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석 로켓툴즈 대표 “데이터 수집과 분석, CRM까지 자동으로 하는 ‘AI 마케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실제 마케팅 수행까지 가능한 ‘AI 마케터’ 선 보일 것
구글, 메타 광고효율이 감소하는 시대, 퍼스트파티데이터 활용성 극대화하는 AI 마케팅이 해법
복잡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 CRM은 AI에게 맡기고 마케터는 좀 더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해야
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이를 적용한 디지털 마케팅 분야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이를 적용한 디지털 마케팅 분야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특히 개별 소비자를 타겟팅해 취향을 빠르게 포착하고 서비스, 상품 판매라는 디지털 마케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AI 기술 도입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은 구글이 크롬의 서드파티쿠키 제공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최근 자주 입장을 바꿔 혼란을 주지만) 계획을 앞두고 더욱 각광받고 있다. 앞서 구글은 올 1월부터 크롬의 추적 소프트웨어인 서드파티 쿠키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내년으로 연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에서는 GDPR(유럽의 개인정보보호 규정)이 2018년부터 시행된 상황이니 이제까지 디지털 광고, 마케팅의 핵심 요소였던 ‘서드파티쿠키’를 더 이상 활용할 수 없는 ‘쿠키리스(Cookie-less) 시대’가 전면화 되는 것은 예견된 미래다. 이에 이미 디지털 마케팅 업계는 타겟 유저를 대상으로 한 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대안으로 퍼스트파티데이터(자사 데이터)를 활용한 CRM(고객관계관리)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자동화’까지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AI 기술이다.

EU(유럽연합)는 지난 2018년 GDPR 시행에 이어 지난달 13일 113개 조항으로 구성된 EU 인공지능법을 통과시켰다. (이미지=퓰리처AI 생성)

최근 디지털 마케팅 업계의 마테크, 애드테크 기업들의 AI 기술 도입 동향을 보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은 마케팅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자동화하는데 AI를 도입하는 움직임이다. 또 다른 하나는 광고·캠페인 소재와 카피 제작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 파인튜닝(Fine-Tuning, 미세조정)해 디자인, 기획 리소스를 줄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차고 넘친다. 특히 효과적인 CRM 마케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전환율을 분석하는 ‘퍼널 분석’, 유입 시기별 지표를 분석하는 ‘코호트 분석’, CRM 성과를 내기 위한 택소노미(Taxonomy, 분류체계) 설계 등 세밀한 데이터 분석력이 갖춰져야 한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고객 대상 알림과 메시지를 보내는 것 역시 손이 많이 가는 마케터의 업무다. 결국 이런 상황은 다양한 툴을 다뤄야 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기술은 좋아졌는데, 할 일은 줄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올 1월 창업한 극초기 스타트업, ‘로켓툴즈’의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퍼스트파티데이터를 분석하고 고품질 데이터로 추출해 정합성을 높이는 단계는 물론 CRM 마케팅에 필요한 타깃 정의, 콘텐츠 제작, 세팅, 결과 분석까지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고객이 회원 가입시 쿠폰을 발급하고 자사몰에 접속했을 때 뜨는 팝업, 구매 유도를 위한 카카오톡 알림톡까지 자동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AI 마케터’다.

최근까지의 상황을 봐도 AI 기술 발전 속도가 놀라운 만큼 불가능한 얘기는 아닌 듯싶다. 이에 테크42는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김민석 로켓툴즈 대표를 만났다.

CRM 마케팅의 이해를 바탕으로 ‘AI 마케터’ 개발·고도화 진행

현재 로켓툴즈는 ‘로켓브릿지’와 함께 로켓파인더를 통한 컨설팅, 운영대행을 통해 자체 매출을 일으키며 사명과 동일한 AI 마케터, ‘로켓툴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를 “AI 마케터의 팔과 다리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사람이 생존하는데 산소는 꼭 필요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의식하지 못하잖아요. 그것처럼 저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마케팅 데이터가 있다는 것은 인지하면서도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 정량적인 부분에 대해서 아예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솔루션이예요. 물론 최근 추세는 AI를 활용한 소재 생성 등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저희는 오히려 마케터가 실제 더 집중하기 어려운 정량적인 부분을 해결하려 하는 중이죠. 대신 마케터는 좀 더 정성적이고 창의성을 요하는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장기적인 미션이라 할 수 있어요.”

흥미로운 것은 로켓툴즈의 멤버들이 마케터,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AI 기술 기업을 표방하면서도 개발 중심으로 흐를 수 있는 우를 범하지 않고 실질적인 고객인 마케터들의 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들어 해결하는 솔루션 개발이 가능하다. 그 누구 보다 김 대표 역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컨설턴트와 PM(프로젝트매니저), 마케터로 창업과 재직 경험의 소유자다.

창업 이전부터 로켓툴즈는 CRM 마케팅에 있어 데이터 분석은 물론 마케팅 기획과 최적화, 메시지 발송 시스템이 원스톱으로 연결되는 ‘AI 마케터(AI 어시스턴트)’ 개발을 목표로 했다. 그 과정에서 실증 사례 확보를 위해 AI 고객 데이터 플랫폼인 '로켓브릿지' 개발과 함께 CRM 마케팅 컨설팅과 운영대행 서비스인 ‘로켓파인더’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더욱 관심이 가는 부분은 이 스타트업이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창업 이전부터 로켓툴즈는 CRM 마케팅에 있어 데이터 분석은 물론 마케팅 기획과 최적화, 메시지 발송 시스템이 원스톱으로 연결되는 ‘AI 마케터(AI 어시스턴트)’ 개발을 목표로 했다. 그 과정에서 실증 사례 확보를 위해 CRM 마케팅 컨설팅과 운영대행 서비스인 ‘로켓파인더’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김 대표는 “AI 아키텍처를 설계하면서 실제 CRM 마케팅의 노하우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방식”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마케팅 업계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고 이런 문제들은 IT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마테크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시장의 문제들이 있어요. 저희는 창업 이전부터 100개에 가까운 기업의 마케터를 인터뷰하며 이런 문제들을 파악했어요. 특히 CRM 마케팅은 일반적인 마케팅에 비해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더 많은 데이터 분석이 요구되고 있고, 이러한 정량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뽑아 내야 합니다. 또 데이터 분석을 하면서 실제 액션을 할 때 리소스도 많이 드는,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실제 CRM 마케팅 컨설팅과 운영대행을 하며 실증과 함께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에 빠져 복학도 미루고 경험 쌓아

김민석 대표는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여전히 ‘재학 중’인 상태, 첫 창업 당시 휴학을 한 것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첫 창업 아이템은 F&B(식음료) 분야를 대상으로 한 마테크였다. 오프라인 매장 내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디지털 전환해 광고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문제는 2020년에 터진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스톱되며 2년여 간 준비한 첫 창업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김 대표는 디지털 마케팅에 푹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복학 대신 첫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몇몇 스타트업에서 프로젝트 매니저와 전략, 개발 업무를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공동창업자인 남창균 이사(왼쪽)는 오래 전부터 김 대표와 ‘더 좋은 비즈니스’를 고민하던 친구로, 대기업과 스타트업, AI 연구소를 거친 풀스택 엔지니어다. 지난 3월 로켓툴즈가 선보인 AI 고객 데이터 플랫폼 ‘로켓브릿지’를 개발한 것도 남 이사다. (사진=로켓툴즈)

그 과정에서 김 대표는 “다시금 디지털 마케팅 업계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문제들을 접했다”고 돌이켰다. 그렇게 절치부심의 시간을 뒤로하고 지스트 동문인 남창균 이사와 함께 감행한 두 번째 도전이 바로 ‘로켓툴즈’ 창업이다. 공동창업자인 남창균 이사는 오래 전부터 김 대표와 ‘더 좋은 비즈니스’를 고민하던 친구로, 대기업과 스타트업, AI 연구소를 거친 풀스택 엔지니어다. 지난 3월 로켓툴즈가 선보인 AI 고객 데이터 플랫폼 ‘로켓브릿지’를 개발한 것도 남 이사다.

“로켓툴즈는 로켓을 만드는데 다양한 도구와 기술이 적용되는 것처럼, 디지털 마케팅에 성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도구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단기적으로 컨설팅 사업인 ‘로켓파인더’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 노하우와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기술을 통해 성과, 구체적으로는 고객사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특히 AI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인 ‘로켓브릿지’의 경우 업계에서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자사몰의 데이터를 완전 통합해 GA4(구글애널리틱스4)에서 확인할 수 있는 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컨설팅의 질을 높이고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툴을 제작하고 이를 다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출시해 많은 마케터들이 혜택을 보도록 하겠다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로켓툴즈의 로켓브릿지는 카페24 등에서 API로 연동돼 자사몰의 고객 데이터를 추적하고 분석한다. 간편가입이나 간편결제 전환 추적은 물론 노이즈를 제거하고 다양한 디바이스로 접근하는 사용자를 식별하는 기능을 발휘하며 데이터 정합성을 95%까지 끌어 올렸다. 김 대표는 “자사몰에 집중하면서도 외부에서 일어나는 아웃링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로켓툴즈의 로켓브릿지는 카페24 등에서 API로 연동돼 자사몰의 고객 데이터를 추적하고 분석한다. 간편가입이나 간편결제 전환 추적은 물론 노이즈를 제거하고 다양한 디바이스로 접근하는 사용자를 식별하는 기능을 발휘하며 데이터 정합성을 95%까지 끌어 올렸다.

“일반적인 데이터 프로세싱은 기존 추적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면 저희는 추적되지 않아도 가상의 이벤트를 생성해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 기술적인 차별점입니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운전을 할 때 터널을 지나는 경우가 있죠. 이때 사실 터널 내에서는 내비게이션 추적인 안됩니다. 화면 상으로는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말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가상의 이벤트를 통한 예측의 결과죠. 즉 CRM 마케팅에도 터널과 같은 깜깜이 구간이 존재하는데 그 터널의 진입구간과 나오는 구간의 데이터로 가상의 결과치를 분석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켓툴즈는 지난해 7월 구글이 구글애털리틱스의 유니버셜 애널리틱스 수집을 중단하며 새로운 버전인 ‘GA4’로 강제 전환을 한 상황에서도 위와 같은 이벤트 기반의 추적을 통해 데이터 정합성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기존 유니버셜 애널리틱스가 페이지 세션 중심의 추적인데 비해 GA4는 이벤트 기반 추적으로 데이터 수집 방식이 바뀐 것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벤트 기반 추적 툴인 로켓브릿지의 활용성이 높아지는 환경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로켓브릿지는 GA4 전환과 함께 달라진 추적 방식에 최적화된 ‘AI 고객 데이터 플랫폼’으로서 정합성이 높은 데이터 분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마케터’ 해마는 완성했다. 이제는 팔과 다리를 만드는 중

김 대표는 “로켓툴즈가 집중하는 부분은 소재나 데이터 수집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최근의 흐름과는 사실 반대되는 선택”이라면서도 “실질적인 마케터들의 니즈는 정량적인 부분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로켓툴즈는 ‘로켓브릿지’와 함께 로켓파인더를 통한 컨설팅, 운영대행을 통해 자체 매출을 일으키며 사명과 동일한 AI 마케터, ‘로켓툴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즉 로켓브릿지를 통해 고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단계까지는 완성됐고, 로켓툴즈를 통해 팝업과 알림톡 등 CRM 마케팅 최적화, 기획, 캠페인 검수, 성과 분석까지 가능한 AI 마케터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 과정을 “AI 마케터의 팔과 다리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저희의 가장 큰 과제는 업계에 ‘AI 마케터’가 진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로켓파인더 서비스와 로켓브릿지 개발 등 이제까지 작업은 결국 AI 마케터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준비였죠. 현재 ‘AI 마케터’의 머리, 즉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는 만들어진 상태고 현재는 실행을 위한 팔과 다리를 만드는 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상반기 내에 개발이 완료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후 하반기에는 모든 과정을 최종적으로 사고하는 두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현재 기술적인 아키텍처에 대한 고민은 끝난 상황입니다.”

인터뷰 말미, 김 대표는 “로켓툴즈가 집중하는 부분은 소재나 데이터 수집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최근의 흐름과는 사실 반대되는 선택”이라면서도 “실질적인 마케터들의 니즈는 정량적인 부분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시류를 따라가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은 곧 선보일 ‘AI 마케터’를 통해 입증될 듯하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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