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에서나 등장하던 레이저(Laser)포가 실전에 배치돼 미사일과 무인항공기(드론)를 격추시키는 시대가 왔다.
레이저포는 레이저 개발 초기인 1960년대부터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각각 이 레이저포 전쟁시대를 열게 된 것 같다.
지난 주 이스라엘이 자국 내 네게브 사막에서 로켓 미사일을 레이저포로 격추시키는 아이언빔(Iron Beam) 방공망 시스템 시험에 성공해 1년 내 실전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미 해군도 지난 18일(현지시간) 완전 전기식 고체 레이저포로 무인항공기(드론) 격추 시험을 마쳤고, 연내 도입을 준비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미군은 지난 3년 간 이 레이저포 시험을 했고 미 육군도 연내 이 시스템 도입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세계 군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돔이 미사일 한 발을 요격하는 데 드는 비용은 5000만원이지만, 최신 레이저 요격 시스템인 아이언빔의 경우 발 당 5000원도 안 든다는 점일 것이다. 2025년까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같은 북한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2020.8.10) 우리나라 국방부도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법 하다.
최근 잇따라 나온 이스라엘, 미국 양국 국방부의 발표를 전한 외신들을 통해 연내 도입된다는 이스라엘과 미군의 레이저포에 대해 알아봤다.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은 레이저 파워의 측정 단위다. 레이저의 에너지는 줄(Joule)단위로 표시하는데 1줄은 와트(Watt⨯초)로 정의된다. 50줄(50W)의 에너지를 가진 레이저는 1.6km 밖에 있는 종이나 나무에다 불을 지를 수 있다. 면도날에 구멍을 뚫는다든가 풍선을 터뜨리는 실험은 20줄(20W)면 충분하다. 따라서 아래 소개될 미육군이 도입하려는 300kW 레이저포의 에너지는 이와 비교할 때 엄청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 아이언돔에 화약무기 대신 레이저 아이언빔 시험 성공
지난 주 이스라엘군은 기존의 미사일 발사체를 사용하는 아이언돔(Iron Dome) 대신 레이저를 사용하는 방공무기, 아이언 빔(Iron Beam) 시험을 성공리에 마쳤다. 레이저 기반 대공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빔은 공격해 오는 적의 미사일을 한 발에 5000원도 안되는 비용으로 격추할 수 있다.
이스라엘 군은 지금까지 하마스의 로켓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공중 요격하는 미사일 시스템인 아이언 돔 시스템에 의존했었다. 보고된 요격 정확도가 90%인 아이언돔 시스템은 공중의 위협을 차단했을 뿐만 아니라 미군이 이러한 시스템을 구입하도록 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개발하도록(’21-25 국방중기계획) 촉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언돔은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음에도 배치 비용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가 언론에 말했듯, 이스라엘 적군(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이 발사한 로켓은 수백달러(수십만원)에 불과한 반면, 아이언 돔을 이용하는 이스라엘군 방어 비용은 수만달러(대략 50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의 비용이 든다.
이에 이스라엘 국방부는 정확도는 아이언돔과 비슷하지만 발사 비용이 몇달러밖에 들지 않는 레이저 기반의 요격 시스템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베넷 총리는 아이언빔의 레이저로 목표물을 타격하는 비용이 단 3.50달러(약 4400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아이언 빔의 효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스템 테스트는 광범위한 공중 위협에 대한 효과를 입증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에서 시험된 아이언빔은 1년 안에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배치 준비가 되면 이 시스템을 공중뿐 아니라 육상과 해상에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이 공중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지향성 에너지(레이저) 무기를 개발해 사용하려는 것과 같은 이유다.
미 해군, 록히드 마틴이 만든 전기만 이용하는 고체 레이저 실전 투입 준비 끝
미국 해군이 완전한 전기 레이저로 드론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고에너지 무기 시스템을 작동하기 위해 전기만 있으면 된다고 18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미 해군은 지난 2월 완전 전기 고체 레이저포인 레이어드 레이저 디펜스(LLD·Layerd Laser Defense) 시스템으로 많은 표적 중 하나인 순항미사일 대체물을 격추했다.
세계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설계하고 제작한 LLD 시스템은 서로 다른 도메인과 플랫폼에서 사용될 수 있다. 해상도가 높은 망원경을 장착해 다가오는 적의 위협을 추적하는 이 시스템은 다가오는 급속 공격선은 물론 최근 전장에서 급속한 위협으로 다가오는 무인항공기(드론)를 겨냥할 수 있다.
미 해군연구청(ONR)은 지난 1980년대부터 레이저 기반의 무기 시스템을 추진해 왔다. 그 당시 레이저들은 화학 기술에 의해 작동됐고, 레이저의 운영 작동과 관련된 물류상의 어려움 때문에 레이저를 배치하는 것이 어려웠다. ONR은 레이저 기반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추진했고, 그 후 일정 기간 동안 레이저 기술의 발전으로 온전히 전기기반인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시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전기 레이저는 전통적으로 해군 무기 체계에서 사용돼 온 추진제나 무기와는 별개로, 선박과 선원들에게 더 안전할 뿐만 아니라 선박이 전력을 가지고 있는 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게 한두 해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간의 경과를 보면 ONR은 지난 2014년 USS 폰스(USS Ponce)에서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테스트했고 지난해 12월에는 USS포틀랜드 함에서 다시 테스트를 마쳤다.
LLD는 이전에 테스트한 시스템보다 작고 강력하며 더 효율적이며, 목표물을 관찰하고 레이저 빔의 초점을 최대 효과로 맞추기 위한 특수 광학 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또한 표적물 위치 및 추적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지능(AI)를 사용한다.
지난해 12월 아덴만에서 작전하던 미해군 USS포틀랜드함에 탑재된 레이저포는 이 함정에 접근해 오는 정체불명의 해상 무인함정에 대응해 지원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시험 대상은 시연을 위해 수륙양용 수송 도크선이 해수면에 내려놓은 부유물체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동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에 걸쳐 있는 아덴만 수역의 미국 선박들이 예멘에서 반군들이 원격조종하는 폭발물을 싣고 목표물로 접근하는 드론 보트의 위협을 받고 있다.
당시 테스트된 무기는 정적인 상태의 표적을 파괴한 이른바 ‘고체 레이저-기술 성숙 레이저 무기 시연시스템(LWSD·Solid State Laser-Technology Maturation Laser Weapons System Demonstrator)’인 ‘마크 2’였다. 미 해군은 LWSD가 앞서 3년간 중동지역에서 작전중이던 USS폰스함에서 실험된 레이저 무기시스템(LaWS)의 차세대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LWSD 시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인 2020년 5월 LWSD가 태평양상공에서 비행중인 무인항공기(드론)을 대상으로 시험된 적이 있고 이때 드론을 성공적으로 소멸시켰다.
미육군도 올해 안에 레이저포 실전배치 준비완료
미해군의 이같은 레이저포 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미 육군의 레이저 도입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육군의 경우 지난해 단거리방공(SHORAD) 강화를 위해 지금까지 최대 규모인 300kW급 레이저 무기체계를 의뢰하면서 레이저 무기체계 도입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 고에너지 레이저 시스템 실험시설에서 이뤄진 시험에서 LLD는 아음속 순항미사일 대용품 역할을 하는 무인 고정익 항공기와 쿼드콥터 등 광범위한 목표물들을 격추시켰다.
이 시스템의 망원경은 교전 목표물 평가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전투 식별을 지원한다.
LLD는 조만간 실전 배치될 예정은 없다. 하지만 미 육군은 이르면 올해 안에 SHORAD의 일환으로 이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배치할 계획이다.
미 육군 신속능력중요기술청(RCCTO)은 앞서 지난해 10월 적들에 대항하기 위해 제너럴 아토믹스 전자시스템GA-EMS) 및 보잉사와 300kW급 레이저 무기체계 시제품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RCCTO는 지난해 7월 레이저 무기를 이용한 공중 위협과 관련된 일련의 미래 시나리오에 대한 전투 대치 상황을 수행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고출력 마이크로파 기술을 이용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미육군에 제공하기 위해 이피러스사(Epirus Inc.)와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협업을 통해 개발된 무기는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미 육군을 위해 만드는 스트라이커(Stryker) 전투차량에 탑재된다.
무기의 위력은 스콧 포니 GA-EMS 사장의 말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는 “GA-EMS가 이 계약에 따라 제공할 고성능 소형 레이저 무기 서브시스템 시제품은 지금까지 배치된 그 어떤 것보다도 치명적인 출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설계를 입증하는 시제품 계약에는 제너럴 아토믹스가 개발한 2개의 7세대 레이저가 채택됐다. 보잉은 양사 협력의 일환으로 레이저 빔 디렉터와 정밀 획득, 추적 및 포인팅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 레이저포는 드론은 물론 미사일에도 대응해 배치될 전망이다.
프랑스도 지난 해부터 레이저 무기시스템 작업
프랑스 해군도 드론에 대항하는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곧 시험할 계획이다.
이 조치는 성공적인 지상 레이저 무기체계 실험에 이어 나온 것으로 지난해 7월 처음 알려졌다. 프랑스 해군은 지난해부터 공중뿐만 아니라 해상에서의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레이저 기반의 무기를 계획하고 있다.
프랑스의 방산회사인 CILAS는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드론을 격추시키기 위해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한다. 다중 응용을 위한 고에너지 레이저-파워(HELMA-P)로 불리는 이 포탑시스템은 어느 면에서도 관대하고 친절한 곳은 없지만, SF영화 ‘월E’의 청소로봇 월E처럼 보인다.
이 시스템은 비행 중인 드론을 추적하는 데 도움을 주는 광학 센서 세트를 가지고 있고 그들을 격추시키기 위해 2kW의 강력한 레이저로 무장돼 있다. 이 시스템은 광학 센서로부터 입력을 받고 범위 내에서 드론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단일 사용자에 의해 작동된다. 전투기와 같은 컨트롤러를 사용해 레이저 무기를 조준하고 발사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아리안 그룹과의 공동 협력 일환으로 2년에 걸쳐 개발됐으며 2020년 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군비총국(DGA)의 미사일 시험 센터에서 시험이 시작됐다. CILAS 그룹은 시험 기간 동안 37대의 드론을 정확히 격추시켰다고 주장한다. 회사측은 이 레이저포 사거리는 1km로 기존 안티드론 기술의 4분의 3 수준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시험은 지난해 7월 7일에 있었으며 플로렌스 팔리 프랑스 육군 장관이 참석했다. CILAS는 비가 많이 내리는 동안에도 성공적으로 레이저포 시스템을 시연했다. 패리는 이 프로젝트를 “예외적인 실험”이라고 불렀고, 이 시연이 “매우 유망하다”고 말했다.
팔리 장관은 “전원, 사격 범위, 이동성 측면에서 볼 때 시스템이 작을수록 구축이 더 쉬워질 것이다. 사실상 2022년 상반기 프랑스 해군 함정에서 이 레이저 무기들을 시험해 볼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여 함정에서의 레이저포 시험을 위한 길을 열었다.
이 회사는 이 레이저포를 드론 외에 바다에 떠 있는 물체와 고속육상공격기(FIAC)에서 테스트하는 한편, 광학 교란과 안테나 파괴에도 사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어떤 선박이 레이저포 시험을 위해 위해 이 방어 시스템을 갖출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아래는 프랑스군의 레이저포 실험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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