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인수 위인터랙트 대표 “R&D 분야에 특화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SaaS 기반 연구실 홈페이지 기능 제공, 연구자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리서치후’
각 연구 분야의 정보 교류와 융합 유도, 데이터 수집·분석, 협업 파트너 검색, 채용 기능까지 고도화 진행
R&D 예산 삭감… 어려워지는 학술·연구 분야 비용 절감하며 교류할 수 있는 대안 될 것
최근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연구자들의 인건비와 같은 1차원적인 문제는 물론 지속성이 필요한 연구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R&D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퓰리처AI로 생성)

R&D 예산 삭감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자들의 인건비와 같은 1차원적인 문제는 물론 지속성이 필요한 연구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당장의 문제 외에도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R&D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다른 국가 연구기관과 헙업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가뜩이나 국내 과학기술계는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R&D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대로 된 홈페이지 하나 없는 연구팀이 적지 않다. 있다고 해도 그야 말로 단순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인해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정작 가장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상황은 불편한 정보 관리, 연구 성과의 노출효과 부족, 네트워킹 효과 부재로 인해 공동연구의 잠재적 기회를 차단하는 사일로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국내는 물론 과학 기술 연구의 국경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학계와의 교류 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분야의 오랜 페인포인트에 주목하고 수년 전부터 이를 바꿔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바로 위인터랙트(WeINTERACT)다. 2019년 기술경영 컨설턴트 출신의 김인수 대표가 설립한 위인터랙트는 초기 연구자들의 지식 커뮤니티 ‘오베이션’을 시작으로 과학기술 지식 정보 공유 서비스를 시도했다. 지난해부터는 당장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 연구팀들을 위해 SaaS 기반의 연구실 홈페이지 기능을 제공하는 연구자 소셜 네트워크, ‘리서치후’를 선보이며 ‘연구자들에게 보다 개방적인 연구활동과 더 나은 연구성과 창출을 돕겠다는 미션을 현실화 시켜 나가고 있다.

이에 테크42는 장차 ‘리서치후’를 전세계 연구자들과 연구실을 연결하는 ‘글로벌 연구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는 김인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R&D 분야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지향해

김인수 위인터랙트 대표는 홈페이지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는 ‘리서치후’의 다양한 기능을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우선은 메인 유저 타깃을 대학에 계시는 연구자 분들로 설정하고 연구실 홈페이지를 쉽게 만들 수 있는 기능부터 제공하고 있어요. 대학은 R&D의 가장 핵심이 되는 기초 연구가 많이 수행되는 곳이니까요. 또 대학은 사회 다양한 부문의 R&D에 종사할 미래 연구자들이 길러지는 곳이니 만큼 연구자 간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대학에서부터 연구 성과나 활동을 외국의 다른 연구자들과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되면 우리나라의 R&D 역량을 보다 제고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죠.”

서울핀테크랩에 입주해 있는 위인터랙트 사무실에서 만난 김인수 대표는 홈페이지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는 ‘리서치후’의 다양한 기능을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본격 운영을 시작한 ‘리서치후’는 홈페이지 서비스 외에도 연구성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다른 연구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연구자 프로필 기능과 국내 정상급 연구자들의 연구성과 이력을 둘러볼 수 있는 연구자 D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리서치후’의 첫 메인 서비스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 연구실 홈페이지 기능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자체 조사 결과, 국내 연구실 중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비율이 채 50%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미지=위인터랙트)

김 대표는 ‘리서치후’의 첫 메인 서비스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 연구실 홈페이지 기능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자체 조사 결과, 국내 연구실 중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비율이 채 50%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서울에 위치한 유명 대학들의 경우는 학교 차원에서 지원을 해서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연구실이 많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그 비율이 현격하게 줄어듭니다. 학교의 지원이 빈약하기 때문이죠. 그나마도 학교 지원을 통해 구축하든 연구자가 사비를 투자해 구축하든 현재의 대학 연구실 홈페이지는 다른 연구자와 교류 측면에서 봤을 때는 제약이 많은 상황이죠. 그래서 저희가 제공하는 홈페이지 구독 서비스는 ‘교류’를 활성화 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R&D 분야가 폐쇄적이라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상에 없던 신기술을 연구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김 대표 역시 그러한 경향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리서치후'의 연구실 홈페이지 서비스는 기존 연구실 간의 경계를 허물고 원활한 소통과 교류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미지=위인터랙트)

“연구 과정이나 성과를 노출 시키기 꺼려하는 경향도 있지만, 요즘은 적극적으로 연구 활동을 외부에 알리고 싶어하는 연구자 그룹도 있습니다. 특히 젊은 연구자들일수록 그렇죠. 가장 연구 활동을 활발하게 할 시기에는 그에 필요한 펀딩도 필요하기 때문이죠. 또 그런 분들일수록 외부활동에도 적극적이시고요. 소통과 활동에 적극적인 연구자들의 경우 석·박사 연구원 모집에도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소통과 피드백이 늘어날수록 바뀔 수 있는 부분도 많다고 보고 있죠. R&D 분야에 소통하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도 저희가 ‘리서치후’를 개발한 이유입니다. 연구자 분들 마다 자신의 커리어나 환경에서 보유한 인적 네트워크가 있겠지만 한편으로 거기에 매몰될 수도 있거든요. 최근에는 융합연구와 같이 이종 간 연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저마다 다른 연구 과제를 가진 연구자 간 소통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도출 될 수도 있죠. 이를 통해 세렌디피티(serendipity,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뤄지는 것)가 나올 수도 있고요.”

생성형 AI 적용, 글로벌 서비스 로드맵

리서치후의 서비스 프로세스.

그렇다면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구상하는 ‘리서치후’의 형태는 무엇일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고 하니 언뜻 메타의 ‘페이스북’이 떠오른다. 김 대표는 “그 보다는 좀 더 게시판 형태의 커뮤니티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유저들의 특성에 따라 실명으로 공유하고 싶은 정보도 있지만 익명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정보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 실명과 익명을 모두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공식적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정보의 경우 실명으로, 개별 질문이나 상담에 대해서는 익명으로 닉네임을 통해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화를 위해 UX, UI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한국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이지만, 글로벌 서비스로 전환했을 때는 또 글로벌 유저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하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해외 유저들의 피드백이나 리서치는 필요한 부분이죠. 현재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조금씩 피드백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리서치후’의 고도화 로드맵은 올해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올해 PoC(개념검증)을 거친 연구실 홈페이지 서비스의 유료 모델 출시와 커뮤니티 서비스 출시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서비스 모델 개발에 나설 생각이다. 그러한 계획 중에는 최근 이슈가 된 생성형 AI를 활용한 기능 도입도 포함돼 있다.

“현재 프리모델은 현재 18개 대학의 연구실에서 이용하고 계십니다. 별다른 마케팅 및 프로모션 예산 투입 없이 초기 홈페이지 이용유저를 확보했죠. 검증 결과 저희의 가설대로 적잖은 이공계 연구실에서 연구실 홈페이지 잠재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챗 GPT를 활용해서 유사주제를 연구하는 다른 연구자를 추천하는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정 연구주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여러 연구자들을 빠르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적용은 로드맵에 따라 내년 상반기 정도로 보고 있죠.”

창업 이후 4년여, R&D 분야의 문제에 집중했던 시간들

리서치후의 비즈니스 모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초기 위인터랙트의 서비스는 ‘오베이션’이라는 지식 커뮤니티 플랫폼이었다. 창업 이후 1년 이상의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2021년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고 최근까지 운영을 해 왔다. 그러한 오베이션의 지향점은 논문과 특허라는 각기 다른 이종 과학기술 빅데이터를 하나의 검색창에서 유기적으로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연구자 간 정보교류를 비롯해 산학연 연구자간 융합연구, 공동연구 빌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플랫폼을 꿈꾼 것이다.

하지만 기업과 학계, 연구계의 빅데이터를 모두 처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엔지니어링 리소스가 요구됐다. 이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미기도 했다. 이에 김 대표와 위인터랙트 팀은 서비스를 보다 예리하게 가다듬어 우선 연구자들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는 ‘리서치후’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시간을 돌이키는 김 대표의 말 속에 오베이션으로 지향했던 가치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베이션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논문, 특허라는 메타데이터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역량이 축적된 것은 긍정적인 요소였어요. 사실상 리서치후는 오베이션에서 리뉴얼된 서비스라 할 수 있죠. 유저의 사용환경과 문제점를 새롭게 재정의를 하고 서비스 모델을 피보팅한 과정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리서치후는 연구자 소셜 네트워크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기존 연구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리서치후’의 차별점은 연구실을 매개한 연구자 교류 확대라고 할 수 있어요. 연구자들의 상당수가 대학 연구실에서 연구자로서의 연구역량을 익히고, 양성되기 때문이죠. 향후에는 그렇게 양성된 연구자들이 채용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채용매칭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더 나아가 산학연 연구전문가들의 오프라인 교류 확대를 위한 학술행사 이벤트 솔루션도 개발을 진행 중이죠.”

김 대표는 "우선 ‘리서치후’가 국내 연구자들에게 신뢰 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테크42)

이러한 기능 추가와 서비스 고도화, 글로벌 서비스 모델 개발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숙명과도 같은 투자 유치도 필수적이다. 김 대표 역시 인터뷰 말미 “올해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가 후속 투자 유치”라고 강조했다.

“‘올해 목표는 전국 2000개 이상의 이공계 대학 연구실을 ‘리서치후’의 연구실 홈페이지 서비스 이용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미 유의미한 지표가 나오고 있죠. 여기에 더해 오는 6월경 유료모델 출시 이후 시장반응을 토대로 후속 투자 라운드를 진행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다양한 계획들이 진행 중이지만 무엇보다 우선은 ‘리서치후’가 국내 연구자들에게 신뢰 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죠.”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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