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중개업으로 출발해 여가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야놀자’, ‘여기어때’의 아성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더휴식’이 최근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크게 봤을 때는 숙박업 카테고리에 속하지만 더휴식은 거기에 더해 숙박업의 모든 요소, 즉 부동산 개발, 시공, 운영, IT 인프라 구축 등을 내재화해 종합 솔루션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숙박업과 관련된 모든 온·오프라인 요소들을 내재화한 더휴식이 데이터까지 확보한다면 어떻게 될까? 알면 알수록 커지는 호기심에 떠밀려 그렇게 김준하 더휴식 대표를 만났다.
실제 더휴식은 부동산 발굴부터 투자, 공간 창출 등의 시공, 콘텐츠 선정에 이르기까지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타깃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깨끗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무비룸, 싱잉룸, 파티룸 등 다양한 콘셉트를 적용했다. 또 그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는 자체 제작하는 PB 제품을 비롯해 브랜드 제휴 등을 통해 고객들의 공간 경험을 극대화하도록 하고 있다.
“짧은 체류 시간 동안에도 좀 더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려 하고 있어요. 단순히 게임기 한 대 비치하는 것에 사람들은 반응하지 않아요. 침구부터 소품까지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담고 다른 제휴 브랜드 역시도 소비 경험을 통해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실제 더휴식의 공간에는 자체 PB 브랜드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의 브랜드가 마치 쇼룸과 같이 비치돼 있다. 고객들이 이 제품을 구매하고 싶을 때는 부착된 QR코드를 찍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경험으로 구축한 부동산개발 밸류체인, 가능성은 무궁무진
더 휴식이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동력은 운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을 빠르게 이어갔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으로서 드물게 해당 분야의 밸류체인을 내재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부동산개발전문가인 김 대표와 연쇄창업자이자 경영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신 대표가 합심해 시작한 사업은 이후 두 사람이 생각한 ‘시장의 문제’와 비전에 공감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하며 탄력을 받았다.
“저나 신 대표 모두 숙박업 시공을 비롯해 운영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가장 잘하는 분들을 영입해 운영 조직을 세팅했어요. 운영에 필요한 IT 솔루션 역시 기존 회사들은 개별 니즈에 맞춰 개발을 하던 수준이라 적합한 회사가 없었죠. 그러다가 현재 저희 자회사로 편입한 회사를 만나서 합을 맞출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설치형 소프트웨어였던 객실관리 프로그램을 클라우드 기반의 사스(SaaS) 방식으로 구축하게 됐죠. 기존 설치형은 사람이 현장을 떠나면 컨트롤이 안되는 문제도 있었고, 데이터화도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었거든요.”
부동산 개발을 바탕으로 한 숙박업의 밸류체인 내재화를 통해 더휴식은 자사의 직영 프리미엄 숙박 브랜드 ‘아늑’을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입증된 각 자회사들의 노하우는 가각의 개별 사업으로 이어지며 동반 성장이 진행되는 중이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과정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이 모든 것을 내재화하고 직영으로 운영 중인데, 경기 불황 등의 돌발 변수가 생기면 문제는 없을까?’ 이에 대한 김 대표의 답은 명확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걱정을 했어요. 코로나19는 처음 격어보는 상황이고 어떤 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전혀 예측이 안됐거든요. 그런데 놀라운 현상이 발생했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고 유동인구가 줄며 그때부터 무조건 만실이 되는 거예요. 심지어는 저녁 오픈 시간에 줄을 서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노래방, 술집, 영화관 어디로 갈 곳이 없어진 MZ세대들이 모이기 시작한 거죠. 물론 중소 숙박업 시장에서 타격을 받은 곳이 없진 않았어요. 다만 다른 분야에 비해 훨씬 제한적이었다고 할 수 있죠.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을 계기로 중소 숙박 산업이 공간 산업으로 진화됐다고 봅니다. 저희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진 않았지만, 기존 모텔과 같은 숙박시설의 고정관념, 느낌을 지우는 시도를 했고 그런 것이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져 성과로 이어진 셈이죠.”
김 대표는 “다른 산업에 비해 중소 숙박업 시장은 경기를 타지 않는, 의외로 탄탄한 시장”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저희가 분석한 결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는 물론 IMF,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중소형 숙박 산업의 매출은 유지가 됐어요. 비즈니스 호텔이나 브랜드 호텔은 해외 여행객 유치 등이 필요하지만 중소 숙박시설은 로컬 고객이 이용하는 상품이라 안정성이 크기 때문이죠. 물론 직영을 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없다고 할 순 없죠. 그래서 더욱 개발 단계에서부터 분석과 검토가 필수적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과투자’를 주의해야 합니다.”
수익형 부동산 성공의 시작, ‘과투자’를 피하라
김 대표에 따르면 운영에만 초점을 맞추게 될 경우 당장의 매출이 좋으면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운영에서 수익이 난다고 해도 초기 부동산 매입 시에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못하고 과투자한다면 결과적으로 실패를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더휴식의 경우 부동산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데서 시작해 운영과 관련된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핵심은 일단 부동산을 싸게 매입하는 거예요. 거기서 일단 안전 마진을 확보하는 거죠. 그리고 내재화된 기획, 시공, 운영을 통해 다른 시설에 비해 평균 20% 이상의 비용을 아낍니다.”
그렇다면 더휴식이 진행하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진행될까. 앞서 언급했다시피 더휴식은 SPC를 통해 개별 부동산을 매입하고 개발한다. 개별 SPC는 더휴식의 각 자회사들과 계약을 맺어 개발되기 때문에 설령 더휴식과 자회사들에 문제가 발생해도 리스크가 없다. 투자를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10명가량의 공동투자자를 모집한다. 시공과 운영에 관한 모든 비용은 더휴식이 부담을 하며 투자자에게 분배되는 수익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월 단위로 지급하는 식이다. 수익율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두 자릿수 이상”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말이다.
이제까지 이야기를 듣고 보니 더휴식의 올 한 해는 성장의 원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얼마 남지 않은 내년은 어떨까? 얘기를 듣고 보니 올해 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기존 지역에 위치한 모텔들이 대부분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으로 개발되면서 남아 있는 숙박시설들의 수익율은 더 좋아지고 있어요. 올해 저희는 한달에 하나 이상 직접 개발을 했어죠. 내년에는 기본적으로 투자에 영향을 주는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이니 더 안전하고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오히려 이 시기를 못 버티고 급매로 나오는 물건이 있기도 하고요. 여기에 저희 내재화된 솔루션을 투입한다면 올해 대비 2배 성장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인터뷰] 김준하 더휴식 대표 -1편- “낙후된 중소 숙박시설, 저희 손을 거치면 훌륭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바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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