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식 이엠피 대표 “기존의 방식을 넘어선 모션 캡쳐·3D 스캔 프로세스 경량화 추구, 누구나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시대 열 것”

2018년 창업 후 기술력으로 승부, 3D 디지털 데이터, XR콘텐츠 등 모션 테크놀로지로 업계 1위
넷플릭스 ‘지옥’, 블랙핑크 ‘버추얼 콘서트’, 에스파, 오리지널 콘텐츠 ‘응냥이’ 등 한계 넘어서  
게임, 영화 등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 경량화에 초점, B2C 타깃 3D 스캔 데이터 마켓 준비 중
지난해 마련한 이엠피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진식 대표. (사진=테크42)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진 기술 발달의 속도를 경험하고 있다.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단숨에 넘어설 것만 같던 메타버스 열풍도 잠시, 지난해 말부터 등장한 챗GPT는 ‘생성형 AI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을 볼 때 우리는 향후 몇 십년 안에 더 많은 기술적 진보를 목격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기술들을 설명할 때 비유나 사례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SF 영화일 것이다. 다행히 아직 등장하지는 않았을 지라도 ‘앞으로 가능할 것이라 여겨지는 기술’ 혹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형상’을 구현하는 방법은 이미 영화나 드라마 등의 제작 기술로 존재한다. 바로 3D 그래픽이다. 그 바탕이 되는 컴퓨팅 기술은 AI의 등장과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 장치)의 발달로 ‘모든 것을 화면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하는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그리고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이 기술을 잘 활용하고 적용하는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이엠피(EMP)다. 2018년 설립 이후 5년 만에 국내를 넘어 이젠 해외를 대상으로 최고 수준의 모션 테크놀로지로 승부하고 있는 이엠피의 스토리를 창업자인 김진식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5년만에 국내 1위 모션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은?

이엠피는 모션 캡쳐, 3D 디지털 데이터, XR(확장현실) 콘텐츠 등을 제작하는 모션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자사만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한 고품질 데이터 시각화 비즈니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엠피의 기술력은 게임, 방송, 엔터테인먼트, 영화 등 3D 그래픽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그중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 등장하는 사자들, 영화 ‘외계+인’의 로봇 캐릭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캐릭터 등에 적용된 모션 캡쳐 기술이다.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아이돌 그룹 ‘에스파’ ‘블랙핑크’ 등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3D 캐릭터를 선보이며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렇듯 이엠피가 선보인 기술력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기존 업계의 수준을 몇 단계 넘어선 실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이엠피가 2018년 7월 설립 후 시드 투자 없이도 4년간 평균 200%의 성장을 이루게 한 무기가 됐다.

이엠피의 작업 중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 등장하는 사자들이다. (이미지=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 등장하는 사자들의 동작을 만들었던 현장. (이미지=이엠피)

지난해 이엠피는 그간의 성과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제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투자로 서울 강남에 6개층 300평 규모의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이 곳에서 김진식 이엠피 대표와 구성원들은 자사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의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진식 대표는 대뜸 그 시작을 묻는 질문에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담담하게 지난 이야기를 털어놨다.

“저는 게임 개발사에서 테크니컬 관련 업무, 그 중에서도 캐릭터의 구조 설계나 프레임을 잡는 일을 주로 했어요. 그걸 엔씨소프트에서는 테크니컬 아티스트(TA)라고 하는데, 개발자와 디자이너 사이에 소통하며 기술 개발을 겸한 PM과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게 일을 하며 이전부터 경험이 있던 모션 캡쳐 분야에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글로벌 시장의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유독 당시 한국 시장만은 모션 캡쳐가 일종의 렌탈 비즈니스 형태로 이어지며 노후한 장비로 서비스되고 있었거든요.”

이엠피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아이돌 그룹 ‘에스파’ ‘블랙핑크’ 등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3D 캐릭터를 선보이며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미지=이엠피)
이엠피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아이돌 그룹 ‘에스파’ ‘블랙핑크’ 등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3D 캐릭터를 선보이며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미지=이엠피)

네오위즈게임즈 시니어 엔지니어를 거쳐, 엔씨소프트 테크니컬 아티스를 거치며 전문적인 경험을 쌓은 김 대표의 창업 아이디어는 의외로 단순했다. 바로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다.

당시 노후한 장비를 가지고 외주 서비스와 같이 진행되던 모션 캡쳐 데이터를 콘텐츠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후처리에만 팀 전체가 한달을 매달려야 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시간을 단축하는 기술들이 많이 등장한 상황에서 이를 도입해 변화를 주면 될 일이었다.

“당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첫째가 규모가 큰 시장에서 선구자가 이미 있어 수요와 공급의 산업 구조가 형성된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 상황에서 저희는 뾰족하게 엣지(차별성)를 가지고 진입을 하자는 전략이었죠. 바로 기존 경쟁자들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빠른 속도로 추진하자는 거였어요. 저희가 엣지를 만든 것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모션 캡쳐에 데이터 서비스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이었어요.”

김 대표에 따르면 기존 모션 캡쳐 업계는 데이터를 촬영하고 원본의 좌표를 전달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상황이었다. 앞서 후작업에 한 달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엠피는 캐릭터의 움직임을 매칭한 데이터까지 서비스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해 시간을 단축시키고 콘텐츠 사업자들이나 게임 개발자들이 바로 자사의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창업 당시 좋은 장비 확보와 매출 기반 운영 방식을 기본으로 삼았다.

“초기 비용은 제가 그간 모은 것으로 시작했어요. 그걸로 창업 초반에는 저렴한 수준의 모션 캡쳐 시스템을 구축했고, 창업 1년이 지난 무렵에 기술보증기금 대출 등을 통해 지금 인프라의 초기 시스템을 구축했죠. 지금은 좋게 말해 저희를 벤치마킹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의 출발 자체가 기술 컨설팅이 상당 부분 포함된 데이터 서비스였고, 그에 대한 기술 역량과 조직이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은 가지고 가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이엠피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기존 모션 캡쳐 시스템을 활용해 본 나쁜 경험 사례들 때문에 이엠피 역시 기술력을 증명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적잖은 비용을 투입해 구축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건이 한달에 한 건 남짓이었다. 하지만 이엠피는 안주하지 않았다. 단기간에 급성장하며 놀라운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었던 이엠피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시장에 존재하는 불신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었다.  

“당시에는 모션 캡쳐 업체에 의뢰하는 것보다 사람이 하는 게 더 낫고, 의뢰하지 않고 처음부터 내부에서 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실제로 일정 부분 그게 맞기도 한 상황이었고요. 또 해외에 좋은 기술이 많이 나온 것은 알겠는데, 그걸 한국의 신생 회사가 할 수 있을 리 없다는 인식도 컸어요. 그래서 초반에 기술력을 갖춘 다음에는 초기비용을 굉장히 낮춰 시장에 진입하고 마케팅으로 기술적 특장점을 알리는 방식을 썼죠. 물론 지금 가격은 당시에 비해 10배 정도 올라갔죠(웃음). 당시 가격을 낮게 설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기 시스템 개발 등을 내부에서 진행해 비용을 많이 낮췄기 때문이었어요.”

수차례 사업 실패한 부친 영향으로 ‘절대 사업하지 않겠다’ 결심했지만…

게임 개발 분야의 테크니컬 아티스이자 모션 캡쳐 전문가로서 김 대표가 게임 업계에서 가지는 영향력은 적지 않았다. 더구나 마지막 직장인 엔씨소프트는 업계 1위로 손꼽히는 좋은 직장이었다. 물론 현재 이엠피는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가고 있지만, 초기에는 그런 직장을 버리고 창업을 하는 것은 고생을 자청하는 길로 비춰지기도 했다. 앞으로도 보장된 커리어를 버리고 창업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의외의 개인사를 털어 놓기도 했다.

“아버지께서 사업을 많이 벌리셨는데, 죄다 망하셨어요. 대략 16번 정도 되는 듯한데, 그래서 저는 창업 전까지 ‘내 인생에 창업은 없다’를 모토로 삼았죠.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가장 큰 자산은 ‘창업하면 망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거라 생각할 정도였어요(웃음).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반대로 저는 어떻게 하면 사업에 실패하는지를 굉장히 많이 보게 된 거더라고요. 그런 요인들을 고려하면 실수하지 않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고, 실제로도 그랬죠.”

지난 얘기를 들어보니 그는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며 일하는 성향’의 소유자였다. 그럼에도 그는 ‘중간 정도 했던 사람’으로 자신을 설명하며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배워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털어 놓는다. (사진=테크42)

한편으로 그가 그려간 커리어의 궤적을 보면 창업은 필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3D 애니메이터로서 처음 업계에 발을 들인 김 대표는 몇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도 실무자에서 3년만에 관리자로 커리어를 높여 나갔다. 지난 얘기를 들어보니 그는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며 일하는 성향’의 소유자였다. 애니메이터로서 드물게 테크니컬 분야로 전환을 한 것도 그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그러한 노력이 네오위즈게임즈와 엔시소프트에서 빛을 발한 셈이다. 결국 그가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당시 혹독하기로 정평이 났던 게임 업계에서 견뎌가며 실무에서부터 차근차근 커리어를 다져온 덕분이리라. 그럼에도 그는 ‘중간 정도 했던 사람’으로 자신을 설명하며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배워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털어 놓는다.

“창업 이후 외부 미팅이나 기술 영업, 네트워킹에 신경을 쓰니 저도 요즘 모르는 게 많아져 (직원들에게)많이 물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통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지 않죠.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부터 게임도 물론이지만 콘텐츠를 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책을 비롯해 음악, 뮤직비디오, 영화, 애니메이션 등 모든 유형의 콘텐츠를 접하는 것을 좋아했죠. 지금 보면 그 경험이 가장 큰 재산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덕분에 상상력에 대한 경계를 넓힐 수 있었던 셈이죠. 경험의 유무는 업무와 관련된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이를테면 어떤 캐릭터와 관련해 논의할 때 ‘이 캐릭터는 스타크래프트의 메딕과 비슷해’라고 할 때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특정 장비와 색을 떠올리지만 모르는 사람에게는 구구절절 설명을 해야 되는 어려움이 있죠. 단순한 예시를 들었지만, 콘텐츠 제작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많다는 것은 장점이 됐던 거 같아요.”

기술로 승부한 지난 시간들, 이제는 글로벌이다

이엠피는 창업 당시부터 3세대 광학식 모션캡쳐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2021년 4세대 광학식 모션캡쳐 시스템 구축, 지난해 리얼타임 모션캡쳐 시스템 특허 등록 등 장비와 기술력을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인 광학식 모션캡쳐 시스템을 이용한 데이터 서비스는 현재 리얼타임 모션캡쳐 기술을 적용해 실제 촬영 중인 대상과 함께 캐릭터가 화면상에 함께 카메라 각도와 움직임에 최적화된 상태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수준까지 구현했다. 김 대표는 “과거의 모션 캡쳐 방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과거에 모션 캡라고 하면 뭔가 뼈다귀 형태의 좌표가 나오고 그걸 애니메이터가 후처리해서 콘텐츠로 만드는 과정을 거쳤는데, 지금은 화면 자체를 바로 쓸 수 있게 된 거죠. 이것이 저희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경쟁력이예요. 이 상태로 그대로 콘텐츠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한편으로 영화에서는 촬영한 장면이 어떻게 화면으로 구현되는지를 현에서 바로 모니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어요. 그전에는 녹색 크로마키 배경에서 작업을 하고 CG팀이 포스트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결과물을 확인 할 수 있던 기존의 방식을 리얼타임 모션캡쳐 기술을 통해 촬영 현장에서 부터 감독, 배우, 스텝 모두가 모니터링을 하면서 촬영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추가로 저희는 CG안에서 카메라의 데이터 값도 저장이 되도록 하고 있어요. 초기에 이런 서비스의 변별력을 가장 잘 높일 수 있는 동작으로 댄스를 잡았고, 이후에는 계속 기술을 고도화해 촬영 대상을 2명에서 3명, 다시 4명 현재는 최대 12명까지 동시 촬영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죠.”

이어 김 대표는 이러한 모션 캡쳐 나아가 리얼타임 모션 캡쳐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동기화’라고 강조했다.

“리얼 타임 콘텐츠는 좌표 숫자가 있으면 시각화할 수 있다는 말인데, 중요한 것은 언리얼 엔진을 통해 동기화하는 것이예요. 예를 들어 엔터테인먼트에서 음악이 나오고 1초 있다가 캐릭터가 춤을 추면 실패라는 얘기죠. 저희는 사람이 움직이는 속도와 거의 동일하게 연동이 되도록 동기화를 하고 있어요. 이 부분은 엔터테인먼트에도 쓰이고 디지털 트윈 분야에도 쓰이죠. 그렇게 해서 만들어 진 것이 지난해 TV조선에서 진행한 아바드림 프로젝트에요. 듀스 출신의 고 김성재 씨가 동생인 김성준 씨와 함께 춤을 추는 무대를 만든 거죠. 나아가 저희는 이 기술을 우주항공 분야에 적용해 발사체 분리는 물론 위성이 궤도에 안착하는 과정을 위성의 좌표 정보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각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이엠피가 자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의 오리지널 캐릭터 ‘응냥이’를 통해서도 선보이고 있다. 구독자 20만을 넘어선 응냥이 채널 역시 리얼타임 모션 캡쳐 기술을 통해 데이터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예를 들어 응냥이 영상 하나 제작에 과거에는 카메라, 랜더링 등 각 분야에 많은 실무자들이 붙어야 겨우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을 이제는 한 명이 하루 하나씩 제작해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기술이 현재도 지속적으로 고도화 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최근 “유명인이 직접 화보 촬영을 하는 건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일까?

“이미지 제너레이터의 발전 때문이죠. 저희도 최근 한 인물을 두고 이미지 제너레이터 R&D를 했는데, 앞으로 그려질 세상이 짐직되더군요. 처음에는 기술적인 목표를 가지고 특정 인물을 AI로 생성해 구현해 보자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특정 의상을 그 인물의 얼굴에 매칭해 만들어 보자였어요. 이 기술을 통해 아티스트가 직접 화보를 촬영하지 않아도 인물을 AI로 생성해 다양한 의상을 입힐 수 있다는 거죠. 연구 단계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모델의 데이터만 있으면 얼마든지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의상을 바꿔 입힐 수 있게 될 거예요. 기술이 너무 빨리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니 한 2년 정도만 지나면 영상 콘텐츠에서도 이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모두 AI가 대체하는 시대가 올 거예요.”

이엠피가 이제까지 구축한 레퍼런스들. 이엠피는 내년을 목표로 댄스 교육 플랫폼 L2D(Learning to Dance)를 개발 중에 있다. (영상=이엠피)

이 대표는 10년 후 쯤에는 단순 타이핑으로 ‘아바타의 제이크 설리가 활을 쏘는 모션을 만들어 줘’라고 하면 바로 영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엠피는 그런 시대를 대비해 현재를 준비하는 중이다.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게 될 거라고 보지만, 3D 데이터의 경우 데이터량이 너무 적습니다. 이미지와 텍스트는 넘치지만 3D 데이터는 아직 구할 곳이 없죠. 이미 모션 딥러닝을 할 때 저희 데이터를 구매하는 케이스도 생기고 있어요. 현재 저희가 보유한 3D 모션 데이터는 17만개입니다. 자체적인 생산 인프라도 많고 양질의 데이터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 외에도 이엠피는 내년을 목표로 댄스 교육 플랫폼 L2D(Learning to Dance)를 개발 중에 있다. 춤을 배우기 위해 필요한 최적화된 기능을 갖춘 댄스 교육 플랫폼으로 아이돌 멤버 별 동작 확인, 줌 기능, 속도 조절, 미러모드, 구간 반복, 역재생 등 다른 플랫폼에서 불가능한 기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인터뷰 말미, 김 대표는 “IP 플랫폼과 같은 B2C 비즈니스는 기술 시장에 비해 상위 시장이라는 점에서 결국 가야 할 방향”이라며 이엠피의 미래를 언급했다.

“앞으로도 L2D외에 다양한 프로덕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물론 저희가 확보하고 있는 기술적인 경쟁력은 계속 가지고 가며 무뎌지지 않게 갈고 닦아야 하는 부분이죠. 저희의 목표는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의 경량화입니다. 이제 기차가 제 궤도에 올라 출발하는 시점이라 할 수 있어요. 모션 캡쳐, 3D 스캔 등의 제작 프로세스를 경량화 한 솔루션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들, 모든 콘텐츠 제작사에게 기존 방식이 아니어도 고품질의 콘텐츠를 저렴하고 빠르고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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