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ADHD, '전자약'으로 치료한다...KT-뉴로시그마 AI분석 등 협력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뇌전증 등의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할 때 일반적으로 쓰이던 약물이 아닌 전자약으로 치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자약(electroceutical)은 전자(electronic)와 약(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전류 또는 자기장을 이용해 특정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유하는 개념의 치료 방법을 뜻한다. 기존 합성 의약품이나 수술이 야기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가 필요한 특정 세포나 신경만 자극하는 방식으로 세계 제약/바이오업계의 혁신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자약 시장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는 가운데, KT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경정신질환 치료 ‘전자약’ 승인을 최초로 획득한 미국의 전자약 개발회사 '뉴로시그마'와 손잡고 전자약의 국내외 사업에 나선다.

전자약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접근할 수 있는 분야다. KT는 이번 뉴로시그마와의 파트너십을 계기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바탕으로 한 eTNS 제품의 차세대 버전 설계 및 개발 지원, KT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과 연동한 모니터링과 AI분석 서비스 고도화, 국내 상용화 및 국내 생산거점 구축 협력 등이 가능해 진다.

​김형욱 KT 미래가치추진실장 부사장(왼쪽)과 레온 액치안 뉴로시그마 최고경영자(오른쪽 모니터 화면)가 비대면 업무협약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형욱 KT 미래가치추진실장 부사장(왼쪽)과 레온 액치안 뉴로시그마 최고경영자(오른쪽 모니터 화면)가 비대면 업무협약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KT 미래가치추진실장 김형욱 부사장은 “아직 국내에서는 디지털 치료제가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그 효용성과 성장 잠재력은 뛰어나다”면서 “뉴로시그마와의 사업협력을 시작으로 전자약을 비롯한 디지털치료제를 헬스케어 신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 직속 미래가치추진실에 ‘디지털&바이오헬스 P-TF’를 신설하고, 올해 김형욱 미래가치추진실장이 디지털헬스산업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 신사업 육성에 큰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병원, 제약회사, 학회, 바이오벤처 등과 폭 넓은 파트너십을 맺는 등 헬스케어 생태계에서 입지를 키워 나가고 있다. 

뉴로시그마가 개발한 전자약은?

뉴로시그마가 개발한 ‘모나크 eTNS(Monarch external Trigeminal Nerve Stimulation System)’는 약물이 아닌 전자패치를 통해 뇌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이 약은 ADHD를 치료하는 전자약으로는 최초로 미국 FDA의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이 기술을 활용해 우울증 및 뇌전증 질환에도 적응증(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을 확대하고 FDA 승인을 추가로 받기 위한 임상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의 ADHD 치료 약물들은 중추신경자극제로 두통‧불안‧중독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eTNS 전자약은 약물에 비해 부작용이 경미(식욕증가, 피부자극)하며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돼, 기존 신경정신질환 치료 약물의 대체제를 찾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뉴로시그마의 레온 액치안(Leon Ekchian) CEO는 “KT와의 파트너십을 맺게 되어 기쁘며, KT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은 의료와 전자공학 분야의 융합을 대표하는 당사 eTNS 제품을 완벽하게 보완해줄 것”이라면서 “KT의 ICT역량을 기반으로 디자인, 기능, 고객 경험 등 추가 가치를 창출해 당사의 차세대 제품 고도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영 기자

ericahu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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