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 ‘알’ 깨고 나와 버추얼 휴먼& AI 기업으로 변신하나?

[AI요약] 이스트소프트가 최근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내며 세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공개된 지난해 매출은 894억원, 영업이익은 12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6.9%, 111%가 증가한 수치다.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지난 2016년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뀐 이스트소프트는 이후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AI 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해갔다. ‘AI 기술의 사업화’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AI 기술을 활용한 국내 최초 가상 피팅 서비스인 '라운즈' 앱을 출시하는 한편으로 집중한 것은 버추얼 휴먼 프로젝트다.

이스트소프트가 캐시카우인 소프트웨어 사업 외에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신사업에 나서며 창사 이래 최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한동안 주춤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스트소프트(ESTsoft)의 반전은 사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 이를 주도한 것은 지난 2016년 창업주인 김장중 사내이사에게 바톤을 이어받아 취임한 정상원 대표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뀐 이스트소프트는 이후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AI 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해갔다. ‘AI 기술의 사업화’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AI 기술을 활용한 국내 최초 가상 피팅 서비스인 '라운즈' 앱을 출시하는 한편으로 집중한 것은 버추얼 휴먼 프로젝트다.

이제 ‘알집’은 잊어라

알집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이스트소프트는 한글 압축 소프트웨어 알집을 시작으로 알씨, 알툴바, 알드라이브, 알약, 알마인드 등 다양한 알 시리즈를 선보이며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는 소프트웨어. 바로 알집이다. 알집은 이스트소프트의 대표격인 제품이다.

1993년 설립 이후 알PDF·알씨·알캡처 등 다양한 유틸리티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해온 이스트소프트는 2000년대를 PC 사용자가 늘면서 급격하게 성장해왔다. 알툴즈를 기반으로 한 이스트소프트의 명성은 2010년대 이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압축 프로그램인 반디집, 무료 백신인 V3 Lite와 Microsoft Defender 등의 대체 프로그램이 출시되면서 알툴즈 이용자도 빠져나갔다. 모바일 사용량이 PC를 추월하면서 PC 중심이었던 이스트소프트의 성장세도 함께 주춤했다.

시대는 모바일을 넘어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사업의 기회가 열리는 상황이었다. 이스트소프트의 선택은 ‘변화’였다.

신사업으로 방향 전환, 일단 성공적

이스트소프트는 자사의 주력 사업을 AI로 내세우며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이스트소프트 홈페이지)

이스트소프트의 성과는 최근 게임과 테크핀(TechFin, 기술과 금융의 합성어로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로 핀테크와는 차이가 있다)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자회사 이스트게임즈의 대표 게임 ‘카발 모바일’은 태국에 이어 필리핀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며 동남아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다.

줌닷컴 운영사 ‘줌인터넷’으로는 2019년 KB증권과 함께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를 설립하고 모바일 주식거래 플랫폼(MTS)을 선보였으며,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을 인수해 운용 대행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 사업도 이스트소프트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메타버스 열풍과 버추얼 휴먼 로지 등 최근 가상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버추얼 휴먼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AI 플러스 랩’이 보유한 AI 음성합성(TTS)과 영상합성(STF) 기술을 기반으로 버추얼 휴먼을 만들었다. 이는 텍스트만 입력하면 자연스럽게 말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버추얼 휴먼 기술력은 검증 완료, 다음 과제는 차별화
AI 음성합성, 영상합성 기술을 기반으로 이스트소프트는 버추얼 휴먼을 대행 제작해 주는 사업 외 IP(지적재산권)까지 확보해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YTN의 변상욱 앵커를 버추얼 휴먼으로 만들어 방송하기도 했고, 버추얼 휴먼으로 만든 AI 강사를 교육 플랫폼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MBC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후 설렘’ 총괄 운영사 엠이오와 아이돌의 버추얼 휴먼을 제작하고 IP 확보 계약을 맺었다.

버추얼 휴먼으로 제작된 YTN 변상욱 앵커(좌), 교육기업 휴넷과 협업해 제작한 AI 강사(우).

이스트소프트는 “버추얼 휴먼 IP 확보로 △공연 △광고 모델 △인터랙티브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전시 및 음원 등의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커머스,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이스트소프트를 버추얼 휴먼 에이전시로 특화시키고, 메타버스 산업에 본격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트소프트의 버추얼 휴먼 사업의 다음 과제는 차별화다. 메타버스 시대를 맞아 이미 각 기업은 경쟁적으로 버추얼 휴먼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수익화에 접어든 로지, 래아 등은 유명하다.

이처럼 앞서 등장한 버추얼 휴먼들은 인플루언서 활동을 넘어 최근에는 가수부터 드라마, 쇼호스트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크래프톤, 에픽 게임즈, 스마일 게이트,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외 게임사 역시 버추얼 휴먼 개발 및 IP 확보를 통해 광고, 마케팅, 홍보에 활용하고 유저들과 소통을 하며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 비해 이스트소프트가 새롭게 내세우는 AI와 버추얼 휴먼 사업은 아직 차별화가 필요하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버추얼 휴먼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조 4000억 원에서 2025년 14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AI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이스트소프트의 도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조인숙 기자

aloh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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