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뇌파 데이터가 거래되는 시대···콜로라도 주 프라이버시 법 확대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기술이 인간의 마음에 어떻게 내장되는지에 대한 가장 유명한 사례지만 의료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많은 소비자 기술 제품들도 뇌파를 포착하고 있으며, 애플을 포함한 빅테크들은 이미 뇌 감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테크기업들이 일반 소비자용 첨단 웨어러블 기기로 뇌파를 수집하는 다양한 사례가 점점더 많아지면서 자연히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최초로 웨어러블기기에서 수집된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뇌파로 인한 소비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법이 제정돼 배경과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CNBC는 지난 17일(현지시각) 콜로라도주가 최근의 뇌파 기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반영해 미국 최초로 법으로 보호되는 ‘민감한 데이터’에 ‘신경데이터’를 포함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향후 생물학적 개인정보 보호법 도입을 촉발할 수 있는 첫 움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수면부터 집중과 명상에 이르기까지 뇌 활동에 초점을 맞춘 소비자 기술 제품(웨어러블 기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그에 반해 보호 장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와 유사한 개인정보 보호법의 물결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신경(뇌파) 데이터를 추적한다는 것은 생각, 의도, 기억을 포함한 광범위한 인지 과정과 기능을 추적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신경 데이터를 추적한다는 것은 의료 정보에 직접 접근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콜로라도가 최신 프라이버시법을 확장해 뇌 데이터 프라이버시 권리를 지문과 동일하게 취급받도록 할 만한 이유다. 콜로라도주의 뇌신경 데이터 프라이버시법 제정의 배경과 의미, 개인과 기업에 미칠 파장과 영향력까지 함께 짚어본다.

콜로라도주는 왜 신경데이터 법을?···“생각 데이터가 이미 상품화돼 매매”

콜로라도주가 미국 최초로 소비자가 뇌파를 수집하는 기기(대표적으로 웨어러블기기)에 의해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지 않을 소비자 권리를 법으로 제정했다. 사진은 웨어러블 뇌 센싱 디바이스의 데이터 스토리지 표준화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개발 과정 그림. (사진=보스턴대)

엄밀하게 말해서 ‘생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철학적인 게 아닌 시대가 됐다.

우리의 생각은 측정 가능한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점점 더 기술적인 답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류는 뇌파를 추적함으로써 개인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획기적 기술 발전은 또한 데이터가 상품화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미 이렇게 수집된 뇌 데이터가 소비자용 웨어러블 기술 제품 회사에서 매매되고 있으며, 그럼에도 사용자를 보호하는 조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최근 콜로라도 주는 이에 대응한 소비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최초의 개인정보 보호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기존의 ‘콜로라도 소비자 보호법’(Colorado Consumer Protection Act)에 속하며, “개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주체에 대한 특정 요구 사항을 설정하고 민감한 데이터에 대한 추가 보호를 포함해 각각의 개인데이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콜로라도 법의 핵심 언어는 ‘민감한 데이터’라는 용어를 확장해 ‘생물학적 데이터’를 포함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는 수많은 생물학적, 유전적, 생화학적, 생리학적 및 신경적 특성이 포함된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기술이 인간의 마음에 어떻게 내장되고 있는지에 대한 가장 유명한 사례이지만, 이 분야에서 유일한 것은 아니다.

파라드로믹스(Paradromics)라는 회사는 뇌졸중 환자에게 말을 되돌려주고 사지를 절단한 환자가 마음으로 인공 사지(의수나 의족)를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장치와 함께 뉴럴링크의 가까운 경쟁자로 등장했다.

이러한 모든 제품은 이식이 필요한 의료 기기이며 건강 보험 휴대가능성 및 책임법(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HIPAA)의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요구 사항에 따라 보호된다.

이번에 제정된 콜로라도 법은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자 기술 분야, 그리고 의료 절차가 필요 없고, 유사한 보호를 받지 못하며, 어떤 종류의 의료 감독을 받지 않으면서도 소비자들이 사서 사용할 수 있는 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뇌파기술에도 챗GPT의 시대온다···뇌파 포착 기기 급증과 실태

시중에는 데이터 뇌파(일명 뉴로 데이터)를 포착하는 웨어러블 기술을 만드는 수십 개의 회사가 있다. 사진은 아마존에서 팔리는 스마트 웨어러블 뇌파 센서 머리띠의 하나. 바이오센싱 명상 머리띠로서 뇌파 마인드 컨트롤, 요가, 명상, 집중력 향상 등 20가지 용도를 가진 기기다. 신경관리재단의 션 파우사스키 박사는 극단적 사례를 가정하자면 “만일 소비자가 뇌파 감지 이어버드를 착용했다면 나이키는 검색 기록에서 러닝화를 검색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색하는 동안 얼마나 관심을 가졌었는지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례는 이 제품과 무관함. (사진=아마존)

시장에는 데이터 뇌파(일명 뉴로 데이터)를 포착하는 웨어러블 기술을 만드는 수십 개의 회사가 있다.

아마존에서만도 깊은 수면을 최적화하거나 명확한 꿈을 꾸도록 설계된 수면 마스크부터 집중력을 높이는 헤드밴드, 명상 세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바이오 피드백 헤드셋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제품이 있다. 이러한 제품은 설계상 필수적으로 뇌 활동의 판독값을 생성하는 작은 전극을 사용해 신경 데이터를 포착하며 일부는 뇌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전기 자극을 배치한다.

현행법 중 그런 모든 뇌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법률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콜로라도 법안의 주요 발의자인 캐시 킵 의원은 “우리는 이미 공상과학(SF)의 세계에 들어섰다. 과학의 모든 발전과 마찬가지로,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방호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권리재단(The NeuroRights Foundation)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뇌파를 포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술을 만드는 30개 기업 중 29개 기업이 “이 접근에 대해 의미있는 제한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신경권리재단의 의료 책임자인 션 파우사스키 박사는 “소비자 신경 기술의 이 혁명은 뇌파를 포착하고 해석하는 능력의 증가에 집중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인 뇌전도(EEG)를 사용하는 기기는 “향후 5년 정도 면 그 규모가 2배로 성장해 수십억 달러(수조원) 규모의 시장이 된다. 향후 2~5년 안에 신경 기술 부문에서 챗GPT의 순간을 보는 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빅테크, 뇌신경 관련 기술 잰걸음

애플도 이어팟을 이용해 뇌파를 수집하는 기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사진=미특허청, 페이턴틀리애플)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지는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 기술이 점점 더 AI를 통합함에 따라 응용분야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에어팟을 시판중인 애플같은 회사는 이미 이미 뇌파 감지 에어팟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신경권리재단 회장이자 뉴로테크 윤리 기구인 모닝사이드그룹의 주도 인물인 라파엘 유서프 컬럼비아 대학교 생물학 교수이자 컬럼비아대 뉴로기술 센터 소장은 “뇌 데이터는 규제하지 않고 놔두기엔 너무 중요하다. 뇌 데이터는 우리 마음의 내부 작용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그는 “뇌는 단순히 신체의 또 다른 기관이 아니다. 뇌는 우리 마음의 성소이기 때문에 개인 행위자를 참여시켜 그들(뇌파기기제조사)로 하여금 책임성 있는 혁신 프레임워크를 채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우사스키 박사는 “웨어러블 기술에서 수집한 뇌 신호를 해석하거나 디코딩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례를 가정하자면 “만일 소비자가 뇌파 감지 이어버드를 착용했다면 나이키는 검색 기록에서 러닝화를 검색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색하는 동안 얼마나 관심을 가졌었는지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프라이버시 법의 물결 필요

콜로라도 법이 목표로 삼은 우려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혼합과 사용자 데이터의 상품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사한 법률의 물결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소비자 권리와 보호가 혁신에 뒤처졌다. 사진은 잠잘 때의 뇌파 데이터의 사례. (사진=슬립 파운데이션닷오알지)

콜로라도 주 법이 겨냥하는 우려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사용자 데이터의 상품화가 혼합되는데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사한 법률의 물결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 권리와 보호가 혁신에 뒤처진 과거와는 달라지는 분위기다.

파우사스키는 “가장 최근의 가장 좋은 기술/프라이버시 관련 비유를 들자면 인터넷과 소비자 유전 혁명일 수 있으며 이는 대체로 통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하게 소비자 뇌파 데이터의 수집 및 상품화에서도 통제되지 않은 기술 발전이 따를 수 있다.

파우사스키는 해킹, 기업의 이익 동기,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용자 프라이버시 계약, 데이터를 다루는 법률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것 등이 모두 주요 위험이라고 말했다.

콜로라도 프라이버시법에 따라 뇌 데이터는 지문과 동일하게 프라이버시 권리가 확장된다.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UC샌디에이고)의 파리나즈 쿠샨파르 전기컴퓨터 공학과 교수와 두이구 쿠줌 부교수는 “이 기술의 한계와 잠재적으로 침입적인 데이터 수집의 깊이를 이해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한다.

이들은 “신경 데이터를 추적한다는 것은 생각, 의도, 기억을 포함한 광범위한 인지 과정과 기능을 추적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극단적인 경우 신경 데이터를 추적한다는 것은 의료 정보에 직접 액세스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광범위한 뇌파 접근·수집·활용 가능성 자체가 문제로 꼽힌다.

두 교수는 “이 분야에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것이 너무 많고 그것이 걱정스럽다”고 말한다.

쿠샨파르와 쿠줌에 따르면, 이러한 콜로라도주의 생체정보 프라이버시 보호법이 널리 확산되면 기업들은 현 조직 구조를 개편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규정 준수 책임자를 구성하고 관련 기관에 대한 요구 사항을 수립하기 위한 메커니즘으로 위험 평가, 제3자 감사 및 익명화와 같은 방법을 구현해야 할 수도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 콜로라도 법률과 그에 따른 모든 노력은 사용자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제공하고, 침해될 경우 권리를 확인하고 행사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를 대변한다.

파우사스키 박사는 “신경 기술과 관련된 [콜로라도의] 개인정보 보호법은 소비자 데이터의 광범위한 오용이나 남용보다 소비자 권리와 규정이 선행하는 드문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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