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확장하는 네이버·카카오 웹툰 사업, ‘프랑스 대전’ 예고

[AI 요약] 디지털 서비스 각 분야에서 맞붙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번에는 유럽 시장을 무대로 웹툰 대전을 펼칠 전망이다. 첫 격전지는 프랑스다. 이렇듯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웹툰 업체들이 프랑스를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유럽 문화의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유럽 웹툰 시장을 두고 프랑스에서 첫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픽사베이)

디지털 서비스 각 분야에서 맞붙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번에는 유럽 시장을 무대로 웹툰 대전을 펼칠 전망이다. 격전지는 유럽 진출의 교두보라 할 수 있는 프랑스다.

일단 시장 선점은 지난 2019년 12월 프랑스어 서비스를 출시한 네이버가 앞섰다. 카카오는 자사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통해 올해 하반기로 예상됐던 ‘픽코마프랑스’ 플랫폼 출시를 당겨 오는 4~5월 중 출시하는 것으로 일정을 당겼다.

카카오의 프랑스 웹툰 시장 진출이 주목되는 이유는 앞서 네이버 웹툰이 장악하고 있던 일본 시장에서 2020년 후발주자로 나서 역전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픽코마는 일본 시장 내 웹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외에도 양대 웹툰 업체와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NHN과 레진코믹스 등이 프랑스 웹툰 시장에 진출했다.

네이버·카카오 등의 글로벌 웹툰 시장 경쟁은 과거 글로벌 시장을 장악했던 일본 ‘망가’를 빠르게 대체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글로벌 시장 장악에 나서는 K-웹툰의 위력

지난 2014년 우리나라를 방한했던 프랑스 최대 만화 출판사 카스텔만의 편집장이자 유럽 최초의 디지털 만화 플랫폼 ‘델리툰’ 대표인 디디오 보르그는 “1990년대부터 프랑스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망가’를 한국 웹툰이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을 한 바 있다.

그런 그의 예측은 오늘날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계열의 웹툰 기업이 망가의 본고장인 일본은 물론 동남아, 미주를 넘어 유럽 시장까지 장악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참신하고 다양한 소재, 활성화된 독자와의 소통 시스템 등으로 일찌감치 가능성을 제시한 K-웹툰은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맞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본 웹툰 시장의 1위를 다투는 소식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네이버 웹툰의 글로벌 사용자는 약 1억 6700만명을 돌파하는가 하면, 미국,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등 주요 국가에서 구글 플레이 코믹스 수익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 글로벌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일본과 태국 시장 1위를 석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카카오웹툰은 그 기세를 몰아 인도네시아, 대만 등 동남아 국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카카오가 프랑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웹툰 ‘여신강림’. [사진 네이버]
네이버 웹툰의 '여신강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웹툰 ‘여신강림’과 ‘재혼 황후’ 등은 프랑스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지=네이버웹툰)

카카오보다 앞서 2019년 프랑스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 웹툰은 지난해 9월 프랑스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에서 매출과 다운로드 1위를 달성했다. 프랑스 진출 이듬해인 2020년 11월 유로 서비스로 전환하고 1년도 채 안돼 이룩한 쾌거다.

또한 네이버 웹툰은 190여개국, 500만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인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과도 지난해 3월 사업 제휴와 콘텐츠 확보를 위해 태피툰의 운영사 콘텐츠퍼스트 지분 25%를 인수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전략은 미국 웹툰 플랫폼 성공 노하우를 적용, 프랑스 웹툰 생태계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이버는 2020년 6월부터 현지 작가 등용 플랫폼 ‘캔버스’를 출시하는가 하면 매년 공모전을 이어가며 현지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한편 네이버가 선점한 프랑스 시장에 후발 주자로 나선 카카오웹툰은 일본 시장의 웹툰 서비스를 담당하는 카카오픽코마와 협업 체제를 통해 일본 시장에 이은 제 2의 ‘네이버 추월’ 사례를 만들기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미 프랑스에 100여명의 글로벌 현지화 전문 인력을 두고 자사의 프리미엄 웹툰 IP(지식재산권)를 프랑스에 공급하기 위한 채비를 거의 마쳤으며 올 상반기 플랫폼 론칭 이후 빠른 IP공급을 이어갈 예정이다.

카카오의 프랑스 진출 전략은 일본에서 성공한 IP 현지화 노하우를 적용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우리나라 IP에 더해 해외에 소개되지 않은 일본 ‘망가’ IP를 현지화 하는 방향으로 픽코마프랑스 라인업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카카오 외에도 프랑스 웹툰 시장에 진출하는 우리나라 웹툰 업체들은 또 있다. NHN의 경우 지난 1월 말 자회사 NHN코미코의 영문판 플랫폼 ‘포켓코믹스’ 브랜드로 프랑스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NHN은 프랑스에 이어 독일에서 근무할 웹툰 MD를 채용하며 유럽 시장 진출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키다리스튜디오는 지난 2019년 유럽 최초의 만화 플랫폼 델리툰을 인수하며 유럽 시장 진출에 나섰다. 키다리스튜디오에 2020년 인수된 레진코믹스는 2019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사진=레진코믹스)

키다리스튜디오의 경우는 지난 2014년 “K-웹툰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 예측했던 디디오 보르그 대표의 델리툰을 2019년 인수하며 프랑스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이후 2020년 레진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키다리스튜디오는 레진코믹스와 델리툰 연합을 통해 프랑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렇듯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웹툰 업체들이 프랑스를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유럽 문화의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웹툰 시장은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프랑스는 웹툰 도입 이전부터 이미 만화 산업이 활성화된 국가로 그간 일본 망가가 장악해 왔다. 현재도 일본 만화 매출의 30%는 프랑스 시장에서 나온다고 할 정도다.

지난해 프랑스 만화 시장은 2억 9800만 달러(약 3572억원)에 달했다. 매년 3~4%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오는 2025년에는 3억 4600만 달러(4147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프랑스 전체 만화 시장에서 웹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2~3%에 불과하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 경쟁이 프랑스에 이어 전 유럽으로 확산될 경우 그 성장 가능성은 엄청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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