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프롭테크 스타트업은?

미국發 경기침체 우려에 주식시장은 오락가락하는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
고물가 상황에서 집값은 증가세,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53.9% 기록…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은 커져
도시정비사업 플랫폼 ‘얼마집’, 부동산과 금융을 연결하는 ‘머니뷰어’, 랜드마크 투자 제시하는 ‘리얼바이’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약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산을 지키고 더 나아가 기회를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이미지=퓰리처AI로 생성)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금융당국 역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역시 주식시장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금리인하 조짐을 경기 침체의 시작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 우려는 이미 주가에 선 반영되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오락가락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우선 정부와 여당은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 여파에 따른 내수 부진의 해법으로 금융 당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섣불리 금리인하를 단행하기에는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우선 여전히 높은 물가를 꼽을 수 있다. 어느 정도 잡혔다고 하지만, 시기상 금리 인하와 동시에 그간 미뤄왔던 4분기 공공요금 인상이 진행되면 다시금 물가가 폭등하며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건축비가 상승하고 있고, 이로 인해 집값 역시 다시금 증가세로 돌아선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앞서 빌라 전세사기 사태의 여파로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몰리며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53.9%로 1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정리해 보면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한국 금융 당국 역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 금리인하가 단행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는 물가와 부동산 가격 폭등이다. 한편으로 미국이 실제로 경기침체로 접어들 경우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그 여파가 미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경제불황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테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렇듯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약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산을 지키고 더 나아가 기회를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개최된 ‘부동산 트렌드쇼 2024’에서는 위기 속에 기회를 모색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을 만났다.

최근 개최된 ‘부동산 트렌드쇼 2024’에서는 위기 속에 기회를 모색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을 만났다. (사진=테크42)

재건축 시장에 존재하는 정보 비대칭, 불투명성 해결 나선 ‘얼마집’

‘얼마집’은 복잡한 서류 제출이나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 없이 휴대폰 번호 만으로 소유주 인증을 진행하는 기능을 넣어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도시정비사업, 이른바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가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조합 설립부터 시작되는 고질적인 문제, 불투명한 사업 관행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IT 전산화, 자동화를 통해 실소유주 인증 기반 솔루션으로 해결하는 스타트업이 바로 한국프롭테크다.

‘얼마집’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한국프롭테크의 솔루션이 나오기 이전,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 사람들이 택한 방식은 메신저 앱에 단톡방을 개설하거나 밴드를 만들어 소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적지 않았다. 범용 서비스이기에 소유주가 아닌 외부인이 들어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를 막기 위해 실소유주임을 방장에게 인증해야 되는 단톡방이 만들어졌지만, 재산세 납부 내역과 신분증 사진을 요구하는 등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에 응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개중에는 실제 소유주가 아닌 사람이 방장 행세를 하다 들켜 방을 ‘폭파’하고 나가 버려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얼마집은 소유주 외에 가족 등의 명의 대리인도 본인 인증을 통해 커뮤니티 공간에 접속이 가능하다. 전자투표 기능도 있어 비대면으로 의견 수렴이 가능하며 특정 세대의 소유권에 변화가 발생한 상황도 실시간으로 갱신된다. 여기에 더해 한국프롭테크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이용자 폭을 넓혔다.

이렇듯 시장의 문제가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던 이해관계자들에게 인증을 기반으로 비대면, 자동화 기능을 제공하는 ‘얼마집’은 최적의 서비스로 다가갔다. ‘얼마집’은 복잡한 서류 제출이나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 없이 휴대폰 번호 만으로 소유주 인증을 진행하는 기능을 넣어 큰 호응을 얻었다. 한 번의 인증 후에는 채팅방은 물론 카페 등의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소유주 외에 가족 등의 명의 대리인도 본인 인증을 통해 커뮤니티 공간에 접속이 가능하다. 전자투표 기능도 있어 비대면으로 의견 수렴이 가능하며 특정 세대의 소유권에 변화가 발생한 상황도 실시간으로 갱신된다. 여기에 더해 한국프롭테크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이용자 폭을 넓혔다.

성공 사례는 놀랍다. 목동신시가지 3단지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는 얼마집을 사용해 별도의 외부 업체 및 홍보(OS)요원 사용 없이 3개월만에 동의율 60%를 달성하고, 6개월 만에 조합설립 가능한 75% 이상 동의율을 달성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성과를 확보한 한국프롭테크는 여러 신탁사, 지자체 등과협업을 통해 도시정비사업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최윤영 얼마집 담당자는 “최근 대시보드를 고도화하면서 등기부 등본 목록 등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며 “최근 팁스에도 선정 되며 후속 투자 유치 준비를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이날 현장에서 만난 최윤영 얼마집 담당자는 “최근 대시보드를 고도화하면서 등기부 등본 목록 등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며 “최근 팁스에도 선정 되며 후속 투자 유치 준비를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의 랜드마크 투자 문 여는 ‘리얼바이’

최근 국민연금공단은 1조 3500억원 규모의 국내 부동산 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최대 6000억원이 출자되는 대출형 펀드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준공 후 담보 대출이 70% 이상인 자산에 투자될 계획이다. 문제는 최근까지 이러한 대규모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개인에게 그림의 떡과 같이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분야라는 점이다.

투자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창업한 스타트업 파이퍼블릭이 만든 빅데이터 기반 실물자산 투자 플랫폼 ‘리얼바이’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부동산 시장에서 더욱 가치가 부각되는 랜드마크에 조각투자 방식으로 개인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리얼바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보인 투자 솔루션이다. 투자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창업한 스타트업 파이퍼블릭이 만든 빅데이터 기반 실물자산 투자 플랫폼 ‘리얼바이’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부동산 시장에서 더욱 가치가 부각되는 랜드마크에 조각투자 방식으로 개인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이호승 대표가 풍부한 상업 부동산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한 파이퍼블릭은 3년가까이 빅데이터 기반 실물자산 투자 플랫폼 ‘리얼바이’를 개발하고 실증하는 과정을 거치며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냈다. 최종 검증을 마치고 오는 4분기 정식 론칭을 앞둔 ‘리얼바이’는 그간 연기금이나 투자기관의 전유물이었던 랜드마크 투자의 문을 일반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여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리얼바이는 기존 사모리츠에서 자산관리회사가 투자자와 일대일로 해결해야 했던 상품 설명, 자산 매각 등 투자 의사결정에 필요한 전자투표를 디지털 전환으로 풀어냈다. 또 재간접 리츠 상품 투자를 제시해 자산관리 부분은 전문성 있는 자산관리사에 맡기고 우량한 투자 상품을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성과 연동형 보수체계로 투자 수익률이 5% 이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얼바이를 통한 랜드마크 투자 프로세스.

현재 코람코자산신탁, 마스턴투자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디앤디인베스트먼트, 제이알AMC 등과 사모리츠 소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연이어 진행하며 대규모 컨소시엄을 조성한 파이퍼블릭은 지난 6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 서비스 신청을 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호승 파이퍼블릭 대표는 “부동산 경기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요즘은 반등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2019년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진 상황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펀드 조성 발표가 호재가 되고 있다”고 투자 전문가로서 전망을 이야기했다.

이호승 파이퍼블릭 대표는 최근 여러 기관과 MOU를 통해 대규모 컨소시엄을 조성했다며 임박한 리얼바이 정식 출시 소식을 전했다. (사진=테크42)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대규모 자금이 기폭제가 돼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향후 금리 인하 기조가 명확하고 앞으로 투자 매력도를 고려했을 때 상업용 부동산 투자 확대는 의미 있는 시그널이라 할 수 있어요. 앞으로 국민연금공단을 뒤따라 대규모 공제회, 펀드 등의 출자금이 계속 들어올 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확실히 좋은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요.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지금도 공실율이 2% 내외로 준수한 상황입니다.”

AI 기술로 상업용 부동산 격차 해소 소상공인 성장 지원하는 ‘오아시스비즈니스’

오아시스비즈니스는 건설 부동산 시장에서 인력 중심적인 특성으로 인해 발생한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데이터와 기술로 해소하는 프롭핀테크 기업으로 출발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관련 빅데이터와 인간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상업용 부동산의 매출을 추정하는 AI 알고리즘 기술을 기반으로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머니뷰어'는 신규 점포 출점 전략을 수립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을 위한 솔루션으로 상권 분석을 비롯해 성공적인 점포 확장 전략을 지원한다.

먼저 오아시스비즈니스가 제공하는 솔루션 중 하나인 ‘권리머니’는 AI를 적용, 권리금 계산을 통한 사업장 가치 산정 솔루션으로 소상공인 대상 경영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머니뷰어'는 신규 점포 출점 전략을 수립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을 위한 솔루션으로 상권 분석을 비롯해 성공적인 점포 확장 전략을 지원한다.

또한 오아시스비즈니스는 금융권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안 신용 평가 모델 ‘ACSS’를 제공해 사업장의 미래 매출을 개인 사업자 대출 심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상업용 부동산 개발 및 투자 검토 솔루션인 ‘크레마오’가 있다. 이는 예상 매출 데이터를 근거로 적정 분양가와 임대료를 산정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이다.

오아시스비즈니스는 이렇듯 각 솔루션을 통해 고도화되는 상업용 부동산의 전 생애주기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해 투자자, 개발자, 사업자, 임대인 및 임차인, 최종 소비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석찬 오아시스비즈니스 매니저는 이날 부스에서 선보인 ‘머니뷰어’와 관련해 “프랜차이즈 기업이 신규 점포를 개설할 때 어느 지역에 매출이 얼마나 나올지, 경쟁사 현황은 어떤지, 어떤 액티비티를 했을 때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 되는지를 분석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테크42)

현장에서 만난 이석찬 오아시스비즈니스 매니저는 이날 부스에서 선보인 ‘머니뷰어’와 관련해 “프랜차이즈 기업이 신규 점포를 개설할 때 어느 지역에 매출이 얼마나 나올지, 경쟁사 현황은 어떤지, 어떤 액티비티를 했을 때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 되는지를 분석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니뷰어는 카드사와 통신사, 800개 이상의 공공 데이터를 변수로 넣어 상권을 분석하고 있어요. B2B SaaS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죠. 또 각 프랜차이즈 업종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도 지원하며 가맹점 관리에 필요한 기능도 추가해 드리고 있죠.”

한편 오아시스비즈니스는 과학기술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 진흥원 주관의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 사업'에 상업용 부동산 대표 기업으로 참여해 양질의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시리즈 A 투자 라운드까지 진행된 상태로 누적 투자금은 85억원에 달한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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