영연구원 / IGM 재구성)

2010년에 설립된 SNS마케팅 통합 관리 툴 스타트업 버퍼(Buffer)는 혁신적인 조직 문화로 잘 알려져 있다. 버퍼의 버디 프로그램은 세 명의 버디가 참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세 명은 신규 입사자가 입사 전부터 라포(rapport)를 쌓아 온 채용 매니저를 포함해 Role Buddy(직무 버디), Culture Buddy(문화 버디)로 구성된다. Role Buddy는 신규 입사자와 같은 팀 동료로, 주 1~2회 신규 입사자와 업무에 대해 대화 나눈다. 이 시간은 신규 입사자가 초기 적응 기간 동안 밀착 지원받고, 자연스럽게 취약성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Culture Buddy는 팀 경계를 넘어 다른 팀 사람이 배정된다. 이들은 입사 후 6주 동안 매주 신규 입사자와 만나 회사의 역사, 문화, 가치 등에 대해 대화한다. 버퍼는 Role Buddy, Culture Buddy에게 상세한 가이드를 제공해 버디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 

Role Buddy와 Culture Buddy에게 제공하는 역할 가이드 (이미지 출처: buffer.com)


입사 전부터 연착륙을 돕는 Pre-Boarding

프리보딩은 입사 결정이 확정된 순간부터 정식 출근 전까지의 기간 동안 입사 예정자와 조직 간의 소통 과정이다. 프리보딩 동안 입사 예정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과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첫 출근일을 보다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다. 조직은 프리보딩을 통해 신규 입사자의 적응 기간을 단축해 빠른 성과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프리보딩은 인재 이탈 방지에도 기여한다. 프리보딩 사이트 'Hello HMG'를 운영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요즘 취업 준비생들은 여러 곳에 지원하는 만큼 합격했다고 반드시 입사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합격 발표 후 입사 전 기간은 케어 측면에서 공백기였는데, Hello HMG를 통해 입사 전부터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를 갖게 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아마존(Amazon)은 '아마존 엠바크(Amazon Embark)'라는 전용 포털을 통해 입사 예정자들에게 프리보딩 경험을 제공한다. 채용이 확정되자마자, 입사 예정자들은 프리보딩 안내를 받는다. 이들은 아마존 엠바크에 접속해 기본적인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동영상과 퀴즈를 포함한 다양한 형식의 교육 자료를 학습하게 된다. 아마존의 학습 플랫폼 전문가는 "신규 입사자가 입사 첫날부터 업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입사 전부터 학습 포털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프리보딩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현업 리더들이 신규 입사자의 적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현직 리더들은 교육 영상에 직접 출연해 자신의 근무 경험 공유하며, 각 입사 예정자의 직속 상사는 프리보딩 기간 동안 주기적인 면담을 진행한다.

Amazon Embark (이미지 출처: embark.amazon.com)

국내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도 입사 예정자들을 위한 프리보딩 프로그램 'Log-in NC'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 미션 'PUSH, PLAY'에 기반하여, 입사 예정자들을 'New player(신규 플레이어)'로 명명하고, 게임의 스테이지를 통과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구현했다. 입사 예정자들을 ‘Log-in NC’를 통해 회사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게 되고, VR 사옥 투어를 통해 출근 전부터 회사 공간과 친숙해지게 된다.

Log-In NC (이미지 출처: about.ncsoft.com)


단순히 승선(Onboarding) 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합(Integration)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시대다. 한 취업포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이직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평균적으로 세 번 이상 직장을 옮겨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이직률이 증가함에 따라, 신규 구성원이 조직에 안착하고 기여할 수 있게 하는 온보딩이 기업의 중요한 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온보딩만으로 부족하다’에 따르면, 형식적인 온보딩(Onboarding)을 넘어 신규 구성원이 조직에 통합(Integration)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규 입사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의 관점에서 이들의 필요를 충족시켜보자. 기존 구성원, 신규 구성원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이 조직 성과에 기여하는 강력한 조직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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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세계경영연구원

insightlab@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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