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득 플래티어 기술연구소 팀장
202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은 지난 2019년 135조원에서 다음해인 2020년 161 조원 규모로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80조원 이상으로 성장하고, 2022년에는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 중이다(통계청, 2021). 이와 더불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다양한 사업 구조 개편과 함께 주요 대기업 온/오프라인 유통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인수합병 및 제휴를 통한 합종연횡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1년 SK그룹 계열 11번가는 연내에 아마존과 협력하여 해외 직구 서비스 출시를 예정하고 있으며, 상품 및 구색 다양화를 위한 노력 중에 있다. 온라인마켓 시장 점유율 1위 네이버는 대한통운과 협업하여 물류 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경쟁 사업자인 쿠팡의 강점으로 인식되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GS샵은 계열사 유통회사인 GS리테일과 협력하여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커머스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러한 전략적 M&A 활동을 통해 이커머스 유통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앙상떼, 2021). 또한, 최근에는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3조 40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하며 이커머스 업계 내 화제가 되었는데 이 결과로 이베이코리아와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의 합산 거래액은 25조원에 이르게 되었으며, 쿠팡(21조원)을 제치고 네이버쇼핑(27조원)에 이은 새로운 2위 사업자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조상록, 2021).
이 같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지각변동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은 이커머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의 테스트 및 조직 운영의 디지털화를 지속하면서, 유통 채널 전반에 걸친 고객 통찰력 제고 및 새로운 고객 경험 차별화를 위한 신기술 적용 방안에 대해서 계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이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상황 뿐만 아니라, 향후 미래 유통 산업에 지속적으로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커머스 산업의 AI 기술 동향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따라서 본 고에서 살펴볼 이커머스 산업의 AI 주요 기술 동향은 다음과 같다.
AI(인공지능) 기술 개요
AI는 “인간이 가진 시각, 지각, 학습, 추론, 자연언어 처리 등의 능력을 컴퓨터가 실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기술”로서 단순한 데이터 처리를 벗어나서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기반의 원시 데이터를 활용하여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다(국경완, 2019). AI 기술의 발전은 현재 우리 일상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의 추천 알고리즘, 모든 구글 검색 결과, 신용카드 도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 검사, 데이트 앱, 의료용 AI 왓슨(Watson), 피트니스 트래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Bernard Marr, 2020).
이러한 AI는 최근에 들어 입력 데이터에 대한 단순한 인지 및 지각에서 벗어나, 입력된 데이터 기반의 환경 속에서 최적의 솔루션과 해결방안 도출, 자가 학습을 통한 지식 기반 추론 및 예측과 동시에, 향후 발생이 예상되는 문제를 스스로 예측하여 해결하는 단계에까지 도달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자율적 판단과 행동이 가능한 AI 기술이 빠른 시일내에 범용화 된다면 우리의 일상은 또 다른 기술의 변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커머스의 AI 기술 활용 분야
기술 발전 속도가 급진전을 보이고 있는 AI는 특히 이커머스 분야에서 고객경험 개선에서부터 신규 비즈니스 창출까지 가능하게 하는 눈에 띈 성과가 나오는 중이다. 특히, 고객의 행동 예측 및 감지 등의 업무 자동화 및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있으며 사용자 개인화, 브랜드 평판 제고 등의 다양한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이는 현재 이커머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 및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커머스의 업무 영역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어떤 적용 사례가 가장 혁신적이고 모범적 표준 사례인지, 또는 보편적 유통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될지는 최근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지금의 AI는 인간의 의사결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며, 매우 예측 가능한 경우일 때만 적용 가능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전부터 역동적이고 변화가 많았던 이커머스 분야는 고객과의 다양한 상호작용 예측이 어려워 강력한 도메인 전문 지식을 가진 이커머스 실무자들이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에 따라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커머스 기업의 AI 데이터 패턴 인식/분류 기술 활용은 쇼핑 고객의 그룹핑 및 세분화, 더 나아가 개별 고객 행동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개인화는 고객별 특성에 기반한 상품 추천, 검색 결과 추천 및 랜딩 페이지 개인화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으며, 고객 행동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별 접근 경로 및 채널에 적합한 최적 프로모션을 조합하여 고객의 구매 의도 향상을 제고한다.
AI 예측 기능은 입력 데이터의 상관 관계 분석을 통해 “원인과 결과” 간의 관계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개별 이벤트의 발생 확률에 대한 예측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AI의 예측 기술은 대용량 클라우드 데이터 및 빅데이터 기술과 결합하여 이커머스 기업에게 예상 수요 정보를 사전에 제공함과 동시에, 최적 처리 주문량과 재고량 정보를 산출하여 이커머스 기업이 원활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한다.
많은 빅테크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AI 자연어 처리 기술은 이커머스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가상개인비서(VPA, Virtual Personal Assistant) 서비스는 음악 재생, 알람 설정, 음성 검색 및 질의 응답과 같은 일상적 요청 처리와 함께, 대용량 상품 정보를 보유한 쇼핑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한 보이스 커머스(음성 상거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커머스 관련 국내 기업들 또한 상기에 언급된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 및 쇼핑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실험과 개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후에는 상기에 언급된 3개 AI 기술 영역별로 이커머스 관련 국내 기업들의 서비스 개발/적용 사례 및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AI 기술에 대한 이커머스 기업의 대응 자세와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국내 이커머스의 AI 기술 적용 사례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상품 및 이미지 검색, 수요 예측, 주문관리, 상담, 추천, 물류/배송 단계 등 AI 기술 적용이 가능한 이커머스 전체 업무 단계에서 관련 기술을 활발히 도입하여, 새로운 고객 쇼핑 경험 제공 및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등 신규 소비자 유치와 소비 확대 등을 유도하고 있다.
①패턴 인식/분류 – 상품 검색, 추천 등
네이버는 이미지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검색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상품 사진만으로 검색이 가능한 ‘쇼핑렌즈’ 서비스와 사용자의 구매 이력이 없어도 플랫폼에서의 행동이력을 분석하여 상품을 추천하는 ‘AiTEMS’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패션 쇼핑 애플리케이션 에이블리(ABLY)는 ‘상품찜’과 ‘구매 이력’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 및 활용하여 다양한 상품 사진, 설명 텍스트, 이용자 취향 정보 등 메타데이터를 추출하여 고객의 취항을 분석하고 메인화면 상품에 대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임수빈, 2020).
대표적인 AI 마테크 솔루션인 ‘그루비’의 경우, 머신러닝 중에서도 분류 기법의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품 특성과 고객 특성(구매, 방문 횟수, 빈도, 조회 상품, 총 구매 금액 등)을 반영하는 데이터를 동시에 사용하여 분석을 진행하며 특정 고객이 구매할 확률이 가장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AI 검색 추천 서비스 ‘그루비 서치’는 방대한 양의 자연어 및 400만개 이상의 상품데이터를 가지고 딥러닝 기법을 활용한 ‘검색어 확장 분석’을 제공한다. 또한 상품명이나 상품 태그에 등록되지 않은 검색어라도 관련성이 높은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연관 추천’, ‘자연어/감성어 추천’, ‘T.P.O. 추천’, 검색시 발생하는 ‘오탈자’를 감안한 검색 추천이 가능하다(유진희, 2020).
다양한 패션 분야 기업에서 적용되고 있는 오드컨셉은 2012년 설립 당시부터 ‘비전 AI’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그 중 2017년 출시한 시각 기반 AI 상품 추천 서비스 ‘픽셀(PXL)’이 대표적이다. 픽셀은 상품 콘텐츠 자체를 ‘비전 AI’ 기술로 분석해 소비자 개인 기호에 맞는 상품과 코디 추천을 시도하며, 고객 개개인이 찾고 있는 스타일 상품에 대한 맞춤 추천이 가능하다. 그 영향으로 현재 이용하는 업체수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내외 400여 곳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오드컨셉, 2021).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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