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엔가 후배 하나가 페이스북 피드에 챗GPT(Chat GPT)에 대한 글을 남겼더랬다. 한글로 질문을 던졌는데 챗GPT를 통해 받은 답은 굉장히 어설펐으며 과거시점 어딘가에 묻혀있더라는 짧은 글이었다. 지인 역시 챗GPT에 국내의 실시간 이슈라던가 한글로 제한된 질문을 던졌으나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도 했다.
인공지능은 학습을 한다. 데이터셋이 많으면 많을수록 학습효과도 좋다. 인공지능을 꾸준하게 개발하는 업체나 관련 담당자들에게 물어보면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데이터 셋이 영문으로 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만큼 해외 인공지능 모델이 많기도 하고 때문에 한글의 경우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글에 최적화된 인공지능이나 이를 기반으로 한 챗봇이 제대로 학습을 한다면 또 달라질 이야기다. 챗GPT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미국 기업가이자 투자가인 1985년생 샘 알트만이 2015년 설립한 오픈AI의 인공지능 모델이다. 나는 후배나 지인과 다르게 영어로 질문을 던졌고 꽤 그럴듯한 답을 받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챗GPT에 대한 짧은 글을 챗GPT에 써달라고 부탁을 해봤다. 그리고 영문으로 받은 내용을 번역한 후 일부는 드러내고 필요한 내용만 담아 아래와 같이 남겨본다.
Chat GPT가 말하는 Chat GPT
ChatGPT는 OpenAI에서 개발한 최첨단 언어 생성 모델로 고도화된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해 주어진 프롬프트 기반으로 사람과 유사한 텍스트를 생성하는 생성 AI다. 이미 방대한 수준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상황에 맞는 답을 생성할 수 있다.
ChatGPT는 어텐션 메커니즘(attention mechanisms)을 활용하여 텍스트를 생성하는 트랜스포머 기반 모델이며 다양한 언어를 다루고 글쓰기 스타일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다. 이러한 능력 덕분에 ChatGPT는 대화형 AI, 콘텐츠 생성, 언어 번역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매우 유용하다.
이처럼 인상적인 기능들에도 불구하고 ChatGPT는 완벽하지 않다.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답변을 생성할 수도 있다. 고객 서비스 챗봇이나 언어 번역 서비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에는 특히 중요한 이슈이다.
ChatGPT는 인공지능 분야 및 언어 생성 분야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다.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텍스트를 생성하는 기능을 통해 많은 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일상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 기술을 책임감을 갖고 사용하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 위에서 말하는 어텐션 메커니즘은 입력한 단어들의 연관도를 분석해 문장 시퀀스를 아웃풋으로 내놓을 때 어디에 포인트를 줘야 할지 판단하는 구조를 뜻한다. 위와 같은 답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전체 내용에서 드러내어도 무방할, 그러니까 중요도가 낮은 단어들은 제외하되 반드시 필요한 필수적 단어의 정보를 이용하는 메커니즘이다. 물론 단어가 가진 중요도를 어떻게 판단할까? 이는 학습과 데이터를 통해 인지하게 되고 결과값을 통해 다음 회차 분석에 또 반영하면서 고도화를 거친다. 기계 번역을 비롯하여 텍스트 요약과 생성 등 자연어 처리에 관한 응용 기술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게 바로 챗GPT가 말하는 챗GPT에 대한 내용이다(괄호 부분은 제외). 언어 생성에 관한 첨단 테크놀로지가 제대로 스며들었고 사용자가 원하는 매우 그럴듯한 답을 아웃풋으로 내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니 다소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충분한 학습이 이뤄졌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챗GPT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지속적인 개발과 개선의 여지도 필요해 보였다.
챗GPT의 경쟁상대?
출시된 지 2개월 즈음이 지나 이를 사용한 유저들만 대략 1억 명 수준(2023년 1월 하루 사용자는 약 1천300만여 명이다)이라고 한다. 챗GPT의 등장과 함께 국내외 IT기업들은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그만큼 챗GPT가 선사한 충격파는 어마어마한 수준에 이른다. 지금의 챗GPT도 꽤 정교한 수준이라 느낄만한데 넥스트 챗GPT의 언어모델은 또 어떠한 수준으로 등장하게 될까? 하이퍼클로바라는 이름의 초거대 AI로 출사표를 던졌던 네이버는 챗GPT를 굉장히 긍정적인 레퍼런스로 삼고 있는 모양새다. 써보지 않은 사람이야 없을 테지만 챗GPT를 통해 명확한 장점과 단점을 제대로 인지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인공지능을 매우 경쟁력 있는 모델로 성장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네이버는 챗GPT에 대항할 수 있는 서치GPT라는 검색에 포커싱 된 인공지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에 가장 최적화된 결과물을 보여주게 되는 셈이다. 사실 유저가 원하는 단어나 문장을 제대로 해석하고 핏에 가장 잘 맞는 답을 제시하는 것이 검색의 관건이다. 검색을 했는데 내가 전혀 원하지 않는 그것도 수천만 개나 되는 웹페이지를 답으로 제시하는 건 딱히 가치도 의미도 없다. 이는 오롯이 검색 결과 품질과도 이어진다. 네이버는 유저의 콘텐츠 소비 경험이라는 데이터를 가지고 검색 결과 품질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검색 경험에 비중을 둔 서치 GPT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어떠할까? 카카오의 인공지능은 카카오브레인이라는 자회사는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곳에서도 텍스트 생성과 요약, 글에 대한 해석 능력과 판단 등 한국어에 기반한 언어 모델을 연구해 왔다고 했다. 더불어 챗GPT 자체가 한글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듯 한글에 맞는 인공지능 모델로서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의 한국어 특화 대화 모델은 'KoGPT'다.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Bing 검색 엔진과 MS의 엣지 브라우저의 새 버전에 Bing 챗봇과 직접 대화하는 방식의 웹 탐색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검색의 시대가 열렸다며 그동안 존재해 왔던 기존의 웹 검색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혁신이라고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웹 검색 역시 오픈AI가 개발한 모델이 탑재된다고 한다. 더불어 웹3.0 시대를 맞은 검색 퀄리티를 제공하게 될 거라고 하니 충분히 기대가 된다.
구글의 야심작이라고 했던 바드(Bard)의 경우는 사용자가 던진 질문에 오답을 내놓아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태양계 외부 행성을 최초로 촬영한 '유럽 남부 천문대 초대형망원경'이라는 답안 대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라는 오답을 내놓아 신뢰도 이슈가 터졌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도 7% 이상 떨어졌다.
챗GPT의 출현과 대항마들 그리고 이들에 의한 인공지능 분야과 검색 시장의 변화는 또 어떠할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고려해야 할 것
챗GPT의 MAU는 실로 대단한 숫자다. 구글의 경우는 월간 사용자수 1억 명을 모으는데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유튜브는 3년이 조금 걸리지 않았다. 물론 서비스 형태가 다르니 물리적 시간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겠지만 타 플랫폼 대비 고작 2개월이라는 시간은 지금 챗GPT의 인기와 폭발력 그리고 잠재력과 가능성까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반증이다. 챗GPT는 이제 유료화에 들어간다. 책정된 구독료는 월 20달러라고 한다. 혹자는 챗GPT 자체가 구글 검색을 대신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놓은 적이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뿐 아니라 기존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완전히 대체할지 모른다는 가설이 생겨난 것이다. 구글 위기론이라는 것에도 불구하고 챗GPT가 검색 자체를 대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긴 하다. 애초에 텍스트 생성, 텍스트 요약, 음성 검색이나 AI가 할 수 있는 어시스턴트 역할 등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학습이 이뤄질 것이라 조금 다른 분야의 이야기 같다. 더구나 구글이 그동안 쌓아왔던 검색 엔진으로써의 정체성을 챗GPT가 쉽게 대체할 수 있을까? 물론 시간문제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측면으로 봤을 땐 '반짝'일뿐이라 말할 수도 있다. 어쨌든 챗GPT는 보다 정교해질 것이다. 그만큼 데이터 셋은 늘어날 것이고 챗GPT의 학습도 꾸준하게 이뤄지게 될 테니까. 초거대 AI 확장성은 무서울 정도로 뻗어나가게 될 텐데 이에 따른 공정성, 편향성, 지적재산권(IP), 윤리성이라는 부분도 반드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말
이렇게 거대해지고 정교해지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부터 많은 것들을 대신할 수 있을까? 사실상 시간문제는 아닐까? 이 역시 챗GPT에게 직접 물어봤다. '과연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라고. 그는 Yes라는 첫 단어와 함께 짧고 굵게 답변했다.
"AI는 사람이 하는 일을 자동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AI는 새로운 일자리와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인간의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직업의 종류라던가 AI 기술의 발전 속도 등 다양한 팩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일자리는 AI로 대체될 테지만 다른 일자리는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순 있다. 물론 일부다. '일부에 불과하다'라고 할 수도 있고 특정할 수 없는 '일부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다'며 비슷한 듯 다르게 말할 수도 있다. 물론 직업의 종류도 따져봐야 한다. 인공지능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더불어 인공지능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진화할지, 또 어떤 방향에 집중하고 또 고도화될지에 대한 물리적이고 환경적이며 기술적 요인에 따라서 또 달라질 수도 있겠다. 어쨌든 챗GPT가 내놓은 것은 굉장히 모호하게 보이면서도 중립적인 답변이었다. 사람이 그렇게 답변하라고 짜놓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 셋을 학습했으니 어딘가에 존재할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챗GPT가 말한 것이 궁극의 답변도 아니니 참고만 하길 바란다.
소셜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