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이언 돔' 적 로켓미사일 90% 요격의 비밀

이스라엘의 반 로켓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Iron Dome)이 화제다. 알려진 대로 이 방공시스템은 지난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이스라엘-가자 무력 분쟁 기간 동안 발사한 로켓탄의 90%나 요격해 막아냈다고 한다.

특히 양측 간에 계속된 치명적 전투에서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방공 시스템이 하마스 로켓을 격추하는 극적인 영상이 화제가 됐다.

▲12일 아이언 돔 로켓으로 하마스가 쏜 로켓을 요격하는 모습. (사진=ELINT뉴스 트위터)
▲12일 아이언 돔 로켓으로 하마스가 쏜 로켓을 요격하는 모습. (사진=ELINT뉴스 트위터)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지역에서 갈등이 고조되면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포 1800여 발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도 가자지구를 겨냥해 공습을 감행했다.

과연 아이언 돔은 어떤 무기일까.

아이언돔은 적의 로켓탄 공격에 선택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으로서 민간인 밀집 지역으로 향하는 로켓만을 요격한다.

이스라엘 군 당국에 따르면 아이언 돔은 하마스가 지난주 이스라엘 민간인 거주지역에 발사한 로켓탄에 85~90%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아이언 돔은 2011년에 최종 배치돼 2000회 이상의 요격을 통해 90%의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수치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전문가들은 대체로 “80% 이상 정확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아이언돔의 구성과 능력

▲이스라엘 아이언 돔 시스템의 요격 로켓 발사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이스라엘군의 아이언 돔은 레이더와 타미르(Tamir) 요격미사일로 방어구역에 진입하는 모든 로켓을 추적, 무력화하는 단거리 지대공 방어체계다. 한번에 여러 개의 목표물을 탐지하고 파괴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크게 세 가지 주요 시스템이 아이언 돔의 방어 로켓미사일로 적 로켓을 요격할 수 있게 만든다.

하나의 아이언 돔 포병대는 레이더 시스템, 전투관리 및 무기통제시스템(BMC), 그리고 3~4개의 미사일 발사 장치로 구성돼 있다.

아이언 돔에 사용되는 레이더는 ELM 2084 첨단 전자스캔 어레이(AESA) 레이더로서 목표물을 탐지·추적한다. 전투기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하다.

▲아이언 돔 지대공 로켓 방어 시스템을 구성하는 ELM 2084 레이더. (사진=위키피디아)

말그대로 전투를 관리해주는 시스템인 전투관리 및 무기통제(BMC) 시스템이 상황을 관리하고 조정한다.

이에따라 포병대는 최대 20개의 타미르(Tamir) 요격 로켓미사일로 무장된 아이언 돔 발사대를 맡아 적 로켓을 요격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포와 박격포(C-RAM), 헬기, 제트기, 무인항공기(드론)까지 가세한다.

또한 아이언 돔은 태양빛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기상조건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과 제휴하고 있는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에 따르면 각 포병대는 여의도 면적(2.9㎢)의 53배에 달하는 60평방마일(155k㎡)을 방어할 수 있다. (레이시온은 라파엘과 협력해 미국에 아이언 돔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아이언 돔 시스템에 사용되는 타미르 미사일.(사진=위키피디아)
▲아이언 돔 시스템에 사용되는 타미르 미사일.(사진=위키피디아)

 

어떻게 작동하나?

아이언 돔 시스템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일단 아이언 돔은 날아 오는 로켓 포탄들을 감지하면 한 번에 최대 1100기나 되는 로켓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으레 그렇듯이 이 시스템도 포탄 영향 지점을 투영하고 그 데이터를 이미 알려진 민간 및 군사 목표물 위치와 비교한다.

아이언 돔은 이 정보를 가지고 어떤 로켓을 목표로 요격할지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것은 이 시스템이 인구 밀집 지역 밖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로켓을 요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이언 돔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격 로켓 발사대. (사진=위키피디아)
▲아이언 돔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격 로켓 발사대. (사진=위키피디아)

이는 버그같지만 실제론 이 시스템의 특징이다. 각 포병대는 60~80기의 요격 로켓 미사일만을 가지고 있고, 각각의 로켓은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약 90%의 적중률을 가지고 있다. 꽤 괜찮다.

그러나 하루에 수백발의 로켓이 날아오르는 상황에서 포병대는 어떤 적의 로켓을 격추할 것인지, 어떤 로켓을 놔둘지 선택하고 또 선택해야 한다. 아이언 돔은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로켓의 경우엔 확실히 격추하기 위해 하나의 로켓에 두 발의 타미르 요격 미사일을 배치할 것이다.

아이언 돔 개발과 도입 전후

이스라엘 국경에서 활동하는 많은 무장단체들은 소련과 중국 냉전 시대 무기인 로켓을 대규모로 사들여 왔다. 로켓탄 지름은 일반적으로 107~122mm다. 이 로켓들은 대개 유도방식이 아니며 높은 폭발성을 가진 약 4.53kg 전후의 탄두로 무장돼 있다.

하마스와 다른 단체들은 이스라엘과의 분쟁에 대비해 가자 지구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은닉 땅굴에서 로켓을 파내 이스라엘 정착지, 마을, 도시 방향으로 발사해 왔다.

이 로켓들은 부정확하고 잘 겨냥되지 않지만, 발사 전에는 탐지하기가 어렵고 대량으로 발사되기 때문에 효과적인 공격 무기가 된다.

아이언 돔 기술 개발은 지난 2006년 이스라엘 이웃 국가인 레바논과의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이듬해 이스라엘 국영 라파엘 어드밴스 시스템즈(Rafael Advance Systems)가 적으로부터 이스라엘의 도시 공격을 막아줄 새로운 방공 시스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라파엘은 이스라엘 국영 항공우주산업과 함께 개발에 나섰다.

▲미국 대사가 아이언 돔 시스템을 구성하는 전투관리및 통제(BMC)시스템을 방문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미국 대사가 아이언 돔 시스템을 구성하는 전투관리및 통제(BMC)시스템을 방문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미국에 이런 무기를 배치하려는 미국 정부는 라파엘과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에 아이언돔 개발비를 지급했다. 이스라엘은 2011년 아이언 돔을 처음 배치했고, 현재 총 10개의 아이언돔 포병대를 보유하고 있다.

라파엘 어드밴스 시스템의 웹사이트는 아이언 돔이 “배치된, 그리고 작전 중인 군사력은 물론 전방 작전 기지(FOB)와 도시 지역을 광범위한 간접적인 위협과 공중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더 많은 로켓탄이 날아오면 요격률 떨어질 수 밖에

그러나 아이언 돔 시스템의 문제는 이런 높은 요격률을 보임에도 많은 수의 로켓이 날아오면 요격에서 살아남은 로켓탄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다른 미사일이나 로켓 방어 시스템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지난 2012년 에어포스(Air Force)지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에서 이스라엘로 150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당시 아이언 돔은 500개의 로켓이 위협적 궤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85%의 정확도로 요격했다.

이는 만일 하마스같은 무장단체가 2000발의 로켓을 발사했고 아이언 돔이 500발을 위협적이라고 판단해 85%를 정확히 요격했다 해도 해도 75발의 로켓이 민간인 밀집 지역에 떨어진다는 얘기가 된다.

아이언 돔이 만능 방패가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이같은 시스템이 있더라도 더 완벽히 방어를 위해 발사 이전에 적 로켓을 사냥하는 미사일 등 보다 적극적인 방어시스템으로 보완하고 공습과 포격으로 목표를 겨눠야 한다는 얘기다.

▲아이언 돔 시스템으로 하마스가 쏜 로켓을 요격한 모습. (사진=스카이뉴스)
▲아이언 돔 시스템으로 하마스가 쏜 로켓을 요격한 모습. (사진=스카이뉴스)

 

물론 아이언 돔으로 적 로켓 요격률을 높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9일부터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 지역에 로켓탄 공격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군의 강경한 시위 진압이 도화선이 됐다.

시위는 이스라엘이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모두 성지로 삼는 예루살렘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려고 시도하면서 팔레스타인인 주민들과 갈등이 고조돼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고 알 아크사 모스크에 진입했다. 이것이 하마스의 로켓탄 공격을 불러 일으켰다.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갈등의 역사

현재 팔레스타인은 명목상 주권 국가로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는 국가다. 수도는 예루살렘으로 지정했지만, 현재 행정중심지는 예루살렘 북쪽 서안지구의 도시 라말라다.

▲팔레스타인은 명목상 주권 국가로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왼쪽 아래 점선내 지역)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팔레스타인은 명목상 주권 국가로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왼쪽 아래 점선내 지역)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갈등의 골과 뿌리는 깊고도 깊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제1차 세계대전 때까지 오스만 터키 제국의 지배하에 있었다. 하지만 오스만터키가 이 전쟁에 독일편(추축국)으로 참전해 영국군에 패하면서 이 지역을 내준다. 영국은 이 땅에 아랍 국가를 수립해 주기로 약속했지만 1917년 영국 외무장관 밸푸어가 저 유명한 ‘밸푸어 선언’으로 이 땅에 유대인 국가를 수립해 준다는 이중약속을 하며 분쟁의 싹이 튼다.

1947년 영국이 팔레스타인 신탁통치권을 포기하자 이를 넘겨받은 유엔은 이 지역을 2개로 분할한다. 이 때 유엔은 전체 인구의 30%인 유대인들에게 이 땅의 55%를 제공하고 독립 국가를 수립해 주는 안을 제안, 팔레스타인인들의 거센 반발과 저항에 직면한다.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하면서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불하받은 땅에 거주하던 아랍인 72만6000명을 강제 추방했다. 아랍 국가들의 저항과 함께 1차 중동전쟁이 일어났다. 1967년 6일 전쟁(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은 동 예루살렘과 이집트, 요르단이 차지했던 시나이반도, 가자지구, (요르단강)서안지역 및 골란고원을 점령해 영토를 확장했다. 반 이스라엘 저항 운동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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