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은 엑소마스(ExoMars) 궤도선이 화성을 가로지르는 2400마일(약 3890km) 이상인 화성의 그랜드 캐년에서 ‘엄청난 양의 물’을 발견했다고 1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엑소마스 가스추적궤도선(ExoMars TGO)에 의해 발견됐다. 이 궤도선은 먼지투성이의 화성 풍경을 가로질러 2400마일 이상 뻗어 있는 거대한 협곡 시스템인 매리너스 협곡(Valles Mariners)의 표면 아래 90cm 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 물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물이 풍부한 이 지역이 네덜란드 크기 정도라고 말했다. 조사단은 현장에서 발견된 물이 얼음의 형태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곳은 화성에서 물을 찾는 데 있어 유망한 협곡 시스템의 일부인 캔더 카오스(Candor Chaos)의 깊은 계곡과 겹친다.
공동저자인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우주 연구소의 알렉세이 말라호프는 성명에서 “우리는 매리너스 계곡의 중심부가 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지구의 영구 동토층과 매우 흡사한데 이 지역은 지속적인 낮은 기온으로 인해 건조한 토양 아래 영구적으로 얼음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에 물이 있다는 첫 증거는 지난 2006년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에 의해 발표됐는데 테라 사이렌룸과 센타우리 몬테스라고 불리는 두 개의 분화구의 사진은 1999년과 2001년 사이 어느 시점에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7월 31일 나사의 피닉스 화성 착륙선은 화성이 지구에 있는 물과 같은 원소를 포함하고 있고, 이것이 또 다른 형태의 얼음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붉은 행성은 오래된 마른 계곡과 강 수로를 특징으로 하며, 오랫동안 이 계곡에 액체 상태의 물이 흘렀을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어 나사의 퍼시비어런스호는 현재 약 35억년 전 물로 가득 찬 호수였던 제제로 분화구를 탐사하기 위해 화성을 가로질러 여행하고 있다.
물은 화성에서 발견됐지만 극지부분과 땅 속 깊은 곳에 저장된 얼음으로만 관찰됐다.
하지만 이번 발견은 지표면에 더 가까이 있는 물을 찾은 첫 번째 발견 중 하나다.
이번 연구의 수석저자인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의 우주 연구소의 이고르 미트로파노프 박사는 성명에서 “엑소마스 TGO를 통해 우리는 먼지 층 1m 아래를 내려다보고 화성 표면 아래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결정적으로 이전기기로는 탐지할 수 없었던 물이 풍부한 오아시스 위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발견은 엑소마스 궤도선의 미세 해상도 에피써멀 중성자 검출기(FREND,Fine Resolution Epithermal Neutron Detector)기기에 의해 이뤄졌다.
연구진은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1년 2월까지 FREND 관측 결과를 분석해 빛이 아닌 중성자를 검출함으로써 화성 토양의 수소 함량을 지도화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한 것은 흙이 고에너지 우주선을 맞으면 중성자를 방출하기 때문인데, 마른 흙이 젖은 흙보다 중성자를 더 많이 내뿜는다. 결과적으로 이 중성자는 과학자들에게 흙 속에 물이 숨어있을 만한 곳을 찾는데 도움을 주었다.
미트로파노프 박사는 “FREND는 거대한 매리너스 협곡 시스템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수소가 있는 지역을 밝혀냈다. 우리가 보는 수소가 물 분자에 결합돼 있다고 가정하면 이 지역에 있는 지표면 근처 물질의 40%가 물로 보인다”고 말했다.과학자들은 지표면 아래에 있는 물이 얼음의 형태인지 아니면 토양에 있는 다른 미네랄과 화학적으로 결합되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미트로파노프 박사는 “전반적으로, 우리는 이 물이 얼음의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엑소마스 TGO는 지난 2016년 엑소마스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 두 번의 발사 중 첫 번째로 발사됐다.
이 궤도선은 내년에 유럽 탐사선 ‘로잘린드 프랭클린’과 러시아 표면 플랫폼 ‘카자코크’와 합류할 예정이며, 모두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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