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정말 척척박사일까?

[매거진 : 우리 곁에 AI가 찾아왔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모르는 것 빼고 다 알려드립니다"

반려견에 대한 일이라면 반려견 훈련사이자 개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이라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떠올립니다. 음식 분야라고 하면 아주 훌륭하신 수많은 분들이 떠오르지만 그중에서도 백종원이라는 사람을 생각하기도 하죠. 백종원 님은 요리연구가이지만 어느 날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셰프가 아니라 사업가다. 그리고 음식을 연구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이죠. 어쨌든 모든 음식에 진심인 사람입니다. 중2병 사춘기부터 위기를 맞이한 부부의 이야기까지 이 시대의 금쪽이에 대한 것이라면 오은영 선생님을 떠올리죠.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에 관한 것이라면 무조건 한문철 변호사를 언급하곤 합니다. 미디어를 통해 더욱 많이 알려진 사람들이지만 각 분야에서 굵직한 경험들을 해왔기 때문에 굳이 미디어가 띄우지 않더라도 각자의 분야에서 프로페셔널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니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들 중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은 오은영 선생님뿐입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일까요? '박사학위'라는 것 없이도 이들이 속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라면 '척척박사'인 듯 원하는 답을 아주 시원하게 줄 것이라 감히 예상해 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척척박사'는 그게 무엇이든지 묻는 대로 '척척' 대답해 주는 사람을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 '박사'에 대한 예시를 들고자 언급한 것입니다. 참고 바랍니다. "이 형 척척박사네" : 하하가 길에게.   출처 : MBC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인공지능 시대의 척척박사는 검색? 

지금 우리는 네이버나 구글의 검색 창을 통해 원하는 것을 찾습니다. 구글의 검색엔진을 활용해서 정보를 탐색하는 행위를 두고 '구글링'이라고도 합니다. 인터넷 서핑도 이러한 포털을 관문 삼아 시작하기도 합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생겨나면서 '검색'이라는 행위와 환경 자체가 조금 바뀐 듯합니다. 사실 검색엔진도 생성형 인공지능 솔루션을 탑재해 보다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Bing이라는 사이트를 갖고 있습니다. 과거 MSN 검색을 개편한 것이죠. 구글링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되 읽기도 좋고 기억하기도 좋도록 ('Bing'이라는 이름으로) 콤팩트하게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 크롬을 통한 검색 행위는 절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실제 웹브라우저 점유율도 구글 크롬이 상당한 수준입니다. 더구나 빙의 검색 기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니 뭔가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었겠죠? 그래서 MS는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게 됩니다. 챗GPT를 보유한 오픈AI 측과 투자 제휴에 관한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죠. 그리고는 챗GPT를 Bing 검색에 탑재하게 됩니다. 껍데기는 그대로일지 모르지만 엄청난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한 꼴이죠. 그 덕분에 MS의 주가가 우상향 하기도 했습니다. SK컴즈가 운영하는 네이트는 메뉴 상단에 AI챗을 붙여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역시 오픈 AI가 제공하고는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을 기반으로 쿼리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서비스랍니다. 나름 포털이지만 검색엔진을 빌려 쓰는 상황에서 AI챗을 끼워 넣은 겁니다. 네이버는 초록색 검색창 옆으로 '큐:(Cue:)' 검색을 붙여 기능을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의 대화형 검색 서비스, 큐:(Cue:)  출처 : 네이버

사실 챗GPT의 검색은 실시간 뉴스와 같은 최신 버전에 대해 답을 하기 어렵답니다. 최신 정보를 제공하려면 그만큼 데이터를 입력하고 학습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일반적인 검색 엔진(네이버나 구글과 같은 포털 검색엔진)은 관련도순과 최신순으로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뉴스든 블로그든 형태를 가리지 않고 보여주죠. 그러나 '정보의 홍수'라는 표현대로 엄청난 결과물을 쏟아내므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지 못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구글 검색에 'Open AI'라는 키워드를 넣은 후 받은 결과물은 무려 61억 8천 개였습니다. 2023년 9월 말 기준. 무엇을 원하든 이 결과물에 존재할 수도 있을 테지만 원하는 결과물을 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쨌든 생성형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챗GPT와 구글 검색, 네이버 큐 등 서비스별로 각각 차이를 보입니다. 그렇다면 챗GPT는 최신 정보를 차치하고서라도 사용자 쿼리에 맞는 결과물을 제대로 조합하여 제시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무엇이든 물어봐도 답을 주는 '척척박사'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네이버 지식in 서비스와 챗GPT의 추천 

네이버를 대표하는 지식서비스, 지식in  출처 : kin.naver.com

'우리 아빠 생일 선물 추천해 주세요'

'내년 여름 유럽여행 가려고 하는데 일정 좀 짜주세요'

'몸에 열이 나고 눈도 충혈된 것 같은데 왜 이럴까요?'

네이버 지식in에 들어가면 어렵지 않게 마주하는 질문들입니다. 지식in에만 들어가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무엇이든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의 수준입니다. 2002년 이후 쌓인 누적 답변수는 무려 5억 5천700만여 개입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없는 경우들도 종종 보이긴 하지만 이미 수많은 고수들이 유저들이 제시한 질문에 답을 쓰고 있답니다. 이쯤 되면 척척박사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지식in 서비스에 질문을 올리고 답을 쓰는 것은 모두 '인간'에 의한 것입니다. 지식in에 쌓인 데이터 모두 사람들이 만든 셈인 거죠. 변호사, 변리사, 의사, 번역가 등 실제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 서비스에 존재합니다. 위와 같은 질문이라면 챗GPT도 어느 정도 답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만 질문의 형태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답은 달라집니다. 

"여행 가이드북에 나온 맛집과 챗GPT가 추천한 맛집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jtbc 프로그램인 <톡파원 25시>에서 가끔 이런 재미를 줍니다. 여행 가이드북에 기재된 맛집과 챗GPT가 추천한 맛집을 비교하는 거죠. 생성형 인공지능이 등장한 이후 방송 프로그램도 그러한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맛집이라는 것은 개개인의 차이가 있어 '호불호'라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웨이팅 필수이자 '줄 서는 식당'이라고 해도 나한테 맞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거겠죠. 사실 맛집은 많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엄지 척'하며 '좋아요'를 눌러대는 곳이면 입소문 타기에 충분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동네에서 살지 않으면 모르는 '현지인들의 찐 맛집' 혹은 집 앞에 새로 오픈한 가게 등을 소개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곳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로부터 이어지는 것이라 챗GPT라 한들 쉽게 알긴 어렵죠. 물론 데이터 학습여부에 따라 역시 달라집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추천'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한, 더불어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한 '추천'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네이버 '큐:'가 제시한 "속초 현지인 맛집"  출처 : 네이버 큐:(Cue:)

초지능으로 진화하는 인공지능 

네이버 '큐:' 서비스가 등장하고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속초 현지인 맛집 소개해줘"라고 하니 사용자 쿼리를 분석하고 원하는 정보를 찾아 콤팩트하게 제시했습니다. 구글링을 통해 쏟아지는 결과물을 나름대로 알맞게 조합해서 최적화된 답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정치적인 주제에 대해 중립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자칫 특정 개인이나 정당에게 유불리 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오해와 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면 네이트의 AI챗은 '인공지능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라고 하면서 팩트에 기반한 내용을 조합하여 결과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네이버 큐와 상당히 다른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결과물의 출처가 없었고 어떻게 조합해서 결과물로 생성하느냐에 따라 (네이버 큐가 언급하기도 했던) 특정 개인이나 정당에게 유불리 한 정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챗GPT의 알고리즘은 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을 학습하고 근거 삼아 내용을 만듭니다.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것이라면 충분한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읽기도 좋고 이해하기 쉬울 정도로 콤팩트한 답을 제시합니다. 말하자면 군더더기가 없는 답변인 셈이죠. 교양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어떤 역사 강사에게 물었다면 '옛날옛적에'로 시작해 특정 사건의 발생 시기와 배경, 주요 사건과 결말, 후폭풍까지 꽉꽉 눌러서 이야기해 줬을지도 모릅니다. 이쯤 되면 굳이 둘을 비교하지 않아도 되겠죠? 서로가 가진 지식과 정보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단지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는 '박사'학위를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고 박사학위를 얻고서도 꾸준하게 자신의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사학위가 없어도 자신의 길을 꾸준하게 개척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우린 모두가 '인간'이기에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순 없습니다. 사실 한 가지만 잘해도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대규모 언어 모델로서 다양한 것들을 학습해 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진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 답을 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있고 오류로 보이는 결과물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더구나 특정 문장이나 하나의 글을 만들어내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특징은 분명하지만 이것의 진위 여부도 알 수 없고 '2%' 부족한 느낌도 없지 않답니다. 그러니 이러한 부분들을 보완하거나 검증하는 인간의 노력도 필요하답니다. 때문에 '과대포장된 AI'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약점을 보완하면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습니다. 오픈 AI의 'GPT3.5'가 미국 변호사시험이라던가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SAT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던 적이 있는데요. 꾸준히 학습하고 오류가 발생하는 부분들을 지속 보완하면서 급성장했고 급기야 GPT4는 상위 레벨 수준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인공지능은 향후 수십 년 안에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강해질 것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더불어 초지능으로 진화한 인공지능에 더욱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글쎄요. 사람과 분명히 '닮은 꼴'이라고 했지만 어느 새 저 멀리 가있는 느낌이네요. 더구나 '척척박사'라는 단순한 단어 하나로 인공지능을 설명하기엔 너무나 부족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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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잡은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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