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요? 제가요? 왜요?” 묻는 MZ와 소통하는 방법

“요즘 직원들은 업무 지시에 바로 “네” 하는 법이 없습니다. 
당돌하게 이걸 왜 본인이 해야 하는지 묻질 않나,
일 처리 방법도 하나부터 열까지 꼬치꼬치 캐물어요. 
꼭 말로 일일이 설명해 줘야만 하나요?” 

‘SSKK(시키면 시키는 대로, 까라면 까라는 대로)’에 익숙한 기성세대 리더는 요즘 젊은 직원들의 '3요'에 도무지 적응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3요'는 상사의 지시에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되묻는 소위 MZ세대의 3가지 반응을 묶어 일컫는 말인데요. 바빠 죽겠는데 사사건건 '왜'를 따지고 설명을 요구하는 직원들을 대할 때면 불쑥 화가 올라온다고 하는 리더들도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MZ세대로 불리는 요즘 직원들에게는 업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주시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이걸요?"에 대해서는 일의 목적을, "제가요?"라는 질문에는 직원에게 기대하는 바를, "왜요?"에는 회사의 목적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려주시는 겁니다. 

현업 부서 직원에게 회사 홍보 영상을 새롭게 기획하는 임무를 줘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볼까요. 

“회사 홍보 영상을 제작하려고 하는데, 김 대리가 한 번 기획해보세요.” 라는 지시에 김 대리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홍보팀이 있는데, 굳이 내가 왜…?’, ‘홍보 영상은 이미 있는데, 왜 다시 만들지?’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김 대리가 목적의식과 주인의식을 갖고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즉 ‘why’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회사 홍보 영상을 새롭게 제작하려고 합니다. 주된 목적은 채용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면 됩니다. 현장 실무자의 생생한 목소리도 담고, 또 요즘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컨셉의 영상을 만들려면 대리급의 아이디어가 유효할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현장의 경험도 충분하고 영상의 주 타겟과 세대가 비슷한 김 대리가 다른 사람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때요?” 라는 식으로 말이죠. 

김 대리가 충분히 납득했다면, ‘예상되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을 나눠봅니다. 이 과정을 통해 김 대리는 주도적으로 업무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을 진척시키는 데 있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스스로 찾아낼 수도 있고요. 

여기에, 일의 의미를 더해주고 성장 욕구를 자극하면 금상첨화입니다. “요즘 세상에서 영상 제작은 다들 기본으로 하던데, 사실 중요한 것은 어떤 콘텐츠를 담을지 기획하는 역량이잖아요. 필요한 지원은 회사에서 해 줄 테니, 이번에 기획부터 참여해 보면 김 대리 개인의 커리어 폭도 넓힐 수 있지 않을까요? 또,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후보자들에게 김 대리가 직접 경험한 바를 전달해 주는 의미도 있고요.” 와 같이 경제적 보상 그 이상의 동기를 제시하면 몰입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리더의 말에 진정성이 실리지 않으면 이런 대화는 오히려 직원의 반감만 살 수도 있습니다. 리더가 진정으로 직원의 성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업무를 넘기기 위해서 하는 말인지 듣는 사람은 다 알거든요. 그리고 리더의 진정성은 순간의 몇 마디 말로 느껴지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 리더가 얼만큼 믿음을 주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을 때 구성원은 리더를 믿고 따를 수 있습니다. 

  • 리더가 자기 자신의 성과만 챙기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로서 조직 전체의 성과를 위해 한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 리더가 평소 중요하게 내세우는 원칙과 가치에 일관성이 있고 언행일치가 될 때
  • 리더가 구성원을 도구나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경력개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응원하고 지원하는 모습을 보일 때 

“다 당신 잘 되라고 하는 소리야” 같은 입에 발린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대신, 구성원이 리더를 신뢰할 수 있고 리더의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기성세대 눈에는 발칙한 MZ세대 직원이라도 종종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까라면 까는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누군가는 왜 리더만 직원을 이해해야 하냐고, 리더가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져서 피곤하다며 툴툴 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인 리더십은 결국 구성원 스스로 자발적으로 실천했다고 느끼게끔 하는 것이라면, 리더는 수고스럽더라도 요즘 직원들의 욕구를 이해하고 이를 공략한 커뮤니케이션을 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IGM세계경영연구원

insightlab@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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