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모바일기기(스마트폰) 업계의 최애폰이자 군주였던 블랙베리가 마침내 새해 4일자로 종언을 고한다.
물론 이번이 이 회사가 회사나 기기의 단종 및 고별을 고한 첫 번째 사례는 아니다. 하지만 레거시 블랙베리 하드웨어(HW)의 결말은 매우 분명해 보인다고 더버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회사 측 발표를 바탕으로 보도했다.
블랙베리 측은 “1월 4일부로 블랙베리 자체 소프트웨어(블랙베리7.1이나 이전 버전, 블랙베리10이나 그 태블릿 OS 블랙베리 플레이북)을 실행하는 어떤 휴대폰이나 태블릿도 더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와이파이든 기지국 연결을 통하든 간에 전화걸기, 문자 메시지 보내기, 데이터 사용, 단문메시지서비스(SMS) 연결 설정, 심지어 911 긴급전화 걸기조차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전히 원본 블랙베리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단말기는 새해 1월 4일부터는 종이에 지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OS를 실행하는 블랙베리 기기는 정상 작동한다.)
그러나 이것이 마지막 블랙베리 사망이 아닐 수도 있다.
이 회사는 쿼티(QWERTY) 키보드와 보안에 대한 명성으로 미국에서 5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던 2000년대 후반 시장 지배의 절정을 이룬 후 느리고도 고통스러운 하락을 경험했다. 이제 이 회사의 모회사인 블랙베리는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블랙베리는 지난 2013년 새로운 OS인 블랙베리10(실패작)으로 자체 재부팅을 시도했으며(실패) 2015년에는 안드로이드 기기 제작으로 전환했으나 이또한 실패했다.
그러다 2016년 중국 TCL과 같은 써드파티 제조사에 라이선스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는 블랙베리라는 이름이 여전히 살아있게 만들었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 텍사스의 온워드모빌리티(OnwardMobility)라는 회사가 2021년에 풀 쿼티 키보드를 갖춘 5G 안드로이드 기반의 블랙베리 장치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온워드모빌리티는 2021년 1월 이후로 웹사이트에 어떠한 뉴스나 업데이트도 공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특별한 노력이 살아있든 죽었든 간에 그것은 최소한 우리에게 또 다른 고별식을 위해 다시 모일 기회를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미국의 애플, 그리고 급성장하는 중국 스마트폰 회사들의 발전세는 과거 영광의 시절을 보냈던 블랙베리라는 브랜드의 명성만으로는 생존하기엔 너무 늦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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